미국 한 달 여행 -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3000마일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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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달 여행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3000마일

위대한 자연의 비경을 즐기는 자유여행 길라잡이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어릴 적부터 나는 지도를 무척 좋아했다. 특히 세계지도를 보고 그 나라의 수도를 맞추며 놀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동방의 한국은 어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작아보였고, 중국이나 미국은 정말로 광활해보였다. 이 작은 땅에서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고 아둥바둥 사는데 그곳은 어떨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리고 미국 도심도 멋지지만 그 외곽으로 뻗은 하이웨이들... 잘못 들어섰다는 비명횡사하기 딱 좋겠다는 상상도 하게 되고,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과 초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에 대한 막막함도 느껴졌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내가 책이나 영화를 보고 깨달은 상상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사실은 난 미국 땅을 밟아본 기억도 없다. (아니다. 하와이는 가봤으니... 반은 가본 셈이려나..ㅎㅎ)

저자의 사진과 글들을 보고 있으니 무척이나 꼼꼼하신 분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군데 군데 들어있는 사진 속 저자는 모두 환하게 웃고 계셨다. 도전과 의지...그리고 여행을 즐기는 마음 등 모든 것이 느껴졌다. 까탈스럽지 않고, 어디서나 툭 툭 일어서서 털고 나갈 수 있는 여행자의 모습이랄까...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왠지 그럴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미국을 여행하고 난 후 내친 김에 자신의 또 다른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 시베리아 횡단 열차 타기를 실행했다. 이 책 뒤에 부록처럼 붙어있는 시베리아 여행기는 출발 과정에서부터 꽤 구체적이다. 초록 네이버창에 무엇을 쳤는지 부터 말이다. 아...미국 여행기도 마찬가지이다. 왠지 이 책과 함께라면 출발이 무척 쉬울것같다. 이미 해 본 저자의 경험이 있으니 그것을 믿고 따라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든든한 선배님을 모신 기분이랄까...

미국에 대해서는 와..하면서 감탄하면서 읽었고, 시베리아 여행기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 아쉬운 마음이란 여행기가 아니라 내가 그 기회를 얻었음에도 시도하지 않았던 데 있다. 오래전에 러시아에 갈 일이 있었고, 열차를 타고 여행갈 여행 메이트가 있었음에도 난 시베리아라는 혹독한 추위와 열차에서의 시간을 왠지 견딜 수 없을 것같아서 포기했다. 러시아에서 만났던 교회 언니..ㅎㅎ 그렇다. 언니만 혼자서 시베리아 열차를 탔다. 후에 여행담을 들었는데 너무 부러운 기분이 들었다. 언니는 러시아에서 일년을 거의 여행만 다녔다. 지인을 통해 듣기로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행 관련일을 한다고 들었다.

여행의 기대와 아쉬움 모두 버리고, 앞으로 다가올 여정에 관심을 기울이자. 언젠가 회가 있을 것이다. 느닷없이 말이다. 그 느닷없음이 다가왔을때 재빨리 내 마음이 예스를 외치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 여행기가 좋은 시작점을 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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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시골 의사 책세상 세계문학 6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종대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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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시골 의사

프란츠 카프카 지음 | 박종대 옮김 | 책세상

가을이 더 깊어지기 전에 다시 읽은 변신은 또 한번의 상념을 나에게 안겨주었다. 내겐 카프카는 그런 존재이다. 항상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깨우쳐주는 존재... 사는 일은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을 계속 내게 상기시키는 듯하다.

오년전 오랫동안 키우던 고양이를 떠나보냈다. 아니, 정확히는 떠나보낸 건지, 그냥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고양이는 친정에서 지내고 있었고, 결혼을 해서 독립한 나는 두번째 아이 출산을 막 마친 후여서 말이다.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본 그때가 언제였을까.... 고양이 이름은 띵동... 나는 산후조리원에 나와서 친정집에 잠시 갔었다. 안방을 열자마자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는 바로 띵동이 몸에서 나는 역한 냄새였다. 한없이 기침을 하고 야옹 소리를 내면서 침을 흘렸다. 사람이 근처에 오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했다. 엄마는 한달 전부터 띵동이 기운이 없다고 했다. 나는 울면서 왜 병원에 안 데려갔냐고 애꿋은 엄마에게 따졌다. 엄마 말씀은 병원에 가도 차도가 없다고.. 이것저것 검사부터 해야할텐데 상태를 보아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말이다. 아.... 그때 내 머리 속에 든 생각은 한 단어였다.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 안락사... 그런데 과연 그 안락사는 안락한 것일까? 안락사라는 명분 하에 인간의 개인적인 짐만 더는...그런 것 아닐까... 우선 고통받는 반려동물을 보기 싫어서가 아닌가? 냄새나는 환경, 그 죽음의 냄새 역시 한 몫하고 말이다.

