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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향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읽다보면 내 초등학교(나 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리웠지만..)때가 떠오른다.
머리가 좋지 않은 편이라 그저 대략의 느끼만 기억 하지만, 나 또한 있는듯 없는 듯 아주 보통의 아이로 그 때를 보낸것 같다.
물론 그 때는 잘 사는 집이 거의 없는 편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2-3명, 또는 그 이상의 무리를 이루며 친구관계를 유지 했던걸로 기억한다.
대부분의 아이에들 머리에 이가 있었고, 목욕은 몇 달에 한 번 할까 말까해도 그때는 '수박향기'의 소녀들처럼 왕따라는 개념이나 그런 일을 당하는 친구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가 11명의 소녀를 통해 말하는 그녀들의 외롭고 차가운 시절이 더 가슴아픈지도 모르겠다.
좀 망가진 남동생-심장이 않좋고 눈이 안보인다는 아주 어린 아이를 그렇게 불렀다 -을 돌보고, 앉아서 종이르 자르는 3살난 여동새을 돌보는 하루카는 그 일상을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을 것이다.
그즈음 동네에 나타난다는 유괴범에 대해 하루카는 이렇게 혼자말하고 있다.
'몇 시 쯤이 위험할까?'
' 유괴범은 안나타 나나?'
하고 읖조리는 하루카가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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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슴이 짓이겨지는 듯했다. 절망과 한심함에, 이유를 알 수 없는 상실감과 슬픔에.
문이 닫혔다. 신칸센은 소리없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그 자리에 남겨졌다. 멍하니, 볼에 조그만 나비를 붙인 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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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해수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늘 창틀에 걸터앉아 발가락을 털었다. 걷는 동안 발가락 사이에 낀 모래가 불쾌핬던 것이다. 걷는 도중에 서면 아빠에게 혼나기 때문에 집에 도착할 때까지 참아야 했다. 뒷마당에 널린 아빠와 내 수영복이 바람에 흔들렸다
-장미아치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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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의 단편에서 줄기차게 보여주는 어른들의 부재가 아이들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아프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