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
류전윈 지음, 문현선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10월

중국의 소설이다. 예전엔 중국의 문학은 삼국지나 서유기등 중국의 거대한 역사의 틀안의 이야기인 역사적인 작품들을 만나는게 대부분이었는데 요즘들어 아마 얼마 되지 않은것 같다. 심심치 않게 중국의 문학작품들을 접하게 되는것 같다. 그것이 꼭 소설뿐이 아니라 에세이나 시집, 또는 자기개발서들도 꽤 들어오고 있느것 같다. 대륙의 성향을 그렇게 보는것도 괜찮은것 같다.

요근래 며칠전 중국이 고수해오던 1자녀 1가구 정책을 완전히 폐지하였다. 35년만에 페지된것인데 그 정책은 정말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었다고 한다. 고위층들이야 무슨수를 써서든 피했겠지만 저소득층이나 빈곤층에서는 둘째를 낳아 호적에 올리려면 벌금을 물어야했고 직장생활을 하는데에도 만만치않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했다고 한다. 태어난걸 어쩌겠나...호적에 올리지않은 아이들이 커서 사회의 문제로 이슈화되니까 아마도 폐지를 결정한것이겠지...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해서 인구가 늘어나면 현재 주춤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을 한층 끌어올릴수 있다는 판단에서 일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번에 소개하려하는 책 [나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다]는 이런 문제점에서 출발하는 책이기때문이다. 리설련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가보다. 처음엔 뭐 이런책이 있지? 라는 의문으로 출발했다. 우리나라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를 읽는듯한 고전적인 필체의 느낌으로 다가와서 읽는데 살짝 어렵다는 느낌을 받으며 시작을 했지만 리설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리설련의 남편과의 이혼을 취소하기 위한, 또는 그렇게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남편을 죽이기위해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며 동분서주하는 모습에 조금씩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주 조그맣게 다가왔던 사건이 종국에는 아주 커다랗게 부풀어져서 리설련은 막대한 권력? 을 행사하게 된다. 자신을 무시하던 공무원들까지도 직위해제시킬 정도였으니말이다. 20년간 그녀가 끌고다니 사건들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중국사회에서 경종을 울릴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책은 순전히 그녀만을 이야기하려하는듯하다. 후반부에 약 20여페이지정도를 고소로 인해서 직장을 그만둔 남편의 이야기로 할애했지만 그래도 남편의 삶은 리설련의 삶보다는 행복했다. 20년간의 리설련의 활약상...참 재미있는 책이다.

나라 없는 나라

나라 없는 나라 -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광재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0월

뜻있은 책들을 많이 내어놓는 다산책방에서 새로이 내놓은 흥미로운 역사소설 [나라없는 나라]..제 5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라는점에서 더욱더 관심이 가던 터였다. 또 국정교과서 논란으로 혼란한 요즘 괜시리 우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평소보다 높아지는듯 해서 꼭 한번 읽고싶었던 책이었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인식해야할텐데..승자의 역사가 되어서는...

얼핏 제목만 들어 보아도 우리의 옛 조상들의 북받치는 서러움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그러한 분위기가 흐른다. 정말이지 감동적인 역사 한편을 보았다.

이 책 [나라없는 나라]는 조선말기 어둡고 혼란스러웠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어수선하고 불안했던 조선의 개화기때의 이야기이며 많은 이들이 역사시간에 배워왔던 흥선대원군과 명성황후의 대결구도가 그려지고 민초들의 동학혁명과 녹두장군 전봉준을 집중 조명한다.

학창시절 시험공부만을 위해서 알고 외우고있던, 동학혁명은 전봉준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정말로 이 책을 읽지않았다면 그저 시험만을 위해 알고있던 그 공식만을 기억하고 있었을테지..탐관오리들의 갖은 수탈에 못이겨 전봉준을 선두로 농민들이 들고일어났다가 실패했던 짧은 역사의 기록만을 말이다. 그 뼈저리게 아프고 통탄을 금치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말이다.

이 책 [나라없는 나라]를 통해 동학혁명이 민초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번 기회에 새삼 제대로 알게되었던것 같다. 또 그 동학혁명이 우리민족의 뼈아픈 시대의 하나의 사건이 아닌 우리민족의 핍박에서 벗어나기위한 백성들의 아픔과 슬픔을 그대로 전달해내었다고 감히 평가해본다. 지금도 비슷하겟지만 어느 시대나 썩은 정치인들의 흑백논리는 존재했는가보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있었지만 실제로 조선이라는 나라가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아니 있었는지조차도 궁금해할뿐인 시절.. 무지한 백성들은 그 나라를 지키려하고 그 혼란을 틈타 기회를 노리는 친청과 친일을 하던 탐관오리들의 세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정말 분한 마음을 금치못햇고, 만일 내가 조금은 유치한 생각이지만 그 시대에 태어났었다면이라는 생각이 간절했다.