왜 난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한 몸에서 왜 아팠던 고양이가 생각난 것일까? 한동안 식구들의 이쁨을 듬뿍 받았지만 어느샌가 털 날리는 거추장스런 존재로 탈바꿈했던.... 모든 인간의 말년도 동일한가?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그들을 먹여살리지만 병들고 늙으면 갈 곳이 어디에도 없는... 식구들은 그가 준 혜택 대신 지금의 처지를 원망하면서 어서 요양병원 혹은 요양원으로 가기를 원하는 늙고도 병든 몸의 신세...

병들고 아픈 몸, 자신의 똥과 오줌 마저 스스로 처리할 수 없는 몸... 잠자 씨 가족은 그레고르를 벌레로 여겼다. 그렇다. 벌레 취급 받는 몸뚱이들... 어느 곳에나 볼 수 있다. 그들 역시 한때는 싱싱한 육체를 자랑하고 근육질 몸매를 뽐냈지만 자연의 이치와 우연과 운명의 순간을 견딜 인간은 없다. 시간의 흐름은 필연적이다. 언제든 인간은 냄새나는 몸을 갖게 될 것이며 행여나 더욱 더 운이 안 좋다면 자신의 배설물을 스스로 뒤집어 쓸지도 모를 일이다.

느닷없이 스스로가 벌레로 변할 수 있다는 공포를 가지고 사는 것이 인간인가? 왜 인간은 고통을, 나약함을 견디지 못하는가? 지금 한창 기후위기로 인한 집회가 여기저기에서 열리고 있다. 그들이 내건 슬로건 중 이런 것이 있었다. '그래, 너도 멸종할 수 있어. ' 우리는 모두 사실 그런 존재 아닌가? 언제든 벌레가 될 수 있는 존재... 절멸의 가능성이 있는 존재... 아...... . 그러면서도 영원을 꿈꾸는 인간들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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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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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허먼 멜빌 | 레이먼드 비숍 그림 | 이종인 옮김

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배를 움직이는 것은 선장일까? 1등 항해사일까? 아니면 다수의 선원들일까? 거대한 배, 즉 이 한배에 탄 사람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거침없이 맡겨야할때는 그 리더를 보고 결정해야하지 않을까... 리더가 잘못되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결국 모두 죽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도 없다. 바로 스스로가 죽어버리면 그만이다.

최근 러시아에서 예비군 동원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 상황이다. 리더의 결정에 따라 모두 죽고 사는 것이 결정되는 때... 돈 있는 자들은 아마 벌써 다른 루트를 마련해서 그 나라를 떠났을 터이다. 아무런 목적없는 서로가 같은 말을 하는 동포를 스스로의 손으로 죽이고 죽는 고리를 무슨 명분으로 한단 말인가? 하지만 독재자는 그 길을 간다. 흡사 하나의 러시아를 향한 광기어린 집착이 엿보인다. 모든 국민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스스로의 집착을 실현시키려고한다. 왜 그에게서 자꾸 에이헤브가 보일까? 거대한 러시아라는 피쿼드호가 이제 바다로 나가고 이제 그 희생양은 그 배에 탄 사람들 모두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도자의 잘못된 언어선택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솔직히 정확한 뉴스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이미 정권에 대한 신뢰도의 하락은 무심함으로 연결되어 정치권 뉴스는 스킵하는 신공이 발휘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귀를 닫고 눈을 막아도 들리고 보이는 게 있으니, 이게 참 문제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 사고들... 휴...하고 한숨만 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도 내 의지가 아니지만 이 배에 승선한 선원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탄 순간 내릴 수는 없다. 그저 무사히 이 항해가 끝날 때까지 숨죽이고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아직 일년도 안 지난 상황이 답답할 뿐이지만 말이다.

예전에는 이 소설을 읽을 때 거대한 모비 딕이라는 향유고래와 싸우는 인간의 의지, 사투 같은 것이 느껴졌다면...아니, 그것을 느끼기를 모두가 강요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인간의 어리석음만 느껴졌다. 흡사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와 같은 느낌이랄까... 전에 읽었던 느낌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 [모비 딕]은 이제 내게 새로운 견해를 주는 새로운 책인 것이다.

