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에 미친 바보』를 읽고

내 자신 책을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역시 사연이 있는 것 같다. 중학교 입학 무렵부터 아버님의 사업 실패로 인하여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사립중학교였기 때문에 공납금을 한 번도 제 때에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집에 돌려보내기도 여러 차례였다. 친구들은 공부를 하는데 공부도 못하고 집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눈물을 흘려야 할 상황이 많았던 것이다. 그 이후 일반계 고등학교로는 도저히 진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천운으로 돈이 들지 않은 국비 학교인 서울의 철도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력은 조금 부족하였지만 담임선생님께 매달려서 원서를 썼는데 운이 좋게도 합격을 하였다. 고등학교를 다니고서 바로 사회생활에 임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대하기보다는 일을 하다 보니 책을 조금 멀리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월급을 받게 되면 새 책방 보다는 주로 헌책방을 찾아다니면서 책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항상 책을 휴대하게 되었고, 책을 무진장 좋아하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아내와의 갈등 등 여러 문제도 있었지만 그 좋은 습관은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책에 미친 바보’라는 표현을 내 자신도 갖고 싶었다. 물론 조선 최고의 지성인으로 추앙받는 저자에게는 먼발치이기는 하겠지만 지금도 책 한 권만 옆에 있으면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이기 때문에 내 자신은 행복한 사람인 것이다. 

이덕무를 일컬어 우리는 ‘간서치’, 즉 ‘책에 미친 바보’라 한다. 그 만큼 책을 통해서 향기로운 인생을 즐길 줄 알았다는 것이니까 역시 대단한 선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신분적 제한 때문에 일찌감치 출세에 대한 미련을 접고 책 읽기에 몰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너무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책을 사볼 수 없는 것 대신에 책을 빌려 읽는 것이 일상이 었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 ‘배움만큼 당연한 것은 없다.’며 평생을 책 읽는 선비로 살았던, 청렴하고 도덕적인 선비의 표상으로 여겼다. 그는 오직 책 읽는 것만이 즐거움이라고 할 정도로 책에 빠져 살았기 때문에 ‘책에 미친 바보’라고 불리운 것이다. 바로 이 책은 저자의 책에 관해서 미친 일상들의 기록들을 모은 책이다. 책 한 권에 행복했고, 글짓기 즐거웠고, 친구들과 나누는 편지쓰기에 여념이 없었던 저자의 소박한 일상들을 들여볼 수 있어 매우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책과 함께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는 저자의 글들을 통해서 오늘 날의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잠시나마 평온한 휴식은 맛보는 그런 알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정신력 향상과 식견을 넓히는 좋은 길은 역시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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