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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북카페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천명관이라는 작가에 대해 칭찬하는 글을 보고 '고래'라는 작품을 구입했었다. 구입만하고 읽지 못하던 터에 이번에 '고령화 가족'이 영화화 되면서 입소문을 탄 이 책을 구입해 먼적 읽게 되었다.
천명관이라는 작가는 원래 영화쪽에서 활동을 시작하다 빛을 못보고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에서 빛을 못보던 그가 전업을 해서 쓴 작품이 영화화 되면서 그의 꿈이 반쪽이라도 이루어지는 결과가 된듯하다.
여기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다. 50이 넘어은 나이에 70이 넘은 노모에게 엊혀 사는 전과 5범의 큰형과 망한 영화한편 만들고 영화계에서 잊혀진 둘째인 나 또한 알콜중독으로 다 잃고 엄마에게 엊혀 살게 된다. 거기다 2번 째 이혼한 동생 미연과 그녀의 딸까지.... 이들 5명의 사회 부적응자들이 티격태격 한 집에 모여 살게 되면서 여러가지 일을 겪게 된다.
첫째인 오함마가 간크게 한 건 해치우고 해외로 뜬 후 약장수라 불리는 조직폭력배들에게 오함마의 위치를 말하라며 구타를 당하다가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자존심이 상했거든. 니들처럼 배운 게 없는 놈들은 잘 모르겠지만 원래 사람은 이렇게 다루면 안되는 거야. 우린 위대한 문명을 창조한 존재고 우리 스스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살도록 제도를 발전시켜 왔거든. 니들이 무슨 짓을 하면서 살아도 좋지만 절대로 그 사실을 잊어선 안돼.' 어차피 그들에게 맞아 죽을거라 생각하고, 죽더라도 상한 자존심이라도 지키겠노라 말한 대목일 것이지만, 고령화 가족에서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과5범이고 돼지처럼 하는일 없이 먹기만 하지만 오함마는 미연의 딸과 잘 어울릴 만큼 순수함이 존재하는 50대 였다. 술장사를 하며 남자를 자주 갈아치우지만 미연 역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억척스러운 딸이고 엄마였다. 사회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다 늙은 자식들을 정성스레 먹이는 노모가 한 때 바람을 피웠든, 지금 다시 그 연인을 만나 결혼을 하든, 평상에 앉아 남의 험담이나 하는 노인들보다 못하다고 누가 말할수 있을까...
적어도 그녀는 못난 자식들이지만 보살피며 늦은나이에 다시 엄마로서의 삶에 충실하며 화초처럼 시들시들할수 있는 노후를 살았다고 할수 있을것이다.
유일하게 대학물을 먹고 감독이라 불리는 '나'라는 인물은 자존심 아닌 자만심만 가지고 살다가 실패한뒤 노모에게 엊혀 살면서도 그런 자신의 가족들을 무시하고 경멸하다가 결국은 자신의 위치가 형과 동생보다 못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