한줄 한줄 읽기가 버겁다. 아주 낮선 어휘들과 단어들에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간만에 책을 읽으며 인터넷검색을 했던적이 실로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책에 아주 깊숙히 빠져 들어서 읽다보면 그 시대의 중심에 내가 서있다는 느낌을 받게된다. 그만큼 책은 생동감있고 실제로 현재를 이야기하는듯한 착각까지 들게한다. 한사람의 고뇌가 미치는 영향은 어디까지인가..대부분의 민중들의 생각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던져넣고마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끝을 보지못한듯하다. 그만큼 고귀했던 인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마음속깊이 전해졌다. 백퍼센트 사실은 아닐지언정 우리가 알아야하는 부분만큼은 정확하게 꿰뚫고 속시원히 우리의 역사를 온전히 보여주었던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정신이 계속 계승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아질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정말 민중이 바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자작나무숲으로 간 당신에게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 이호준의 아침편지
이호준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것이 얼마나 힘이 들지에 대한 짐작을 이야기하려는것 같다. 또는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안에서 그 힘듦을 행복으로 바꿔가는 다양한 인생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려는것 같다는..그렇기에 이 책은 살다보면 어느날 문득에 대한 이야기...라고 표현해 볼까 한다.

독자들에게 희망과 여유를 이야기하려는것 같고 용기와 위로를 주려는것 같다..이호준의 아침편지 [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하루하루 살아왔던것들 안에 기억하고싶은 것들, 이야기하고 싶은것들, 또는 곡 전달하고싶은것들을 평범하면서도 담백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려는 책이다.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작가만의 감정을 담아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걸어보려 하듯..가끔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이 이야기들이 정말 좋았다.

저자가 여러곳을 떠돌며 보아왔던 모든것들, 몸소 체험했던것들, 들어왔던것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또는 작가의 경험으로 풀어낸 수필집이다. 때로는 1인칭 시점에서, 또 때로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듯한 대화체로 구성되어있다. 어찌보면 한권의 책이 소설처럼 엮여 있는것 같지만 이야기 하나하나 가 모두 다른 이야기인데 작가의 영리한 작품배열방법때문에 하나의 연결되는 이야기같다.

내가 잘 살고 있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고, 이것이 정말 믿고 살아도 되는 나라일까 라는 의문을 품게하기도 했다.

절실하게 도와주고 싶은 이가 있구나란 생각을 하게한 이야기도 있었고, 거대 사건 하나가 어떠한 시련과 상처가 되는지 그 크기가 얼마나 큰지에 대한 이야기에 부보의 마음 자식으로써의 도리, 모든것이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다.

최종적으로 하나의 생각을 정리하자면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교훈을 얻을수가 있었던 책인것 같다. 책속에 등장하는 참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내 자신은 어쩌면 참 행복하게 살고있지만 그것이 행복인지 몰랐던것일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나보다 주위환경이 좋지 않을것 같다고 생각한 사람들조차도 나보다 더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난 그걸 모른체 살아가고 있었던거구나란 생각..지나간 나에 인생에 대해서의 반성의 시간도 가질수 있었던 고마운 책으로 기억될것 같다. 이유는 이책을 다 읽고나서 나도 모르게 의도치않게 지난날의 나를 되돌아볼수밖에 없게되었고 또 다시 의도치않게 지금부터라도 내 주위의 많은것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같은것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머릿속에 격하게 꽂히는 생각도 하게 된다.늘 똑같다고 생각해오던 평범한 일상들이 매일매일 새롭게, 또는 다르게 다가올수가 있구나란 생각을 주는 책..

이젠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르지도 않게 세상을 즐기며 여유롭게 살아가야겠다. 마음의 위로, 마음의 여유, 아픈것들에대한 마음의 치유, 그야말로 힐링을 할수 있는 내용들이 글자 한자한자도 놓치기싫을정도로 인간을 말하는 책이다.

칼

칼 - 김규나 소설
김규나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10월

칼의 마지막장을 덮으며 문득 들었던 느낌은 소름이다..무더운 여름에 스산한 겨울의 온도를 느낄수 있었다고나 할까..간결하고 스피디한 문체..역시 김규나의 글은 흡인력이 있다..읽다보면 도대체 헤쳐나올수가 없다. 그 책속에 꼭 갇혀서 마지막장을 덮을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리고 소설의 정석인 재미 또한 빠뜨리지 않는다..단편소설집 [칼]은 자칫 무거워질수도 있는 주제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섬세하고 날카롭게, 또는 화살이 날아와 정확하게 과녁에 꽂히듯이 또렷하게 직시해내었다. 무료했던 일상에서의 탈출이었다고 표현해도 될만큼 이 책은 내게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여성에 대한 해부학이라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인간의 연민과 따뜻함도 놓치지않았다고 평가해본다.

