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 친구들을 보면 유난히 툴툴거리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하면 불평불만을 제기하지만 또 하라는 것은 다 하고있는 재미난 사람들~ 나도 그런 류의 사람 중 하나이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야구를 부탁해라는 제목을 보고 갖가지 야구 소식이 가득할 것이라는 내 기대는 와장창 깨졌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면 '야구'이야기는 아니다. '야구와 관련된 에피소드'라는 에세이적 관점이 더 맞는 것 같다. 북경 올림픽의 일본 야구를 구경갔다가 어이없는 플레이에 실망해서 헤엄쳐서 돌아오라고 말하는 독설가이기도 하다. 뉴욕까지 날라가서 양키 스타디움을 보면서 침을 흘리면서 야구장의 경외함을 느끼기도 하고.. 스스로를 오타쿠로 표현하는 야구쟁이 툴툴거리는 아저씨의 모습이 담겨져있다. 나는 잘 모르는 작가이지만 오쿠다 히데오씨는 유머작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게으른 것으로도 유명하다던데, 이 책은 그가 보름만에 후딱 쓴 책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만의 '소설'에서 나오는 유머와 재미는 덜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를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충분히 재미있는 에세이로 다가왔고 이 기회를 빌어서 그의 다른 책들도 도전해보고자 한다. 이 책은 야구이야기도 소설도 아니다. 따라서 야구광이시거나 작가의 특유 문체의 팬이기 때문에 감동을 느끼고자 하시는 분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길 권한다. 이 책은 툴툴거리는 아저씨와 함께하는 야구와 관련된 에피소드 에세이 집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책을 사기전에 포지셔닝을 잘 하고 고르시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