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Sex & Sensibility
한승억 지음 / Socks Puppets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어쩌면 감추어진 여자의 욕망에 관한 책이다.

아니, 남자가 알고싶은 여성의 성 정체성 정도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아직은 한국사회에서 말하기 부끄러운 주제, 조금은 창피할 수 있는 여자의 성에 관한 이야기다.

 

나도 여자인지라 이 책을 읽으면서도 공공장소에서는 왠지 읽을 수 없고 누가 슬쩍 보기하도하면 책을 화락 덮어버리고 딴청을 부리고있는 어쩔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죄짓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감정을 느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결국 아직은 베일에 가려진 여성의 성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는 점에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남자다.

따라서 여성의 느낌을 직접 알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여성의 입장을 헤아려 써주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성도 남성과 같이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성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정체성 등에 대한 고민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에 관한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은 과감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조신한 척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 많아서 책을 그리 유쾌하게 읽을수는 없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봉사하는 것이 80% 이상이라는 말이라거나, 세번의 만남 후 상대가 마음에 들면 두번의 잠자리를 갖고, 그것도 좋으면 3의 배수로 사귀면 된다는 등의 발언은 다분히 '남성적 작가'의 입장에서 원하는 여성상을 쓴 것은 아닌가라는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물론 책 전반적인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서 쓰여진 것이겠지만 이런 한단어 한단어가 독자의 맘을 상하게 할 수 있음을 인지하셔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추천하지는 않으며, 차라리 구성애씨 강의를 한번 더 듣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ves 2010-04-19 0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 저자입니다.
솔직한 서평에 감사합니다.
범남하는 성의 해학과 구렁이 담넘어가듯하는 웃음과 섞인 유행성 성교육, 성기능 증대 등 각종 병원에서 올리는 광고성 기고에 반기를 든다는 기치로 무겁게, 그러나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쓰려 노력했습니다. 저로서는 책에 대한 서평을 달아주신 것 자체가 너무 고맙습니다.
[여자]는 특히 제 딸에게 받치는 단상집입니다. 앞으로 10년 후면 그들도 [여자]를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들이 남자와의 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무쏘의 뿔처럼 당당한 여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백 마디의 잔소리보단 한 편의 편지가 낫다고 하기에....
서평,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