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
조승원 지음 / 싱긋 / 201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조승원 저의 하루키를 읽다가 술집으로를 읽고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매일 몇 권의 책을 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책을 대하는 것도 특별한 시간인 것 같다.

책 내용이 온통 한 작가가 쓴 작품 속의 술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하루키의 작품이나 여러 매체의 인터뷰를 제외하면 총 47종의 책을 참고했는데, 그중 35종이 술에 관한 책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하루키의 작품인 소설과 에세이에 등장하는 술을 맥주, 와인, 위스키, 칵테일로 분류하여, 해당 작품 스토리의 흐름과 주인공 사이의 대화에서 나오는 술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고, 나아가 해당 술을 주제로 한 문명사와 술 제조법까지 담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주인공의 행적을 추적하며 술과 연관된 작품 속 장면을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어 하루키의 해당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도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며, 술에 대한 특징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 술을 즐기지 않거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술의 맛과 역사를 즐길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에는 술의 역사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일본의 저명한 작가인 하루키가 사랑한 술에 관한 모든 것을 우리나라의 저자가 만든 책이다.

저자는 평생 음악에 빠져 음악을 업으로 삼고자 국내 모든 라디오PD 시험에 응모할 정도로 음악을 사랑한 자신의 특기를 살려 각 장의 끝에 하루키 작품에 나오는 음악에 관한 설명도 덧붙였다.

부록으로 실은, 저자가 발품을 팔아가며 하루키가 즐겨 찾던 술집을 취재한 내용과 국내의 가볼 만한 곳, 그리고 술과 관련된 하루키의 문장들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하루키와 함께한 술에 대한 여정은 인생 여정이었다.

맥주한잔에 사랑을, 와인 한 잔에 환희를, 진 토닉 한 잔에 고독을 등등 말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것도 하루키라는 작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의 작품과 인생에서 만난 다양한 술만큼 그의 작품에 많은 것이 녹아있다는 생각이다.

흥미로운 건 술에 대한 묘한 이끌림이다.

화이트와인이 생각나는 가을이 다가왔다.

저녁과 함께 혼자마시는 와인을 생각하니 너무 멋진 자신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이렇게 책을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

하루키라는 작가에 대해서, 하루키의 작품에 관해서, 그리고 관심은 있지만 천성적으로 잘 맞지 않고, 아버님이 너무 잘 자셔 실수하시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기 때문에 그 동안 참아왔던 책에 소개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술도 먹고 싶은 충동을 받기도 하였다.

저자만의 강한 다짐 "하루키를 다룬 책들은 차고 넘치지만, 아직 술과 연관된 책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 아무도 안 쓸 것 같다면 더 늙기 전에 나라도 쓰자. 내가 직접 써서 내가 맨 먼저 읽어보자." 을 행동으로 실천한 저자만의 멋진 모습에 큰 감동이다.

많은 것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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