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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조금은 독특한 책을 만났다..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뭔가 달콤하고 짜릿하며 베베 꼬이는듯한 그런 이야기들이 대부분일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별에 관한 이야기라면 실연의 상처를 극복하며 새로운 만남을 연상시키는 뭐 그런 이야기? 로 가는것이 정도일거란 생각을
했었다.
이 책을 처음 만나게 되었을때 기대했던것이 이별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구성된 짧은글들이나 아님 한뼘소설일줄 알았는데 그렇다기보다는 시와 짧은
글로 엮어낸 이별에 관한 포토에세이? 라고 해야할것 같다. 책에는 사진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벽이나 벽에 붙어있는 출입문이나 창문들의
사진들이다. 우리나라의 벽뿐만이 아닌 외국의 배경도 다수 등장한다..이 책에서의 벽은 남녀간의 헤어짐, 이별, 이루어질수 없는 그런 장애물로
벽을 선택한것같다.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필자의 스무살시절이 떠오르는지...다소 서툴렀던 사랑을 하던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눈물을 뚝둑 떨구며 보내야했던
상대방이 유난히도 보고싶기도 했던것 같다.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아름다울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살아가면서 꼭 한번은 스치듯이 만나보고싶기도 하다.
이 책은 총 3장으로 다툼전, 다툼중, 다툼후로 나뉘어있다. 이야기의 진행방식은 남자와 여자가 번갈아가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질수없는 그 무엇인가를 벽이라고 표현하는듯하다. 세계 여러나라(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중국, 싱가포르,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등지를 여행하며 찍었던 벽의 사진에 마음을 담아 이야기해냈다. 책을 읽으면서 벽만 바라보게 되니까
어딘지 모르게 눈앞에 큰 장벽이 있는듯 느껴지기도 했다. 그 벽을 중심으로 사랑을 했고 또 이별을 하는중인것이다.
사람들은 늘 벽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벽이 편안한 벽이 될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답답한 벽일수도 있다. 또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것처럼 남자와 여자간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벽 일수도 있다.
책에 등장하는 작가의 문장들은 참으로 간결하고 호소력있게 다가오는것 같았다.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본다면 함부로 이별하지
못할것 같다.
그런 연인들이 함께 이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보일수도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