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가 신간으로 내어놓은 기행 산문집이다. 

그분의 세번째 산문집인데, 이미 '곽재구의 포구기행'과 '곽재구의 예술기행'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었고 그의 신간인 '길귀신의 노래'도 독자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절찬리에 판매가 되고있다고 한다.

여행을 좋아하고 사진을 좋아하고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하지않고 겨울에 빠져 사색을 즐기는분들이 읽으면 참 좋을법한 책이다.

나름 읽으면서 가슴 따땃해지는 느낌을 받았고 가슴한쪽이 훈훈해져가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시절의 이야기들과 흑백사진을 꺼내어놓은듯한 머릿속에서의 풍경들은 그 시절의 착한 추억들을 조심스레 끄집어내어 퍼즐맞추듯 한조각두조각 이어내는 작업을 할수 있는 경험을 갖게되었다. 와온 바닷가의 추억

그의 글들은 언제나 따뜻하고 포근하다. 그리고 힘들지않다. 일생생활이 지치고 힘들면 그의 글들에게서 평온함과 애써 잠재우려하지 않아도 정신사납던 마음들이 안정을 찾는다. 그래서 필자는 삶에 지쳐 힘들어하는 지인들에게 곽재구시인의 책을 가끔 선물을 하기도 한다.

마침 요즈음이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이해가 가기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보태보는것으로 가까운 지인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는것도 괜찮을것 같다.

다가오는 새해의 신년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마음의 힐링을 얻게해줄만한 책이라는 생각이다.

연말이 되어보니, 이제 한달이 채 얼마 남지 않은 이달에 세월에 지쳐 다음해를 기약해야하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와 편안함과 따뜻함을 전달해줄수 있는 책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길' 에 비유를 한다. 좁은 골목길도 있을것이고 아우토반같이 쭉 뻗어있는 길도 있다.

등산코스처럼 오르막내리막의 길도 있고 때로는 암벽을 타야하는 길도 있다.

이처럼 인생역경도 이 길과 비슷하니 그러한 비유를 하는것 같다.

곽재구시인도 이 책에서 그런 표현을 했다.

'시간을 헤쳐나가는것이 인생인것처럼, 길에서 만난 모든것이 인생이라 생각한다'

자연을 보게되었고 바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봤고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나만의 길도 보게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그의 작품, '빅픽쳐'를 만난이후 그의 매력에 푹빠져, 새로 나오는 작품마다 빼놓지 않고 읽는편이다.

더글라스 케네디, 불과 몇년이 채 안된것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것이..

아마도 나처럼 '빅픽쳐'를 통해 알게된 사람들이 꽤 많을것이다.

'빅픽쳐'는 장장 170주동안 전국주요서점의 베스트셀러에 등재되어있었고 그 이후 새로 나오는 작품들마다 독자들이 열광할수밖에없는 작품들을 내어놓았으니까..'리빙더월드'같은작품은 제외하고..머 리빙더월드가 재미가 없었다는것은 아니지만 너무 재미에만 치중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한다

'더 잡' 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것 같다..사실 이책을 고른것도 더잡의 재미를 기대하고 골랐던것 같다.

이번작품은 상당한 수준의 위트와 유머가 가미된 작품이다. 역시나 실망도 없는 조금의 군더더기 없는 작품이었다. 미국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상당부분 엿볼수가 있었고 쿨한줄만 알았던 그들도 세대간의 격차가 심하고 고지식한 사람들이 많다는것도 알게되었다.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방식이 다 거기서 거긴인가보다.

잘 모르고 있었던 미국의 '메인'주에 대해서도 공부할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무조건 강추 강추 강추다.

아침에 몇페이지를 넘기다가 그만 출근시간도 놓치게만드는 흡인력과 몰입짱의 매력을 가진 작품이다.

물론 그날 퇴근후에 새벽을 맞이하며 다 읽고야 말았다.

내용인즉 병원의 영상촬영 기사인 주인공인 로라가 평생 단 한번도 벗어나보지 않았던 메인주를 떠나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닷새간의 이야기다.