[칼]은 11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단편소설집이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짧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으나 결코 가볍거나 무시하고 넘어갈 내용들이 아니다. 뒷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지는게 매력인 단편소설로써 충분히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생각이다.

사랑과 배신, 그리고 이별, 또는 애정결핍등 여자들의 입장에 서서 이야기하는 글들..그렇기에 여자들이 느끼기에 충분할만큼 섬세한 감성들로 책은 그렇게 분위기를 주도해나간다.

탄탄한 구성과 작가가 세상의 여자들에게 전달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나름의 메세지들이 담겨있는듯한 느낌마저 드는 단편집이었다. 책을 잡고 채 세시간이 걸리지 않을정도로 빠르게 읽혀나간다. 그만큼 흡인력이 강하고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강한 책이었다. 이삼십대의 여자들이 주 독자층이 될것 같다. 그만큼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들로 구성되어있고 사랑과 이별에 관한 내용들이 바닥에 깔려있고 등장인물들도 대체로 그즈음의 여자들이다. 생각할게 많은 책이었고 누구에겐가 사랑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던지고 싶을 만큼 내 안의 또다른 영혼의 이야기처럼도 느껴진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코카스칵티를 위한 브롤로그'와 '차가운 손' 특히 '차가운 손'을 읽을때는 며릿볏이 쭈뼛쭈뼛 스는 경험마저 했었던것 같다. 결코 그냥 지나치면 안될것 같은 주제들로 이루어진 김규나의 단편소설집 [칼]...꼭 읽어보길 권해본다.

느리게 오는 편지

느리게 오는 편지 - 최돈선의 저녁편지
최돈선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10월

오늘 같은 날씨에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다.. 비가 그치고 나니 날씨가 쌀살해지는게 이제 곧 겨울이 성큼 한 발짝 다가왔음을 느낀다. 어린시절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인것이 가을만 되면 괜히 센치해짐을 느낀다. 낙엽도 밟아보고싶고 어린시절 친구의 소식도 궁금해지고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써보고싶다는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니 손편지를 쓸 대상이 없다. 아니 이젠 손편지라는 자체의 의미가 무색해짐이겠지..받으려는 사람도 없고 스려는 사람도 없다. 다른것이 그것을 대신하고 있으니까..사람들은 편리함에 익숙해져있는거겠지..

일을 오전중으로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와 커피 한잔 진하게 타놓고 아무도 없는 집 거실 쇼파에 앉아 책장을 펼처들었다. 정말로 가을의 운치가 제대로 느껴지는 가을냄새가 많이 나는 책이다. 느리게 오는 편지...'최돈선의 저녁편지'라는 부제가 붙은...제목이 가슴에 깊이 박힌다. 참으로 좋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한참동안이나 떠나지 않는다. 쉬이 잊혀져서는 안될 소중한 문장인것 같다. 딱 들으면 느껴지는것이 문득 여유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고 추억...또 하나, 뒤를 한번 돌아봐야겠다는 생각..

편지를 써본적이 언제였던가? 결혼전 집사람에게 가끔 써주었던 손편지가 떠오른다. 그리고 군시절 고참들의 성화에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곤 했었는데 그시절의의 추억도 새롭다. 중고딩시절...4년여동안 펜팔을 했던 그 묘령의 여학생의 기억도 새록새록 다시 떠오른다. 요즘은 세상살이가 참 팍팍해졌다는 생각이다. 문자나 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고 이젠 카톡이 모든 통신의 대표가 되어버렸다. 그만큼 낭만이 사라져가고 있는거겠지..

작가의 의도도 그것이다. 옛날처럼 글자를 한자한자 힘주어 눌러쓰던 추억의 손편지와 앞서 말한것처럼 메일이나 문자를 비유한것이다..

책에 그려지는 이야기들은 참 아름답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작가는 참으로 꼼꼼하게 표현해낸다. 그냥 지나쳐버릴수 있는 단순한 상황들도 조용히 마음으로 이야기하는듯 하다. 그래서 옛 생각이 더욱 더 그립다. 춘천이란 도시에 약 10여년정도 인연을 맺었다. 지금은 그곳을 떠나 일년에 서너번 들리러 가는곳이 되었지만 한때는 춘천이라는곳에 살수 잇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작가의 이야기는 춘천의 추억이 많다.

읽으면서 작가가 좋아하는곳을 나도 많이 좋아했엇다는 생각을 한다. 가장 좋아했던 '콧구멍 다리' 사실 다리이름은 다로 있을거라는 생각인데. 다리밑의 모양이 콧구멍같이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사람들은 부른다. 사계절 물이 차가워서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소양댐 밑 그 다리에 들르곤 했었는데...

어찌되었든 작가가 이야기하는 느림의 미학이 참 좋다. 여백과 그리움, 비워서 충만한 가벼움, 따뜻함을 느낄수 있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친절...

자 이제 누구에게 손편지를 쓸지 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