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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래 - 2013년 제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구소은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이름이 생소하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소설이다.
십수년전 제주도에 잠시 기거할때 한번 가보았던 '삼양 검은모래해변'을 떠올리는데도 시간이 채 얼마 걸리지 않았다.
바다모래를 손으로 만져보며 어쩌면 이렇게 모래빛이 흑빛을 띨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다른 바닷가 모래에서 느끼지 못했던 유난한 부드러움에 다시한번 모랫속에 손을 넣어보게했던 감촉이었다.
하긴 제주도는 온통 검은빛이다. 산도 돌도 흙도 온통 화산재의 영향을 받아 모두 검은빛을 띈다.
그래서 책을 집어들기전 혹시 제주도에 관련된 내용들이 담겨있지는 않을까 하고 목차부터 살펴보았더니 역시 깊은 관련이 있었더랬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검은 모래는 우도의 검은 모래해안을 말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지난해에 처음 제주에서 시행된 제주 4,3평화 문학상의 제 1회 수상작이다.
7000만원 고료의 첫 당선자가 바로 '구소은'님이다.
일제시대, 요즘은 일제강점기라고 하던데, 제주도 출신의 한 해녀가족이 일본바다로 출가 물질을 갔다가 도쿄 남쪽에 위치한 미야케지마 섬에 정착하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당시에는 해녀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제주도에서 일본의 화산섬인 미야케지마까지 건너가 물질을 했다고한다.
그러다가 태평양전쟁후 돌아온 사람도 있는가하면 대부분은 일본땅 여기저기에 흩어져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조센징이라는 명패앞에 가차없는 차별과 냉대를 경험해야했고 각종 부조리에 대항하면서 서러움을 극복해나가야만 하는 운명의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다
이 책은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100년에 걸친 가족사를 이야기하는 가족사소설이지만 소설의 내용에 스며들어있는 공존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도 대부분 포함되어있다. 뻔한 내용일수도 있는 일제의 잔혹사와 한국분단의 아픔에 대한 내용등들, 또 냉전시대의 아픔이 대부분 포함되어있지만 단 한줄도 그 뻔함과는 비유될수 없을 정도로 내용은 신선했다.
서사구조의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듯도 했고 재일조선인으로서 겪게되는 모진세월과 민족차별, 또 분단의 역사를 모체로한 남북의 이념차이에 대한 갈등또한 현실감있게 이야기한다.
제주로 돌아가고 싶은 과거지향적인 구월과 해금, 과거망각형인 건일, 과거와 현실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미래지향적인 미유,,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구성이 탄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