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런던으로 출근한다 - 해외 취업 2년차, 좌충우돌 고군분투 런던 직장인 리포트 ㅣ 해외 취업 경험담 시리즈 (에디션더블유)
안주현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언뜻 보면 런던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인 것 같다. 해리포터에서 나올 듯한 돌바닥길을 걸으면서 빨간 코트로 씩씩하게 바람을 헤치는 모습. 런던에서 몇 달간 머물면서 출근하듯 여러 군데를 돌아다닌다는 걸까? 의구심이 드는 것도 잠깐이다. 그녀는 저작권 중개인으로서 런던에서 벌써 1년이 넘게 일하고 있다. 남의 나라에서, 아무리 로망을 가지고 떠났다고 하더라도, 모든 프로그램이 갖추어지고 공부만 하면 되는 유학도 힘이 든데, 어떻게 외국에서의 직장생활을 버텨내는지.. 우리나라에서 저작권 에이전트로 5년이나 일했던 경력이 바탕이 되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지구본의 반대 국가로 날아갈 수 있는 용기가 부러웠다.
보통 남의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은 쉽다. 물론 유학도 돈을 들인 만큼 많은 것을 배워온다는 것에선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유학을 결심하면 가는 것은 쉬운 편이다. 돈만 있으면 말이다. 외국에서 관광객 유치와 학생 유치로 벌어들이는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있으면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러나 반대로 돈을 벌어 오겠다고 나선다면? 누구도 환영하지 않고, 가는 눈으로 쳐다보게 마련이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자기들도 실업자가 넘쳐나는데) 돈을 벌어가겠다고 하면 누구든 딴지를 걸 것이다. 런던에서 일한다고 하면 일견 멋있어 보이지만 차라리 내가 예전에 유학갔었던 홍콩이 더 차별없이 일하긴 좋을지 모른다. 홍콩은 많은 종류의 인종이 섞여 살고, 백인이든 황인이든 흔하기 때문에 인종 차별이 심하지 않다. 그녀는 이 책에 나와 있는 것 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그만 두고 싶었을 때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
그녀 스스로도 1년 넘는 시간을 런던에서 일하며 얻은 점도 많고, 런던에 사는 직장인이 되어서야 느끼게 된 단점들도 많았다고 쓰고 있다. 우선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다.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인터뷰 형식도 다르고, 저작권에 대한 시각도 다르고,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을 유달리 강조하는 그들의 태도도 우리와 달랐다. 외국 출판업자들을 만날 때도 지켜야 하는 에티켓도 다르고, 대해야 하는 태도도 다르고.. 이것 저것 어려움이 많았다고 그녀는 쓰고 있다. 또 제일 어려웠던 것은 먼 이국에서 스스로 면접을 보고, 연봉 협상을 하고, 비자를 준비하고, 입국 심사에 떨어지고, 항소하고... 그 모든 법적인 절차들은 마음의 부담보다 힘들었을 것이다. 1년 약간 넘는 시간동안 스스로 그것들을 준비하고, 헤쳐나가는 과정 속에서 많은 성장을 이룬 그녀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