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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 최영미 산문집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우연히 내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를 읽고
우리는 살아가면서 각 자 나름대로의 인생을 만들어 가게 된다. 각 자의 인생 주인공은 바로 각 자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생의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내 자신이 판단하기에 일기를 쓰는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바로 그 일기를 쓰는 그 순간 자신에 대한 반성과 함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그 당시를 기억해보면서 추억과 함께 상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과연 자발적으로 자신의 기록인 바로 이 일기 쓰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말하면 아주 극소수이리라 생각을 해본다. 그 만큼 많은 인내와 함께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도 그 동안 부분적으로 일기 쓰기에 도전해보기도 했지만 일 년 동안 끝까지 써낸 적은 없었다. 그런데 꼭 한 번 하루도 빠짐이 없이 매일매일 A4 한 장의 분량을 써서 일 년간 묶어놓은 일기를 보면 가슴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작은 것이지만 뭔가 시작하여서 이렇게 끝은 맺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내 자신 크나큰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 이후로는 항상 수첩을 휴대하면서 일어난 일들을 메모로 대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메모를 바탕으로 하여서 언제든지 일기장을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약간 불편함도 사실이지만 역시 습관이란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록의 중요성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산문집을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도 바로 그거였다. 자신만이 갖는 생각이고, 자신만의 생활상의 이야기인 일기가 이제 책으로 엮어져 나와서 만인에 공개되는 데 대하여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데에 대하여 저자의 자긍심이 보임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이러한 생활상의 자신감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자기에게 주어진 책무들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당당하게 해 나가는 그 삶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자기 생각과 동시에 써 나가는 생활의 단편인 일기의 모습이야말로 멋진 삶속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록에서 느껴지는 여러 반성과 함께 서운했던 점은 얼마든지 다음을 위한 더 나은 방향 감각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성하는 차원에서도 자신에 대한 글쓰기의 효과는 엄청난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글쓰기는 각 자 자신의 발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 사회의 공동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이 되기에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도 같이 노력해 가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쓰기에도 많이 시간을 투자하는 교육프로그램의 확충과 함께 지도의 내실화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