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 이어령 대화록 1
이어령 지음, 김태완 엮음 / 열림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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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저의 『메멘토 모리』 를 읽고.

코로나 19 오미크론의 팬더믹의 시대로 ‘죽음’이 보통으로 널려있는 시대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한국의 대표 이 시대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이어령은 어떻게 답을 하고 있을까?

“우리 안에 있던 죽음, 지금까지 알던 그 사자가 아니야.

두렵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봤던 그놈이 골목 어귀에서, 출근길 만원 버스 안에서, 시장 가다가 딱 마주치게 된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죽는다.’는 철학자나 성직자의 가르침보다 더 강렬하게, 이 죽음이란 무시무시한 사자를, 저 괴물을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보여주고 만 겁니다.

우리가 발 딛고 섰던 인류의 문화·문명이, 원폭(原爆)으로도 무너지지 않던 문명·문화가, 조그마한 바이러스[自然]한테 허망하게 무너진 것이지요.”(p191) 한다.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 각 분야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하면서 이 지구상에 새 역사를 만들어왔다.

물론 그 역사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각종 어려움과 고난의 투쟁과 함께 화합 등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왔다.

더 나은 질서를 통해 평화와 생활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복지를 향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반면 항구적인 평화와 세계 만민 공동의 복지 등은 아직도 요원하다.

그리고 벌써 2년을 넘게 더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전 세계를 팬더믹으로 몰아 현대판 죽음의 공포 또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바로 이러한 시기적으로 어렵고 절망적으로 느끼는 막중한 때 이 시대의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멘토 이어령의 ‘메멘토 모리’를 넘어서는 놀라운 희망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너무너무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이번 경우는 ‘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24가지 질문에 답하다’라는 부제까지 겸하고 있어 더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삼성 고 이병철 회장은 죽음과 대면했을 때, 가톨릭 신부님에게 종교와 신과 죽음에 대한 스물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21년, 지독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대표 지성 이어령이 그 스물네 가지 질문에 대해 신부님과 다른 입장에서 답한다.

죽음, 신, 종교 ……삶에서 죽음까지 관통하는 진리를 속시원하게 이야기한다.

우리 시대 대표 지성의 비유와 스토리텔링, 유추와 추리력, 상상력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멘토 이어령의 시원스런 답은 지금 혼돈의 포스트 코로나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한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확신한다.

아울러 자기 자신을 속 시원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최고 시간이 되리라 확신한다.

특히 이어령 선생은 지금 암으로 투병 중인데도 불구하고 막힘없이, 88년간을 쌓아 온 온갖 지식을 동원하여 속 시원하게 고 이병철 회장의 마지막 스물네 가지 질문에 막힘없이 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앞으로 출간될, 총 20권에 이르는 방대한 시리즈 『이어령 대화록』의 제1권이다.

1부는 2021년 12월의 대담으로,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스물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눈앞에 그려봤고, 2부는 2019년 7월~10월에 진행된 대담으로, 우리 삶에서 이병철 회장의 스물네 가지 질문이 왜 중요한지 구체적인 생각과 느낌을 이 선생에게 묻고 답했다.

3부는 2021년 5월의 대담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죽음과 우리 삶과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4부는 질문을 끝마친 다음 이어령 선생과 나눈 영성 및 이어령 선생이 몸소 겪은 위대한 신앙의 체험, 신께 드리는 청원,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한 가지만 살펴보기로 한다.

“영혼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유리컵의 비어 있는 것'으로 이야기 한다.

유리컵을 이야기하면서 컵의 빈 공간을 ‘보이드(void)’라고 말하며 바로 그곳을 ‘마인드(mind)’로 연결한다.

그런데 컵이 깨지면 ‘보디(body)’도 마인드도 없어지지만 텅 비어있던 공간은 그대로 남아 우주와 통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람이 죽으면 육체도 욕망도 다 없어지고 남아 있는 공간 즉, 그것은 그릇의 비어 있는 부분인 ‘보이드’ 그게 바로 ‘스피릿’ 즉, 영혼이라고 일갈한다.

사람의 몸뚱이도 마음도 내 것이지만 영혼만의 내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내가 죽어도 내 안에 있는 영성인 스피릿 즉, 영혼은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예로 어머니의 자궁 속을 이야기한다.

세상과 단절된 우주의 보이드 속에서 알아서 자라고 생일날까지 다 받아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머니의 자궁과 우주의 보이드가 통해져 있다는 증거!

그래서 바로 생명의 공간이요 창조의 공간이라고 한다.

얼마나 귀와 눈을 솔깃하게 만드는 놀라운 지혜로움의 답인가!

이와 같이 수많은 죽음, 신, 종교, 삶 등에 관해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두고 있음에도 우리에게 더 진지하게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메멘토 모리’를 넘어서도록 진지하게 교훈을 주고 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 멘토 이어령 님께 건강회복을 진심으로 기원드린다. 메멘토 모리에 대한 멘토 님의 말씀이다.

“메멘토 모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를 뜻하는 라틴어 낱말이지. 우리는 낭만적인 메멘토 모리, 술 먹고 인생을 논하는 메멘토 모리쯤으로 죽음을 생각했잖아요. 이모털(immortal, 죽지 않는)한 존재는 하나님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거지. 하나님 이외의 존재는 다 죽어. 그게 원죄야. 이게 모털(mortal,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인 거지. 생명이라는 것은 다 죽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해 메멘토 모리를 다시 깨닫게 된 겁니다.”(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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