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굼실이 > 김형경 작가가 말하는 ... "잘 관계맺기"
김형경 작가 강연회
091215.Tue.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 (비즈니스빌딩 18층 오마이뉴스 사무실 안)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꽃피는 고래> 등의 소설과 <사람풍경> 등의 에세이로 독자들의 아픈 마음을 살살 다독여주었던 김형경 작가가 최근 심리치유에세이의 완결편인 <좋은 이별>을 가지고 독자들을 찾았다. 출간 이벤트로 진행되는 독자와의 만남 그 첫번째가 15일 저녁 상암동 누리꿈 스퀘어에서 진행되었다. 2시간여동안 김형경 작가가 준비해 온 강연과 작가들과의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즐거움과 따뜻함이 함께했던 시간을 펼쳐볼까.
Part1 강연 <사랑과 공격성 & 잘 관계 맺는 법>
#1
eros와 tanatos. 사랑과 공격성. 우리는 사랑은 무조건 좋은 감정, 공격성은 무조건 나쁜 감정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이 두가지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서로의 그림자다. 어느 하나도 외면해서는 안 되는.
태어난지 3개월에서 3년. 아기는 엄마와 이자관계를 맺으며 사랑과 신뢰를 획득한다.
이후 3년, 즉 6살까지 아기는 아버지와의 삼자관계를 통해 질투와 경쟁심을 배운다.
이렇게 6살까지 아이들은 기본적인 인성을 완성시킨다. 그리고 한 번 굳어진 인성은 쉬이 변하지 않는다.
고로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6살 때의 모습과 크게 변하지 않았단 말씀!
사랑의 여러가지 모습들
- 첫 사랑의 모습만을 자꾸만 갈구하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충분한 애착을 받지 못해 사랑의 원형, 즉 아버지 어머니상을 추구하는 경우일 수 있다.
- 자신의 컴플렉스를 상대에게 투영시키는 경우도 있다. 가령 키가 매우 큰 여자가 키 작은 남자를 선호하는 경우.
- 무의식적으로 서로의 컴플렉스를 가진 대상을 만나기도 한다. 가령 가학적인 여성과 피학적인 남성의 만남.
- 요즘 젊은이들 자기 실현하느라 바빠 사랑은 뒷전이다. 그러나 그건 핑계일 뿐, 혹 친밀함을 쌓는 일에 대한 두려움은 아닐까?
사랑 왜 못하나? 바로 공격성 때문이다. 이 공격성은 보통 만나고 3개월즈음이 되면서 상대받에 대한 신뢰가 쌓여가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공격성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이별로 치닫게 된다. 보통 어린 시절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랑이 깨질까봐 두려움을 표출하지 못하고, 그 감정이 쌓여 어느 순간 폭발해 관계가 깨질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성(tanatos)는 어떻게 해결하지? 말로, 글을 써서, 혹은 예술로 승화를 시킨다. 연인들끼리라면 게임을 하거나, 놀이공원에 가서 신나게 놀고 와도 좋다. 섹스도 공격성 표출의 바람직한 방법 중 하나.
#2
이건 아니잖아~ 잘못된 관계맺기 방식
- 사랑의 거렁뱅이 : 의존만 하는 관계 맺기는 언젠가 파토난다
- 전이의 관계맺기 : 상사는 당신을 미워할 시간과 수고따위 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지!) 그건 부모상이 상사에게 전이된 감정일 뿐.
- 투사의 관계맺기 : 자기 분노를 애먼 사람에게 쏟는 건 곤란하다. 악플러가 대표적 케이스.
"난 이런 사람 너무 싫어!" → 그거 사실 알고보면 그 무언가가 내 안에 있는거다. 혹은 그렇게 하고 싶은데 못하는 내가. 사람은 결국 다 자기 얘기밖에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뽀인트!!!! 누가 뭐라든 신경쓸 필요 없다. 그들은 다, 전부 다, 자기 얘기를 할 뿐이니까! 상처받지 말자.
- 나르시시즘의 관계맺기 : 나의 이상형을 비현실적으로 형상화시킨 백마탄 왕자님. 그런 거 없다.
- 환상의 관계맺기 : 대표적 케이스 짝사랑. 복권. 환상의 순간은 즐겁지만 현실의 생활은 점점 멀어져간다.
그럼 어떻게 잘 맺지? 관계!
- 사랑의 부자가 되기 즉, 나를 사랑하고 스스로 행복해하기. 그러면 자연히 사랑도 기부가 된다.
- 자립하기. 특히 엄마와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내면에서 돌고 있는 parents tape 따위 멀리 갖다 버리고 태워버리자.
- 공감하기. 상대의 불안을 이해하고 충고나 판단보다는 그 사람의 편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바뀌는 상대를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 동일시 단, 이 때의 주의점은 좋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와 동일시를 해야한다는 점. 관계도 이젠 win-win 전략이다.
- 역전이 이해하기.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공통으로 가지는 감정은 결국 내가 그들에게 불러일으키는 감정이다. 즉 내가 나를 만들어가는데로 남이 나를 보게 된다는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에게만 부탁을 해. 이상하게 난 운이 좋은 편이야. 그거 다 자기가 만든 자신의 모습이란 사실. 일단 알았다면 실천이 중요!
Part2. 질의응답
? 중년의 위기는 어떻게 잘 넘길 수 있나요?
! 젊지 않음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가지세요. 어렸을 때의 꿈은 대부분 부모의 결핍이 꿈으로 나타난 경우가 많아요. 진짜 자신의 목표를 세우세요.
? 심리 치료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 심리치료의 과정은 정반합입니다. 정이 원래의 나라면 반의 과정에서 부모탓을 하며 부모안에 갇힌 나를 깨는거죠. 그 과정에서 "야하고 뻔뻔하게"의 모토로 억압을 깨게 됩니다. 그리고 합의 과정이죠.
? 제가 쓰는 글에서 나의 안 좋은 점들이 보여 남에게 보여주면 피해가 갈까 무서워요.
! 자기 이야기를 쓰면서 자기 치유가 가능한거에요. 그 과정을 넘어야 새로운 글도 쓸 수가 있습니다.
? 거절 당할까봐 다른 사람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합니다.
! 그 마음 이면에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거에요. 일단 통찰을 했으니 앞으로는 노력을 하시면 됩니다. 길거리에 지나가는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대시해보세요. 거절당해도 죽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거에요. 잘 되면 내가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고요.
역시 다양한 책 섭렵과 직접 심리치료를 받은 경험이 어우러져 전문가 못지 않은 멋진 치유의 시간을 선사해준 김형경 작가. 이번 <좋은 이별> 출간 행사로 세 개의 강연이 있다는데 모두 다른 주제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다음 행사에서는 어떤 치유와 재생의 이야기를 들려줄 지 기대된다.
* 역시 김형경 작가님, 이란 생각이 들만큼 유쾌하고 도움되는 이야기도 많이 들은 시간이었어요. 쓰다보니 내용 정리 위주로 되어버렸네요.. 다음에도 이런 좋은 강연 또 열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