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황홀한 역사 - 수의 탄생에서 현대 수학 이론까지 지식의숲 K
토비아스 단치히 지음, 심재관 옮김, 정경훈 감수 / 지식의숲(넥서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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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다. 그동안 쌓은 실력을 하루에 평가한다는 것이 우스꽝스럽지만 현실적으로 택한 방법이기에 온 나라가 들썩이며 시험을 치렀다. 이들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이 수의 황홀한 역사이다. 아마 몇 몇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제목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 책이 수에 아무런 흥미나 관심이 없다면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일명 수포자들에게는 이 책이 딱딱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저자를 통해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흥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보통 우리는 수학이라는 학문이 철전한 논리와 합리를 바탕으로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기하학을 제외하면 나머지 분야는 철저한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성된 것들이다. 지금도 수많은 수학자들이 무모할 정도로 실패를 거듭하면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적 요소를 배제하고 수학을 논할 수 는 없다. 저자는 수학이라는 것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재료이며 소재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10진법과 컴퓨터의 발달로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이진법의 차이는 무엇일까? 계산하기에 유익한 이진법, 불편한 십진법 그리고 12진법을 향한 인간의 노력 등은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을 보여준다.

우리가 학창시절 가장 기본적으로 익히는 것이 수와 연산 그리고 함수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말들을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다. 예를 들어 ‘모든 수’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시작하는 수는 1로 정해져 있는 데 ‘마지막 수’는 모른다. 또한 ‘무한대’라고 하면서 ‘수렴’이라는 단어도 사용한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는 수학적 귀납법(저자는 반복적 추론이 맞는 말이라고 한다)이라는 것도 배웠다. 뭔가 모순된 것 같으면서도 논리적인 이것들에 놀랐고 힘들어 했다. 그리고 더불어 우리는 기호를 배우면서 수많은 약속들을 익혀 나간다. 아마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수에 대해서 흥미를 잃어 버렸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이 일반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인류 역사를 알고자 할 때 기본적으로 ‘수’에 대해서만큼은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반세기를 넘어 한 세기가 다가오는 동안 많은 이들에게 고전으로 익혀 온 책이라고 한다. 인간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있어 계산에만 익숙한 우리의 수학에 대한 편견을 깨 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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