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박사 서은경의 건강 100세 처방전, 디톡스 - 건강한 사람들이 평소에 늘 실천해야 하는 디톡스 이야기
서은경 지음 / 성안당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과식하지 마라. 육류를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라!

 

건강에는 과식보다 소식, 육류보다 채식이라는 건 이제 상식이다.

이 책 말고도, 다른 책에서도 수없이 하는 말이다.

 

뻔한 말이지만 찬찬히 점검해보자.

소식하는가? 육류를 줄였는가? 채식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는 사람에게 이 책은 그 원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책이다.

과식과 육류가 어떻게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소식과 채식이 왜 몸에 유익한지를 잘 밝히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면 유해 미생물에 의해 독소가 생겨난다.

그 독소로 인해 각종 질환이 일어난다.

동물성 음식인 육류, 생선, 유제품을 15% 이하로 섭취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다시 한 번 동기 부여를 해줄 책이다.

몸 속에는 100조 개의 미생물이 사는데, 유익한 미생물도 있고 해로운 미생물도 있다.

유익한 미생물은 채식을 좋아하고, 해로운 미생물은 육류를 좋아한다.

그래서 육류를 즐길 경우, 몸에 해로운 미생물들이 많이 활동하게 된다.

그럼 결과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암 등 질병에 걸리게 된다. 

 

'어떤 음식이 좋고, 어떤 음식이 나쁘다'는 식의 단순 정보는 우리 삶을 바꾸는데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왜 그러한지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며 조금씩, 구체적으로 바꾸어나가는 게 필요하다.

 

이 책은 한의사인 저자가 한의학을 기초로 최근 연구 결과들까지 한데 엮였다.

동서양, 전통과 현대의 지혜가 잘 어우러져 있다.

음식과 건강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

고민이 없던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삶이 달라질 것 같다.

 

 

한편 음식 뿐 아니라 체온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잘 설명하고 있다.

체온 유지에 대해는 잘 몰랐는데, 따뜻하게 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찬 물 마시면 체온 내려가니까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좋다 등의 실천방안도 잘 나와 있다.

 

또 가끔씩 1,3일씩 단식하는 것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동물은 아프면 음식을 먹지 않는다. 회복한 후에 먹는다. 

독소를 강력하게 배출해내는 게 바로 단식이다.

 

독소를 배출하는 방법-디톡스가 이 책에 잘 설명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건강해지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설계, 통일!

 

통일? 통일은 무슨 통일, 싶을 만큼 거리 있는 단어다. 통일이 되면 좋은 점, 어려운 점은 대충 다들 안다. 한민족이 되니 땅도 넓어지고 사람도, 자원도 많아져서 좋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울 거라 꺼려한다. 경제적으로 곤란해지는데 누가 반기겠나. 그러니 통일은 취업, 인생 문제에 밀려날 뿐이다.

 

그런데 그 통일이 정말 좋다고, 경제적으로도 획기적으로 좋은 일이니 얼른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뜬금없는, 아니 쌩뚱맞은 책이 나왔다. 저자는 스님이다. 법륜 스님. 그는 <엄마 수업>, <스님의 주례사> 책과 청춘콘서트, ‘안철수의 멘토’ 등으로 유명해졌다. 오랜 기간 통일운동해오며 품은 생각들을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기자가 인터뷰로 풀어내고 정리하여 책을 냈다.

 

의아하다. 통일을 말하는 게. 하긴 앞의 책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엄마 이야기를 하거나 결혼하지 않는 스님이 주례사를 하는 것도 독특하니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주목받은지도 모르겠다.

 

그럼 질문이 든다. 오랜 기간 통일운동을 해온 분이 왜 가정, 연인 이야기를 하는 걸까? 부드러운 이야기로 유명해지고나서 정작 하고 싶은 말을 꺼내는 것일까? 법륜 스님에겐 그 역시도 통일운동의 일부다.

 

통일은 민족의 문제이고, 시대적 역사적 과제이다. 그걸 풀어가는 사람들은 과연 행복한가? 통일된다면 자연스레 행복해지는가? 북유럽은 복지와 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지만 자살률이 매우 높다. (무려 한국만큼이나!) 구조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니기에 이러한 문제해결도 통일운동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헐벗고 굶주리는 친척들이 있다. 그 소식을 듣고 자기의 아픔으로 느끼는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사람들. 둘 다 그럴 수 있지만 공감하는 사람들이어야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을 것이다.

 

법륜 스님은 바쁘다. 하루에 2~3시간 잔다고 한다. 무리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에 누가 굶어 죽었다, 난민이 발생했다, 체포됐다 등의 소식을 들으면 게으를 수 없다고 답한다.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이웃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좋은 해결 방안을 찾는다. 그게 바로 통일이다. 통일이 밥 먹여주고, 일자리도 늘려줄 거라고 설득력 있게 시종일관 말한다.

 

북핵 문제, 세습 문제, 인권 문제 등 민감할 수 있는 사안도 책에서 시원스레 답변해준다. 북한 사람들이 북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체제 유지를 하려는 것이고, 그것은 남한이 주한 미군을 통해 국방력을 유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인권 문제는 (남한) 보수진영에게는 정치와 구분하여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남한) 진보진영에게는 무지한 것이라며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라고 말한다.