23년을 함께해온 남편인 댄도 실직하여 성격이 날카로와지고 주인공인 본인도 점점 감정제어가 되질않아 결혼생활이 위태롭자 로라는 영상의학과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러간 곳에서 운명적인 한남자를 만나면서 모든게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정말 빠져들을수밖에 없는 내용이고 진행이 매끄러우며 깔금하다.

책을 읽고있다보면 오래전에 보았던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라는 영화의 주인공들이 머리에서 겹치곤 한다. 내용도 살짝 비슷한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책은 재미보다는 현실에 밀려 근근이 살아가고 잇는 현대인들에게 자그마한 희망을 전해주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페 만우절 나남창작선 113
양선희 지음 / 나남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단 책의 두께감은 다소 얇은편이며 집중해서 읽으면 하루만에 읽을수 있을정도의 분량이다. 하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책이다.. 

무턱대고 제목만 보고 우습게 덤벼든다면 만약 큰코를 다칠수도 있을것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잇는 이 지구상의 모든 국가나 도시, 부족간의 사회에 만연되어있는것이 바로 거짓말이다.

가가이는 엄마아빠가 갓 태어난 귀여운 갓난아이에게 하는말에서도 거짓말을 찾을수가 있을것 같고 커가면서 아이가 부모에게 위기를 모면하기위한 거짓말도 있을것이고 친구사이나 연인사이, 또 전혀모르는 사람과의 사이에서도..또 정치인들의 거짓말들은 이제 어색하지도 않을정도로 우리들은 매사에 거짓속에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이러한 거짓과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양선희작가가 자신의 첫장편소설에서 심도있게 다뤘다.

매년 4월 1일을 만우절이라 하여 그날은 하룻동안 마음껏 거짓말을 해도 좋다는 날을 정해놓았다.

하지만 그날 또한 절제와 규칙을 정해놓고 보이지않는 스스로의 통제하에 이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날이라고 해서 모든 거짓말이 용서가 되는것이 아니고 그저 장난에 불과한 악의없는 거짓말만 통용된다는것이다.

그렇게 그날 하루만이라도 장난거짓을 맘껏하고 정상적인 사회에서의 사기나 각종 부조리드이 사라졌으면 하는 의도이었을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남을 속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해야만 하는 사회속에서 살고 있는것이다.

이 책은 만우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민은아가 자신의 삶을 빗대어 만우절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들면 '오늘이 만우절이였으면 좋겠어요' 라든지, '내가 살고있는 날들이 만우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요..만우절이 나를 속이는거죠'라든지..

스포일러가 되기는 싫지만 잠깐 책의 내용을 이야기해보면 신문기자인 한승애가 민은아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소문과 기사들을 수집하다가 거짓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에 이르게 되면서 그 진실을 파해져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남부럽지않은 환경속에서 살아가면서 고독해야만 했던 또 철저하게 외로워야만 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이곳저곳에 산재되어있는 거짓들이 얼마나 허망함이고 헛된것인지를 일깨워준다.

책의 속도감은 실로 대단하다.

몰입해서 읽을수박에 없으며 전개가 스피드하다.

우리가 말하는 말이 얼마나 사인간을 궁지로 내몰수 있는지도 또 죽음으로까지 갈수박에 없을정도로 피폐하게 만드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히구치 타쿠지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췌장이란놈이 인체내의 장기중에서 가장 참을성이 강한놈이란다. 

그놈은 말기가 될때까지 아무런 내색도 않고 조용히 있다가 손을 쓸수 없을정도가 되면 극심한 고통이 찾아오게되고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면 바로 말기 판정을 내리게 되는 암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암이란다.

그래서 췌장암은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지않는다면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한다.

두해전 친구 하나가 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서평을 쓰기로 해놓고 왜 몹쓸 췌장암의 이야기를 서두에 꺼내었는지...

