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기자의 오답노트
박재역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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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는 항상 사전을 옆에 두고 문법책을 들고 사는 사람이 있다. 기사의 교정을 보는 교열기자가 있다. 오늘 날에는 어떤지 모르지만 과거 8-90년대에 이런 과정을 신문사에서 보곤 했다. 20년간 정확히 말하면 저자는 15년 간 동아일보에서 신문의 교정을 보며 보냈다고 한다. 아마 이런 분들은 우리나라 말의 문법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쓰고 있는 분들일 것이다. 저자는 그 간의 에피소드와 경험들을 적어 두고 있다. 또한 우리 국어 문법을 사례 별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문법들이 각종 시험에나 나오고 실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지만 명색이 대한민국 국민인데 외국인이 물어 보거나 학생들이 물어 봤을 때 주절거리기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책을 집어 들었다. 실상 몇 줄의 글만 쓰려고 해도 맞춤법이나 단어 사용이 잘 안 된다. 이 번 기회에 혼동하기 쉬운 것들을 찾아보고 익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저자가 신문배달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동아일보에서 정년퇴임을 한 것을 보고 참 인연이 많지 않아나 싶다. 요즘은 보수적인 신문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주고 있지만 저자는 신문사의 이름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지금까지 열정적으로 해 왔던 것 같다. 아주 딱딱한 내용들을 자신의 경험담과 글들이 감초 같다. 장애를 가진 아내를 향한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글로 잘 나타나 있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저자와 같은 전문가들이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리라. 삼분의 이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문법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자면 참 내가 많은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신’과 ‘갱신’의 차이, 야밤도주가 아니라 야반도주, 일산분란이 아니라 일사불란, 평양감사가 아니라 평안감사 등 헷갈리거나 몰랐던 것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 반갑다.

교열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저자지만 그것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킨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오류가적은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고 때마다 뒤적여 볼 수 도 있을 것 같아 흐뭇하다. 저자가 썼다는 성경고유명사사전도 한 번 찾아보고 싶다. 국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좋은 벗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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