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면 대화가 달라진다 - 호감을 주고 마음을 얻는 42가지 듣기 기술
김범준 지음 / 유노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듣는 것보다 말을 하는 것이 훨씬 쉽다. 물론 말을 잘하는 것은 이야기가 다르지만 마음에 품은 생각을 밖으로 내뱉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스트레스의 해소요 자기선전이다. 그런데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말을 많이 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을 선호한다. 저자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과 같이 있기 보다는 차라리 고독을 씹으며 라면 한 그릇을 먹고 집안에 틀어박혀 있는 경우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이를 먹어 가면 더 말이 많아지고 듣지는 못한다. 아마 본문의 한 부분처럼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는 경향 때문인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누군가를 말로 설득하려 하지 않고 그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를 한 성숙한 한 인격체로 보고 인정해 주면 대화가 달라지고 훨씬 즐거워질 것 같다. 아무리 상대방이 어려도 그 나름의 생각과 주장이 담겨져 있기에 그대로 들어주고 믿어 줄 때 오히려 그가 변화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흔히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이 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어서 들어 준다고 하기 보다는 귀찮아서, 괴로워서 들어 준다는 말이리라. 그러나 이러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라 곧 폭발해 버릴 것 같은 위기의 사회일 것이다. 크게 우는 매미는 정작 다른 매미의 울음은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돌아오는 것은 오직 메아리뿐이라니! 우리가 기본적으로 듣는 시간은 고작 8분도 아니고 1분도 아닌 8초라는 사실은 얼마나 인간이 자기중심적인가를 새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이를 훈련으로 늘려갈 수 있다는 것이 다소 희망적이다. 8초에서 16초를 넘어 10분까지 갈 수 있다면 세상을 품는 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는 타인의 말을 잘 들으려면 먼저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소리를 잘 듣고 적절한 때에 전달해 주어야 상대방도 나도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꾹 참고만 있다가는 언젠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들려준다. 대화를 할 때는 적절한 거리도 필요하다고 한다. 친밀한 거리는 0-45cm, 개인적 거리는 45-80cm, 사회적 거리는 80-120cm, 대중적 거리는 120-370cm가 적당하다고 한다. 대화는 상대방과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

 

저자는 잘 듣는 팁을 소개한다. ‘?’ 라는 단어보다 으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라고 한다. 상대방의 말이 설령 자기 자신을 자극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한 템포 늦추어 반응한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감 있는 미소와 함께 !’, ‘!’, ‘오호!’라는 짧지만 강한 호응의 말을 사용한다. 또한 앵무새처럼 상대가 한 말을 반복한다든지, 상대방이 너무 장황하게 말을 하면 요약을 해서 말을 한다든지, 적절한 질문을 앞뒤로 한다든지 하는 등의 유용한 팁들도 들어 있다.

 

잘 듣는 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지만 그에 따른 작은 기술들도 필요하다. 지금은 힘으로 윽박지르는 목소리가 이기는 시대가 아닌 잘 듣고 배려하는 사람이 이기는 시대다. 잘 듣는 훈련은 우리는 이런 시대에 강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들어왔고 들을 줄 알고 들어도 되는 사람이 진정한 강자라는 저자의 말이 귀에 박힌다. 말을 배우는 데는 3년이 걸렸고 듣는 데는 60년이 걸렸다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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