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ppy Street Sign Cleaner - 행복한 청소부 영어판
모니카 페트 지음,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수잔나 오 옮김 / 풀빛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행복한 청소부


책을 펴는 순간 독일인의 실용주의적 색채와 조용하면서도 강인한 삶이 묻어 나오는 것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이 책을 오늘 처음 접하였다. 딸아이는 표지의 그림의 얼굴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웃었다. 사다리 속으로 고개를 쑥 내밀고 동그란 눈과 방울토마토 같은 코와 싱긋 웃는 입술, 그리고 둥그런 모자, 시커먼 손과 브러시 등이 익살스럽게 보였나 보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나가면서 느끼는 것은 차분하게 나의 일상을 돌아보게 한다. 남들이 알아 주지는 않지만 자신의 일에 만족하며 현실에서 행복을 느끼던 어느 순간 한 아이와 어머니의 대화는 그를 부끄럽게 한다. 그는 일이 끝나자마자 음악가와 작가에 대해서 공부하고자 계획한다. 사실 그는 거리의 표지판을 청소하면서 날마다 보던 그 표지판에 나오는 이름들에 관심이 없었다.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는 순간 그는 새로운 결심을 하고 열심히 음악가를 연구하고 음악을 듣고 심취한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작가들을 연구하고 그들의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열심히 읽고 새로운 기쁨을 맛본다. 그는 일하면서 노래하고 강연하는 유식한 청소부가 되어 많은 이로부터 칭찬을 받고 주목받는다. 대학에서 강연할 기회도 오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하고 일하면서 노래하고 강연하는 길거리의 표지판 청소부로 살아간다.


한글판과 달리 영문판은 좀 더 매끄럽고 단문으로 되어 있어 이해하고 쉽다. 다소 철학적이고 사색적이라 신데렐라, 백설 공주에 익숙한 아이들이 낯설어하지만 하루에 한 페이지씩 CD로 듣고 생각하며 대화하면 유익할 것 같다. 집안에 TV대신 오디오CD를 들여 놓고 온 가족이 듣고 한마디씩 했다.


배움이란 어떤 것이고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가?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초등학교 졸업반인 딸아이와 ‘배움’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즐길 줄 아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겉모습이 조금은 초라해 보이지만 자기 일에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답다. 화려한 겉모습과 경제적인 유익만을 추구하는 요즈음의 우리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것이 많다. 조금 더 마음의 여유로움과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책인 것 같다. 부록으로 나온 Happy note도 날마다 한 문장씩 속담이나 격언을 암송하도록 되어 있어 영어의 맛을 들일 수 있다. 영어와 명작을 동시에 접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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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5-06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