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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6일 - 유괴, 감금, 노예생활 그리고 8년 만에 되찾은 자유
나타샤 캄푸쉬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너무나 끔찍한 충격실화!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읽으면서도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에 온몸이 찌릿찌릿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3096일.. 3096일 나누기 365는 8.48..
이 숫자는 저자 나타샤 캄푸쉬가 범인에게 유괴된 후 풀려난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나타샤는 10살의 어린나이에 납치된다.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죽음보다 못한 삶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나타샤는 범인의 스케쥴에 맞춰서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가는 것은 물론이고 고개를 드는것, 손을 올리는 것, 다리를 올리는 것 등 조금이라도 움직여야하면 범인의 허락을 받아야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 그리고 살 수 있다는 소망, 또한 풀려날 것이라는 의지를 꺽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전에 항상 벽에 손을 대고 잠들었다고 한다.
내일 눈을 뜨면 자기방의 벽에 손을 대고 누워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그리고 3096일 후, 그녀는 스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예전과 똑같은 자신의 방에 누워서 벽에 손을 올리면서 그녀는 되새겼다고 한다.
이럴줄 알았다고 말이다.
범인 볼프강은 그녀가 탈출한 날 자살했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의 죄질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또한 자신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범인은 한 소녀의 아름다운 10대를 없애버렸다.
그녀는 볼프강이 제공하는 아주 작은 식량과 책자들을 통해서 세상을 알아갔다고 한다.
한창 꿈많고 재잘거릴 나이에 지하방에서 햇빛도 보지 못한채 살아가는 고통을 어떻게 상상이나 하겠는가!
생각해보면 나타샤는 어려서부터 조숙했던 것 같다.
그녀는 월경을 시작하면서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볼프강을 위협했다.
나는 이제 아동이 아닌 월경을 하는 성인 여성이라고 말이다.
범인은 그때부터 극도로 주의깊게 되어서 그녀가 위층에 올라오면 앉지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앉아야 하면 신문지를 깔고 앉아야 할 정도로 그녀의 채취가 남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고 한다.
그녀는 지하에서 있는 시간이 더 좋았는지 아니면 지상에서 그의 감시를 받으면서 그러나 햇빛은 받고 있던 시간이 더 좋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지금은 햇빛과 함께 자유를 얻어서.. 진정으로 행복할 그녀!
우리는 누구나 누리고 있는 당연한 권리를 빼앗기고 우리는 느끼지도 못하는 행복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같으면 정말 절망의 나락에 빠져서 어쩌면 탈출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인형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용기를 가지고 결국 3096일의 악몽을 벗어난 그녀의 용기가 대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