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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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언제쯤 볼까 고민하던 중,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단숨에 다 읽었다.

읽고 후회했다.

왜 이 책을 구입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렸을까...

이 책에 스며든 내 감동을 도서관에 반납하기 싫다.

분실신고 하고, 이 책 내가 가지고, 새 책으로 도서관에 반납할까...

 

육체에 스며드는 시간의 무게가 아무리 가중되더라도

죽을 때까지 욕망은 시간의 무게를 이기고 솟아 오른다.

'이적요'라는 시인에게도

전혀 예상치 않은 계기로 욕망이 솟았다.

욕망의 통제는 불가능하다.

최대한 감추고자 노력할 뿐.

 

앙드레 지드의 소설, '전원교향곡'에서도

이적요의 이런 욕망이 있었다.

어떤 소녀를 돌봐준 목사님 안에서

그 소녀에 대한 욕망이 눈을 떠 버렸다.

 

이적요에게도, 그 목사님에게도

욕망의 각성은 너무 당혹스러운, 통제불가능한,

주변 사람들을 파멸시키고, 자신 또한 파멸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제어가 안 되는 것이 욕망이고,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죽을 때까지 내게 이런 욕망이 각성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불가능하기에, 이런 자기 파멸적 욕망이 내 안에서 죽기를 바란다.

사도 바울의 고백이 내 안에 실현되기를.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혔습니다.

이제 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살고 있는 삶은,

나를 사랑하셔서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게 하지 않습니다."

(갈라디아서 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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