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목적지가 없는 도보여행, 또는 산과 들 그리고 바람을 따라 떠나는 사색여행 이라고 네이버 사전에 되어있다. 이 사전적 의미에 충실하더라도 제주도만한 곳이 있는가 모르겠다. 물론 제주도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이 책의 메인 타켓이었을테니 당연히 첫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할 것이고, 그래야 많은 시간을 제주도에서 보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주도는 사실 멀다면 먼 거리다. 그러나 요즘 수없이 쏟아지는 저가항공들 덕분에 가격면에서 부담이 없어졌다. (목숨을 담보로 하고싶지 않다면서 타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몇번 타보시면 별로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으로 (서울과 부산의 KTX 가격보다 싸다!) 제주도를 갈 수 있다. 따라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냥 오늘 할일도 없고 날씨가 좋다면 배낭하나 매고 제주도로 떠날 수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올레가 참 유명하다고 한다. 많은 길들은 모두 그 고유의 번호가 있다고 한다. 저자는 책을 위해서 그 번호에 맞춰서 길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사실 지나고나면 아무 소용 없다고 한다. 그냥 트레킹, 말 그대로 마음에 드는 길을 걸으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또 다른 재산이 될 것이며 색다른 재미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올레 트레킹은 자연여행, 그리고 사람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최근 3년동안 반년은 제주도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냥 계획하고 간 것이 아니라 무작정, 어느날 제주가 그리울때 훌쩍 떠난 바로 그 트레킹의 경험을 한권의 책으로 낸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전문가가 쓴 것처럼 딱딱하지도 않은 에세이의 형식을 가진다. 나는 이런 산문체를 좋아하는데 읽기 부담없고 마치 내가 그 곳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편안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저자는 제주에서의 길 뿐만 아니라 먹을거리, 그리고 자신이 묵었던 숙소에 대한 이야기까지 빼놓지 않는다. 무계획으로 떠나기 무서운 계획파 사람들은 미리 숙소도 정하고 맛집도 검색해서 트레킹 코스까지 짜 놓으면 좀 더 마음놓고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계획형 인간이라서 저자같은 무계획 여행은 무서워하는지라 ㅋㅋ 책의 부록으로는 총연장 376.1킬로미터, 23개 코스로 구성된 제주올레에 대한 모든 것들이 들어가있어서 초보자들이 코스를 선택하기 쉽게 해 주었다. 이 코스에서 자신의 수준과 지역에 맞는 코스를 선택해서 걸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