이 책이 바로 췌장암으로 인해 6개월이라는 시간의 시한부선고를 받은 어느 한 방송작가의 가슴찡한 이야기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때 대부분의 반응들은 코믹물이나,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고 최진실과 박중훈 주연의 영화 '마누라 죽이기'같은 내용이 아닐까 하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막상 책을 받아들면 '아하' 하고 머리를 톡 치게 될것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한부선고를 받으면 한동안은 좌절하고 원망하고 침울해 있다가 어느순간 정신을 차리면 가족의 안녕과 주변정리의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동안 알고지내던 사람들과의 이별도 준비하고 남은 인생의 깔끔한 마무리를 준비하는게 맞지만 주인공인 이분은 생각이 좀 다른가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이야기를 끝까지 함구하고 마지막 인생의 화려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글쎄, 누가봐도 그 이벤트가 정말 화려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인공인 슈지는 그렇게 가장 화려한 이벤트라고 생각하는듯 하다.

바로 '아내에게 남편을 찾아주기...'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일본스럽다 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던것 같다.

일본의 영화나 소설들을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지만 가끔 그들의 문학을 접해보면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법한 내용인데 조금은 우리의 정서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느낄때가 많았는데 이 책도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것 같다.

책은 나름 감동도 주고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한다.

읽다보면 강한 몰입에 책속에 빠져들어 주인공 '슈지'를 도와주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슈지의 입장이라면 과연 저렇게 할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고 그의 아내에 대한 랑을 보며 느긴점도 상당했으니 이 책의 목적은 달성되어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모래 - 2013년 제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구소은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소설이다.

십수년전 제주도에 잠시 기거할때 한번 가보았던 '삼양 검은모래해변'을 떠올리는데도 시간이 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바다모래를 손으로 만져보며 어쩌면 이렇게 모래빛이 흑빛을 띨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다른 바닷가 모래에서 느끼지 못했던 유난한 부드러움에 다시한번 모랫속에 손을 넣어보게했던 감촉이었다.

하긴 제주도는 온통 검은빛이다. 산도 돌도 흙도 온통 화산재의 영향을 받아 모두 검은빛을 띈다.

그래서 책을 집어들기전 혹시 제주도에 관련된 내용들이 담겨있지는 않을까 하고 목차부터 살펴보았더니 역시 깊은 관련이 있었더랬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검은 모래는 우도의 검은 모래해안을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지난해에 처음 제주에서 시행된 제주 4,3평화 문학상의 제 1회 수상작이다.

7000만원 고료의 첫 당선자가 바로 '구소은'님이다.

일제시대, 요즘은 일제강점기라고 하던데, 제주도 출신의 한 해녀가족이 일본바다로 출가 물질을 갔다가 도쿄 남쪽에 위치한 미야케지마 섬에 정착하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당시에는 해녀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제주도에서 일본의 화산섬인 미야케지마까지 건너가 물질을 했다고한다.

그러다가 태평양전쟁후 돌아온 사람도 있는가하면 대부분은 일본땅 여기저기에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조센징이라는 명패앞에 가차없는 차별과 냉대를 경험해야했고 각종 부조리에 대항하면서 서러움을 극복해나가야만 하는 운명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다

이 책은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100년에 걸친 가족사를 이야기하는 가족사소설이지만 소설의 내용에 스며들어있는 공존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도 대부분 포함되어있다. 뻔한 내용일수도 있는 일제의 잔혹사와 한국분단의 아픔에 대한 내용등들, 또 냉전시대의 아픔이 대부분 포함되어있지만 단 한줄도 그 뻔함과는 비유될수 없을 정도로 내용은 신선했다. 

서사구조의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듯도 했고 재일조선인으로서 겪게되는 모진세월과 민족차별, 또 분단의 역사를 모체로한 남북의 이념차이에 대한 갈등또한 현실감있게 이야기한다.

제주로 돌아가고 싶은 과거지향적인 구월과 해금, 과거망각형인 건일, 과거와 현실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미유,,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구성이 탄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