책에 나오는 이슈마엘은 철저히 관찰자의 시점으로 모든 것을 보고 있다. 그리고 지독할 정도로 많은 고래에 대한 정보들이 책 속에 녹아있다. 고래학에서부터 고래 해체, 고래의 종류와 포경선에 대해서, 고래를 잡는 작살, 그리고 고래잡이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들까지 말이다. 거대한 고래에 대한 백과사전과도 같은 책이었다. 허민 멜빌의 책이 그의 생전에 빛을 보지 못하고 사후에 빛을 본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일이다. 고래에 대한, 책 [모비 딕]에 대한 그의 끈질한 여정이 그의 사후가 아니라 생전에 인정을 받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 인간의 삶이란 참 무상한 것이다.

목표만을 보고 앞으로 나가는 인간의 삶은 얼마나 무섭고 의미가 없는가? 그리고 그 결과가 그 자신의 불행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지도자가 됐을때 그를 어쩔 수 없이 따랐던 많은 힘없는 사람들까지 그 불행의 구덩이로 몰아넣는 다는 점이 두려운 사실이다. 에이헤브에서 성경 속 인물 아합왕이 연상된다는 사실... 결국 그를 따랐던 모든 이들이 이슈메일을 제외하곤 모두 죽었다는 사실....

자연과 인간은 결코 극복되고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다. 포용하고 인정해야하는 대상이다. 사실 인간이 인간을 정복한다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인간이 자연을 정복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비 한번 퍼붓거나 혹은 비를 안내리게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삶은 금방 무너지니 말이다. 자연의 손 끝 하나에 그 자연의 선두에 선 인간은 힘없는 존재인 것이다.

그저 이름 석자로 불리는 존재에 지나지 않을 사람들이다. 그 이름이 석판에 남아 빌런같은 존재로 향할 자...아니면 그 빌런을 증거할 관찰하는 자... 그 둘 중 하나이리라. 당신을 이슈마엘로 불러드릴까요? 이제 당신의 역사를 증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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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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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토리가 무엇인 줄 아는가... 솔직히 나는 이해가 안가지만 가족의 비밀에 엃힌 이야기라고 한다. 일명 미니 시리즈의 단골소재, 흥행의 요소... 과연 왜 가족에 그렇게 비밀이 많을 일인지 정말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그런 류의 소설과 드라마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은 다는 것... 그것 참, 신비로운 무엇? 아닐까... 과연 흥행의 비결은 무엇일까? 순간 사람들이 혹하는 이야기를 한번 공부해보고 싶어지기까지 하다.

여기 한 아버지가 딸을 버린 이야기가 있다. 정말 무식하게 말이다. 한 순간의 자비도 없이 그냥 찾아와서 하룻밤 자게 해달라고 부탁한 남자에게 딸을 그냥 줘버리다니...그러면서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한다. 절대 돌아오지 말라고 말이다. 그녀가 바로 아들린이다. 그리고 그녀를 엉겹결에 맡은 이는 바로 귀족의 신세에서 방탕한 생활로 타락하여 결국 도망자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 라 모트일가... 결국 아들린은 라 모트 일가를 따라서 그곳을 나오게 되고 험난한 여정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다. 그녀를 버린 아버지라는 사람도 그러했고, 별 이유없이 고통받는 아들린을 대하는 것도 사실 무척 힘들었다. 왜 있잖은가? 아무런 이유없이 핍박받고, 미움받는 자...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돌 맞을 일을 한 일이 없음에도 말이다. 과연 이 소설의 결말은 어찌 되는 것일까? 아들린의 해피엔딩일까...아니면 라 모트의 배신으로 인한 그녀의 영겁의 고통일까....

그들 일가는 어느 외딴 수도원을 찾는다. 그곳에서 그들은 몽탈 후작과 테오도르를 만나게 된다. 아...얼마나 아들린에게는 다행인지 말이다. 그녀에게 테오도르가 있어서 말이다. 그리고 이 곳에서 그녀를 둘러싼 비밀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비밀이 있었던 것일까...그리고 등장하는 라 뤼크... 이곳에 온 것은 아들린의 운명이었다. 그녀의 경로를 단박에 틀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이 원상복귀 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운명의 기회... 그렇다면 이곳에 오게 한 라 모트 일행에게 감사해야하나... 아니면 그가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은 것에 고마워해야하나...


