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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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저의 한국인 이야기-탄생-너 어디서 왔니를 읽고

자신의 뿌리는 물론이고 자기 민족의 뿌리를 찾는다는 것은 당연한 기본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각자 얼마나 이런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한 번 짚어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솔직히 내 자신도 냉철하게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

난감하면서도 서둘러서라도 이에 대한 공부를 해야 된다는 다짐을 해보지만 시간은 자꾼 흘러만 가고 만다.

특별하게 딱 부닥치지 않으면 끈질기게 집중하지 않을 분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국인 이야기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그 탄생뿌리를 우리나라 대 석학이신 저자로부터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우리 한국인이 의식하지 못했던 생명 기억과 문화 유전자를 해독함으로써 21세기 생명 화 시대의 당당한 주역임을 일깨운 멋진 시간임을 확실하게 일깨워준 소중한 책과의 만남이었다.

저자는 바로 한국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야기이기 때문에 들어야만 한다.

듣지 않으면 이야기가 될 수가 없다.

이야기를 만들려면 정말 다양한 꺼리에서 채록하고 찾아야만 한다.

그리하여 이를 재구성하여 생명력과 숨결을 담아 들려준다.

그렇다고 영웅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인 이야기는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의 이야기, ''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이야기 즉, 바로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한국인 문화유전자의 모든 암호가 풀린다.

우리 같이 비교적 60년대부터 생활해온 나이이기 때문에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정경들이 더 많아서 더욱 더 가깝게 느껴졌다.

아쉽게도 그런 정경들이 갈수록 사라져가고 있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꾸 멀리하고 있어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다시 회귀하는 바람을 가져보기도 한다.

우리 인류의 발달과정의 채집 시대로부터 정보화 사회를 넘어가는 문명의 파도타기의 모습을 총 망라하고 있는 저자의 대단한 열정과 연구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저자는 그 동안 시대의 흐름을 통찰하고 변혁시켜 온 정신사의 궤적과 한국 사회의 방향을 제시해 온 시대적 선언을 주도해왔다.

그가 80대 삶의 끝자락에 선언한 것은 오히려 우리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그에게 생명은 소중한 선물 그 자체다.

저자는 죽음을 알려고 하지 말고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인에게는 오래전부터 생명 자본의 풍부한 의식과 경험이 있다.

그것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갖고 살아온 이들이 우리 한국인이다.

아득한 채집 시대로부터 장구하게 이어져 온 문화 유전자, 인류 문명이 태동한 태생기의 기억을 품고 사는 한국의 생활 문화 속에 그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그것을 바로 찾아내 이야기로 세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첫째, 생명의 문을 여는 태명 고개부터 시작한다.

둘째, 어머니 몸 안에 바다가 있는 배내 고개이다.

우리만의 한 살의 나이다.

드디어 귀 빠진 날의 황홀한 고통의 셋째 출산 고개다.

넷째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인 삼신 고개, 다섯째 하나의 천이 만들어 낸 두 문명 기저귀 고개, 여섯째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의 어부바 고개로 이어진다.

일곱째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의 옹알이 고개, 여덟째 돌잡이는 꿀 잡이의 돌잡이 고개, 아홉째는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의 세 살 고개이다.

열 번째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의 나들이 고개, 열한 번째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냐의 호미 고개, 열두 번째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 고개 순으로 흥미롭게 우리 한국인 탄생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다.

뿌듯하고 당당한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탄생한 기분이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새롭게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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