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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시절 -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에서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4년 7월
평점 :
임후남 저의 『책방 시절』 을 읽고
“어쩌다 서울에 나가면 오래 알던 동네도 낯설기만 합니다.
때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점점 뒷걸음질치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따라갈 수 없는 것들. 나만의 호흡을 갖고 살아야지요.
이곳 책방에서 가끔 읽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들과 책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와 음악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음악을 듣습니다.
시골이어서, 책방이어서 누릴 수 있는 호사지요.
이곳은 가장 안전한, 나만의 방이니까요.
오늘도 이곳에는 밝은 햇살이,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이 햇살을, 이 바람을 당신께 보냅니다.”(서문 중에서 5p)
저자의 서문의 이 글 속에 저자의 모습이 그대로 그려진다.
우선 작가 시인의 지나온 계절의 사연들이 쉽지 않은 데에도 불구하고 이를 잘 극복해낸 인내와 의지력의 결실의 모습 말이다.
말이 그렇지 대도시를 떠나 시골에 내려가 그것도 결코 쉽지 않은 ‘시골 책방’을 운영하면서 아름다운 책방 시절을 보내고 있는 임후남 시인의 다정한 편지들 내용들이다.
그동안 『시골 책방입니다』, 『나는 이제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등 책방에서의 생활을 꾸준히 책으로 펴내고 있는 그는 이번 책에서 더욱 정제되고 소박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말을 건다.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는 일상의 소소한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가 시골에서 작은 책방 문을 열고 보내는 하루가 그대로 보인다.
하루와 또 하루, 또 하루를 살아내는 그의 일상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풍요롭다.
고독하지만 평화롭다.
작가가 어쩌다 서울 나들이를 하러 나간 날엔 벌써 이곳 용인 시골 책방이 이 그립다고 말할 정도로 이제는 정이 완전 들어 버린 시인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나무가, 물소리가, 흙냄새가 무척 그리워서...
밤늦게라도 집에 돌아오면 비로소 안심이 된다고 말하는 시인은 용인 시골 책방에서 터를 잡고서 여유와 풀요와 평화롭게 생활하고 있다.
도시와는 완전 다르지만 심심하게 종일 혼자 있는 날도 있고, 그러다 사람들이 와서 함께 노는 때도 있고. 그러다 이렇게 가끔 편지를 쓰면서 생활하지만 무진장 행복하다는 저자 시인의 모습이 마치 어린이 마냥 행복에 겨워하는 것 같아 책을 읽는 내내 함께 어우러지게 되어진다.
한적한 시골 책방에서 저자가 만나는 자연과 책과 작가와 만남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생활이 활력 넘치는 모습이 되는 것 같아 참으로 좋다.
자연스럽게 나 자신도 바로 그 시골 책방으로 달려가고 싶은 유혹이 들 수밖에 없다.
책방을 찾아가는 손님으로 가서 작가와 자연스레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시골 책방의 분위기를 통해 그 활력을 나만의 것으로 듬뿍 받아 챙기고 싶은 것이다.
저자가 도시의 세상의 현란한 자극을 떠나 용인의 시골 책방에로의 무위에 이르는 길은 이토록 저자의 치열한 사색과, 쓰고 읽는 즐거움과, 자연이 안겨주는 평온으로 가득 차 있기에 그러한 저자의 모습을 직접 가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체험의 기회로 삼고 싶다.
소박한 밥상 같은, 무위에 이르는 길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인생 후반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 자신에게 이 책은 그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면서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지침서 같은 의미도 있어 참으로 유익한 독서 시간이었다.
책을 좋아하기에 자연과 함께 하며 시골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와 함께 시간을 갖고서 많은 것을 진지하게 배우고 일깨우는 시간을 꼭 가질 것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평화를 갖게 해주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