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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질문 - What is Your Wish?
오나리 유코 글 그림, 임은정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밖에 없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탕달'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고가의 명품을 선물하는 일? 서프라이즈 이벤트?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그런 일이 가져온 행복은 강렬하지만 짧았다. 오히려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행복의 여운을 남겼던 기억은 '말'이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연인에게 묻고 싶어진다. 나를 사랑하느냐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상대방을 시험한다. '만약 ...했더라도 나를 사랑했을 것 같아?'라고 묻는다. 듣고 싶은 대답은 한 마디 뿐이다. 그렇다는 긍정. 어떤 상황에서도 널 사랑하겠단 다짐의 말. 그러나 사랑을 확인하려는 여자들의 작은 소망은 이를 귀찮아하는 남자들의 건성인 대답에 상처로 남곤 한다. (물론 반대 경우도 있다.) 기억해야할 한 가지는 말 한 마디가 상대방 뿐 아니라 자신까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행복한 질문>은 강아지를 의인화해 연인의 모습을 그려낸 어른을 위한 동화다. 여자 강아지는 '있잖아, 만약...'이라며 남자 강아지에게 질문을 던진다. 집요하게 이어지는 그녀(여자 강아지)의 질문에 그(남자 강아지)는 매번 친절하게 답한다. 거창한 말이 아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있잖아, 만약 내가 아주 작은 벌레가 된다면?' '으~ 징그러워' 같은 상처가 될 말은 하지 않는다. '비용이 반으로 줄었으니 여행을 가자! 다치면 안되니까 살며시 입 맞추는 연습을 해야겠다' 조금의 상상력과 배려에 그녀의 얼굴은 붉게 물든다.
질문하는 마음은 두려움에 기인한다. 이 사람이 나를 버리면 어떡하지? 정말 나를 사랑하고 있는걸까? 질문자들은 연인의 대답을 통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반면 대답해야하는 자는 점점 지쳐간다. 처음 한 두번은 애교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계속 확인하려한다면 믿음은 줄어들고 그 자리는 불신과 상대에 대한 짜증으로 채워질 것이다. 어떻게 조율해야 두 사람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수 있을까?
그 대답이 <행복한 질문>에 있다. 상대의 첫 질문에 성실히 대답하기. 조금 덜 두려운 사람이 조금 더 두려운 사람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기. '사랑의 법칙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친절한 한 마디 말에 마법의 힘이 깃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표현하기.
사랑해서 불안하고, 행복한 연인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