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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서 왕으로 - 국가, 그리고 야만의 탄생 - 카이에 소바주 2
나카자와 신이치 지음, 김옥희 옮김 / 동아시아 / 2003년 11월
평점 :
함석헌 선생님은 들사람얼이라는 글에서 문화인과 야인(들사람)을 구분한 바 있다.
들사람은 문화인을 하찮게 여기지만, 문화인들은 감히 그들을 어찌하지 못한다.
초기 왕국이 형성되던 시대, 왕이 중앙집권적인 힘을 완벽하게 가지지 못했던 시대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들었다.
성경을 봐도 사무엘 같은 야인이 사울과 같은 왕을 견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 속에서 살지만, 문화를 넘어서는 야인과 함께 사는 삶.
문화와 자연의 대칭성, 신이치의 주장이 이해가 된다.
오늘날 문명은 야만을 거부한다.
푸코가 광기의 역사에서 말했듯이, 국가는 더이상 들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야만이라는 이름으로 문명은 자연을 지워버린다.
대칭성의 파괴가 이미 일어났고, 지금은 그 극단에 있다.
지금 숨쉬기 힘든 사회, 여백이 없는 사회를 우리가 살지 않는가?
신이치의 글은 재미있다.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