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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사진,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시인 엄마와 예술가 딸의 유럽여행기~
두 감수성 풍부한 모녀가 함께 떠난 여행기를 읽는것은 즐거운 경험이었다.
무엇보다도 딸이 직접 스케치한 삽화들이 운치있고 좋아보였다.
이 그림을 그리는 몇시간동안 엄마는 말없이 딸 곁을 지켰을 생각을 하니 새삼 모녀의 정이 그리워진다.
딸 쇠나는 조금은 특별한 아이였던 것 같다.
어느 부모가 딸이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바라지 않겠냐마는 부모의 뜻대로 아이가 커주는 것만은 아니다.
딸은 초등학교때부터 선생님께 특이하다는 평을 받으면서 입을 다물고 살았던 모양이다.
아마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을 우리나라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들어간 중학교에서 딸은 한마디를 던졌다.
"죽을 것 같아. 1분 1초도 학교에서 못견디겠어!"
우선 기말고사가 끝나고 생각해보자고 어르고 달랬지만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마음을 닫아버리고 방문까지 닫아버린 것이었다!
이럴때 부모는 이성을 상실하기 쉬우나 엄마는 딸을 기다렸다.
이럴때 절대 강제로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철저히 따랐다.
무려 2주동안이나 매일 편지를 쓰고 독촉하지 않으면서 딸의 방문앞에서 쪽잠을 자면서~ 결국 아이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왔고 다음날 바로 자퇴서를 던졌다고 한다.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난 딸은 고등학교 방학때 또 당황스러운 제안을 한다.
한국가는 비행기표가 비싸니 이돈으로 유럽을 가서 보고싶은 그림이나 실컷 보고오겠다는 것이다.
혼자가는 딸이 불안해서 반대를 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엄마도 함께가자면서 덜컥 엄마표까지 예매해버린 딸!
이런 딸의 추진력(?)이 아니었다면 엄마의 유럽여행은 평생 입으로만 했을지도 모를일이다.
누구나 유럽여행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기까지 얼마나 큰 결심과 오랜 준비기간이 걸리는가?
비록 즉흥으로 떠난 여행일지 몰라도 딸과 함께한 여행시간은 모녀에게 모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으리라!
나도 뱃속에 딸아이를 품고있는 엄마로서 가끔 딸과의 여행을 꿈꿔본다.
유럽까지는 아니라도 딸이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런 모녀관계가 되기를 꿈꾼다.
이 책을 보면서 나도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