책을 읽고 왜 제목이 숲속의 로맨스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솔직히 표지의 삽화와 로맨스라는 단어는 전혀 매치가 안됐으니 말이다. 어두운 첨탑의 건물을 배경으로 한 여성이 외로이 창밖에 서 있고, 그때 작정이라도 한 듯이 번개가 내려치는... 그런데 제목은 로맨스라니...ㅎㅎ 하지만 누구나 책을 읽고 나서는 왜 로맨스인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주인공은 바로 아들린... 온갖 고통과 수모를 겪지만 그녀의 매력은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남자들이 그녀를 차지하려고 애썼을 뿐이다. 결과는 두둥... 역시 그녀에게는 바로 그 밖에 없었다. 어려운 시절 그녀를 믿어주고, 힘이 되준 한 남자... 두근 두근 로맨스의 시작이다. 무척이나 그녀에게 다행스럽게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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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책세상 세계문학 4
쥘 베른 지음, 이세진 옮김 / 책세상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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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쥘베른 지음 | 이세진옮김 | 책세상

어린시절 세계여행은 그야말로 가슴을 뛰게하는 단어였다. 그리고 그때 최고의 여행은 집 앞마당에서부터 시작해서 외갓댁에 가는 것, 그리고 낯선 책에서 신비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것까지 갖가지 여러방식으로 흥미를 자극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은 빠른 비행기와 쾌속열차가 있지만 왜 그때만큼의 두근거림과 기대는 없는 걸일까.... 수많은 인생샷이라고 불리는 여행 사진과 영상들이 인터넷을 떠돌지만 실상 그것들을 보고 가슴이 뛰지는 않으니 말이다. 사진을 위한 사진, 영상을 위한 영상은 그다지 자극적이지도 않고, 현실감각도 느껴지지 않으니 말이다.

우리는 모두 안다. 진정한 모험은 바로 여정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모험 영화를 보고 가슴이 뛰는 이유... 그저 세계지도를 펼쳤을 뿐인데 가보지 못한 나라, 혹은 가볼 나라에 잔뜩 스티커를 붙이면서 두근거리는 아이의 마음처럼... 모든 것은 결과가 아닌 여정에 있다.

간혹 이런 생각을 한다. 배를 타고 하는 여행만 존재했던 시대의 낭만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말이다. 그 당시에는 괴롭겠지만 ㅎㅎ 그때에만 존재하는 낭만이 있을텐데 말이다. 지금은 일본의 우동이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갔다 올수 있으니... 우리는 빠름을 얻은 대신 낭만을 잃은 느낌이 든다.

쥘베른은 평소에도 여행을 즐겼지만 그가 진정 잘했던 여행은 도서관에서 책 속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여행이었으리라... 그는 유독 꼼꼼한 성격으로 책을 한번 쓰면 초고만해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했고, 더구나 그의 성격은 모든 것을 고증에 고증을 거쳐야 직성이 풀리는 것으로 유명했으니 말이다.

어느 소년 쥘베른의 어린 시절 여행 이야기는 왜 이런 이야기가 그의 손에서 탄생되어야했는지 알려주는 지표이다. 열한살의 아이였던 그가 사촌 카롤린에게 산호 목걸이를 사주기 위해 원양어선을 타고자 결심한 부분은 무모함을 앞서는 애틋함이 느껴진다.

쥘베른의 아버지는 걸음 수를 세고, 모든 것을 루틴에 맞춰 살만큼 엄격했던 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삼아 소설 주인공인 필리어스 포크를 탄생시킨 듯 보인다. 물 온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하인을 해고할만큼의 엄격성을 보인 그가 사실 여행이 막히면 남도 생각하지못할 기발한 방법으로 루트를 틀어버리니...혹시 그는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니 말이다. 왜 난 그에게서 셜록의 기운이 느껴지는가...ㅎㅎ 그리고 돈키호테의 냄새도 나고 말이다. 그가 마지막에 고용한 하인인 장 파스파르투에게서는 왓슨 혹은 산초의 느낌이 든다.

아...다시 여행...다시 세계일주... 이 말에 정말로 가슴이 뛰는 순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여행은 여정에 있고, 사람이 있다는데... 조만간 언제 좋은 사람들과 같이 떠나는 길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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