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생각해본적이 있다. 내가 죽으면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일까? (화장을 하겠지만) 그래도 묘비가 있다면 나는 거기에 어떤말을 새길까? 내가 죽었다고 기억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내 스스로 생각할때 내 인생에 남길 말이 하나도 없다는 것도 슬픈일 아닐까? 어릴때 그래서 끄적이면서 생각해봤던 멋진 묘비명들이 아련하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인사들의 묘비를 살펴봄으로서 그들의 인생을 되짚어보고 있다. 간단하게 보면 유명인들의 모음집, 업적을 한눈에 보는 요약된 위인전 정도로 볼수도 있겠지만 읽는동안 모르는 사람들은 아, 이 분은 이런사람이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알고 있던 사람들은 그랬었지 하면서 곱씹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어서 읽는동안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동양인들)도 좋은 말을 남기신 분들이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는 서양 사람들의 묘비명이 더 와닿았다. 특히 데카르트의 고로 영원히 존재할 것이다 (죽을때까지 합리적이다!) 그리고 칼 마르크스의 세계 노동자여 단결하라 (끝까지 노동자!) 등 그들이 내세운 업적과 맞아떨어지는 묘비를 읽고있으니 친근하면서도 사람이 한결같아보여서 좋았다. 칼 마르크스는 아내의 묘비에 칼 마르크스의 절반이 여기에 잠들다고 쓰면서 아내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어느 성직자의 말처럼 오늘은 내차례 내일은 네차례로 내 차례도 돌아오겠지만 내 차례가 오면 나는 어떤말을 쓸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당신은 묘비에 어떤 말을 새기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