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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유교경
영화 지음, 상욱.현안.김윤정 옮김 / 어의운하 / 2023년 4월
평점 :
영화 스님 저의 [불유교경] 을 읽고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시내 주요 도로가나 주요 사찰을 낀 도로변 나무에는 법등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바람에 살랑거리며 마치 천상과의 소통을 하는 듯 하다.
우리 중생들의 발원들이 전부 이 바람을 타고 온전히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지금은 오래전에 다 돌아가셨지만 어머님께서 시골 마을 뒷산에 있는 소규모 사찰에 다니러 가실 때에 따라간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이 정성이 담긴 기원이었다. 그 어머님의 정성이 사찰에 계신 스님에게 전해지고 스님이 부처님께 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은 안 계셔서 많이 그립다.
아예 고향 마을에 거의 친척분도 계시지 않기 때문에 찾아가기도 쉽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더더욱 옛 생각 한다는 것 자체가 많이 그리울 때 아주 귀한 이 책을 만나 너무 반가웠다.
불교는 솔직히 우리와 아주 가깝기는 하지만 쉽게 다가오기는 또한 어렵다.
본 불교 경전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설한 법을 담은 경전이다.
그러므로 이 경전을 부처님의 마지막 유언으로 여길 수 있으니 가장 소중한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첫눈에 이 경전이 매우 단순하게 보일 수 있으나, 사실은 매우 심오한 불교 교리가 담겨 있다.
그래서 출가자들은 훈련을 목적으로 이 경전을 암기하고 매일 낭송하도록 권장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경전을 강설하는 경우가 안타깝게도 드물다는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 출신인 영화 스님이 이 경전을 설명하면서 이 경전에 대한 통찰을 주고, 수행자들이 안정적이고 단단한 수행의 기반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명한 것이다.
부처님이 가르친 가장 중요한 법은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다.
"싸우지 말라. 탐하지 말라. 구하지 말라. 이기적이지 말라. 자신의 이익을 취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p34) 이 경전을 여기 해설된 교리와 더불어 진지한 불교 수행자에게 아주 소중한 지침서라 할 수 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여섯 가지 원칙이다.
높은 수준의 법을 기대했다면 큰 실망을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 이 기본이 아마 최고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만큼 쉽지가 않은 계율이기 때문이다.
구절구절 읽는 내내 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한편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으로는 여러 희노애락의 소리가 계속 내리치기도 한다.
속세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부처님의 말씀이 낯설기에 귀를 쫑긋 열어보려 노력 해보지만 점차 마음이 열림을 느끼기도 하면서 편해져 온다.
부처님과 통한 것일까?
삿된(그릇된) 업을, 괴로움을, 번뇌를 다스리고 공덕을 이루는 말씀을 읽다 보면 지우개로 어지러운 마음이 지워지듯 맑아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모두 부처님 말씀을 가까이하면서 읽고 마음을 비우는데 노력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니, 평생 계율을 지키고 수행해야 할 것이다.
"소욕지족(少欲知足)" 이란 말이 있다.
욕심을 줄이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마음으로 다가온다.
나같이 나이가 칠십에 이르게 되니 이제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가진 것에 만족하고, 내려놓은 것에 익숙하는 자세와 주변을 위해 먼저 배려하는 자세가 바로 부처님의 말씀에 가까운 것 같아서 인생 후반부에 더욱 더 성실하게 실천해나가야겠다는 각오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