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메커니즘 - 경제학의 '오래된 미래' 케인스주의를 다시 읽는다
오노 요시야스 지음, 김경원 옮김, 박종현 감수 / 지형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와우!"

이책을 읽기 시작할때나 끝날때나 내가 내뱉은 말은 저것이었다.

처음 책을 펴봤을때는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에, 다 읽은 후에는 얻은 것이 크다는 놀라움에서 내뱉은 감탄사였다.

최근 쉬운 경제 이야기에 관한 책이 참 많다.
책 제목에 "쉽다"는 것을 강조해 놓는다.
일반인을 겨냥해 책을 한권이라도 더 팔려는 계산, 혹은 저자가 어려운 글은 쓸 줄 모르기 때문이로 풀이된다.
어쨌거나 이런 책이 주류를 이루다보니 나 조차도 어려운 경제책은 읽지않게되었고, 이러한 책을 접하고 나서 당황한 건 사실이다.

자랑인지 부끄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참 빨리본다.
잡았다하면 심심풀이 땅콩책은 두시간만에 다 읽고 세시간이면 서평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달랐다.
꼬박 일주일 넘게 내 손에 항상 들려있었다.
지하철에서도 읽고 또 생각하고 다시 읽어보는 작업을 반복했다.

이 책은 쉬운 경제 책이기를 거부한다.
그러나 곰곰히 읽어보면 쉬운 경제책이다.
그래프들이 많다고해서, 낯선 용어들이 등장한다고 어렵다고 던지지 말기를 바란다.

이 책은 케인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있다.
케인즈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면 (우리 언니는 모르더라)
수요를 중요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그 반대로 공급을 중시한 사람은 고전학파라고 큰 틀을 세우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케인즈는 불황의 근거를 지나친 화폐에 대한 사랑에서 찾았다.
유동성, 즉 화폐 그 자체를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소비도 안하고 투자도 안하는 것이다.
내 몸에서 화폐를 떠나보낼 수 없는 것이다.
애인처럼 말이다.
나도 이런 류의 사람이기 때문에 돈이 있으면 쓴다는 족의 사고방식은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어리석은 류다.
쓰지도 않는 돈을 지갑에 넣고서 빳빳한 지폐를 보면서 웃음짓는다.
나는 새돈, 즉 신권이 너무 좋아서 신권이 생기면 절대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가지고 다닌다.
몇년이 지나서 더이상 신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신권인 아이들은 쓰지 않는다.
실제 내가 만질수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통장에 찍힌 잔고를 보고 속으로 좋아한다.
통장에 찍힌 프린터가 0이라고 말하면 어떻고 1억이라고 써있으면 어떠랴
어차피 안쓰는 돈인데 말이다
이러한 불황을 타파하려면 돈을 써야한다.
나도 경기침체의 주범이라서 할말은 없지만 부자들이여, 제발 펑펑 소비하소서!

우리나라의 풍토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는 부자들이 돈쓰는 것을 안좋게 바라본다.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자기돈 자기가 써주는데 무엇이 문제일꼬?
내 돈을 꼭 기부해야 하는가?
사회 환원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강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공산주의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 살만한 세상... 좋은 모토이지만 사실 있을 수 없는 세상이다.
유토피아적 발상을 하지말고, 부자들이 돈을 써서 경제가 더 살아나고 그 덕에 공장이 잘 돌아가서 나에게 일자리가 더 생길지 누가아는가?
누군가 돈을 써줘야 나도 그 콩고물이 생긴다.
제발 명심하자.
이 책도 이 부분을 꼬집기는 했지만, 글쎄...

세상이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이 책을 읽고 불황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경기침체란 용어는 더 빨리 세간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오랫만에 대학 교과서로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어려운 책을 깔끔한 디자인으로 만났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있으시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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