 

보수, 진보 양쪽의 의견을 따르기도 하고, 지적도 하고, 제3의 길을 말하기도 한다. 여기도 저기도 속하지 않으니 기존 세력에게 지지받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서로를 통합하는 의견을 말하기에 둘 다 따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게 많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통일을 간절하게 염원하는 저자도 무조건적인 통일을 바라는 건 아니다. 통일된 한국이 어떤 사회일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양극화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쩌면 노동자가 통일을 반대하고 대기업이나 재벌이 통일을 찬성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267쪽)

 

통일은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되고 전쟁하고 갈등했던 지난 100년의 상처를 청산하는 계기이자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설계를 해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남북통일국가의 형성을 1단계로 하고, 한일 경제공동체, 그 이후엔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를 연결하여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이뤄가자고 말한다.

 

통일의 문제는 단지 남과 북의 일이 아니다. 당장 중국과 일본, 미국이 영향을 받고 동북아권이 들썩 거리게 되면 세계로 파급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한 넓은 전망이 이 책에 간결하고도 알차게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조금 있다. 북한을 개발하며 자원을 많이 얻고,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는 건 좋지만,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남한의 부동산 투기꾼들을 매우 주의하며 경제성장이라는 환상에 빠지지 않으면 좋겠다. 책의 앞부분에서 말한대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가는 방향으로 진행되면 참 좋겠다. 그럴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또 통일을 통해 국가 위상이 높아져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한다. 세계의 중심이 되고 싶어 그렇다기보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우리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조금 더 부연하고 싶다.

 

통일 이야기를 쉽고 설득력 있게 전한다. 일단 ‘통일’이란 말을 대중에게 꺼낸 자체가 대단하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논의와 비판, 고민을 덧붙여가면 어떨까 싶다.

 

책 맨 뒤에서 오연호 기자는 ‘법륜 스님이 승려만 아니라면 대통령에 도전해볼만 하다’고 하는데 공감된다. 그만큼 역사의식, 사회안목, 자기수행 능력이 잘 어우러져 있고, 그런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다. 가능한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나와 당신, 우리의 100년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스푼 - 차 한 잔 한숨 한 스푼, 술 한 잔 눈물 한 스푼
고충녕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작년 11월, 강원도 홍천으로 귀촌했다. 친구들이 오랜 기간 적당한 귀촌 부지를 알아보았고, 그해 여름부터 하나둘씩 정착하게 되었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강원도라는 말 자체부터 어색했다.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가니 생활 양식도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다.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한다. 나무를 불로 때워 생기는 열로 물을 데우는 거다. 뒷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불 피우는 게 겨울의 주로 할 일이다. 화장실 대신 생태 뒷간이라 하여 똥과 오줌을 모아 퇴비로 이용한다. 밖에 있다보니 멀기도 하고, 추운 날씨엔 추워서 이용하기 쉽지 않고, 요즘 같은 여름엔 파리의 근원이자 냄새도 난다. 하지만 쓰다보면 양변기보다 편하다. 무엇보다 똥, 오줌을 버리는 게 아니라 퇴비로 쓸 수 있어 좋다.

 

시골생활을 하다보니 자연의 은총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나무도 그렇고, 똥 오줌도 그렇고 우리가 살아가며 이렇게 저렇게 자연에 영향을 주고 받는다. 사람은 자연 없이 살아갈 수가 없다. 한 번 생각해보자. 물 없이, 햇빛 없이 사람이 살 수 있는가? 나무와 석유도 그렇고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부담감이 몰려 왔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자연을 착취하고만 있고, 도움을 주는 건 없다는 것 같은 마음에서다. 권정생 선생님의 <하느님의 눈물>에 나오는 똘이 토끼처럼,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 고민은 잘 마무리 되었다기보다 시간이 흘러 잊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다. 굳이 정리하자면 ‘고마운 마음을 갖고 되도록 적게 쓰자’이고. 여하튼 이러한 생각들이 있기에 이 책 <한 스푼>에도 손길이 갔다.

 

저자는 강원도 양양에 산다는데, 홍천과 붙어 있을 뿐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이 양양 가는 길목이라 괜히 친근하게 느껴졌다. 내용도 많이 공감이 되었다. 알밤을 주우면서도 다람쥐의 먹을거리를 생각하고, 자동차 운전을 하다가 길 위를 지나는 개구리를 피해가는 모습들이 그렇다.

 

글 꼭지 분량이 6쪽 정도라 하루에 한 두 꼭지 읽기에 좋다. 찬찬히 저자의 시골살이, 그로 인한 경험과 생각들을 읽어보면 자연스레 차분해진다. 군데군데 삽입된 사진도 함께 볼만하다. 사람 뿐 아니라 동물, 식물의 생명에도 관심있기에 불편함이 덜 하다. 출판사 홈페이지에 가면 새 소리 등의 음향파일도 들을 수 있다던데 한 번 가봐야겠다.

 

처음 시골에 왔을 땐 ‘뭐 먹고 살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도시에서 사는 걸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싶다. 도시 매연은 정말 숨 쉴 수 없게 만든다. 삶의 여건은 시골이 훨씬 좋다. 이 책을 읽으면 그 맛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생명이 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시골에서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사람들 모두 한 번씩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성소은 지음 / 삼인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방이란 불교 수행자들이 참선하는 방을 말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하나님을 만났다고? 제목만 봐도 저자가 무얼 말하려는지 짐작된다. 역시 책을 읽어보니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과 조화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불교와 기독교는 어떠한지를 먼저 묻게 된다. 건강한가? 그렇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기독교는 요즘도(?)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 한동안 '고소영' 라인이란 말이 돌았다. 특정 교회 인사가 계속 정부에 등용되어 종교 편향의 문제를 야기시켰다. 최근엔 불법 허가 문제로 사랑의 교회 건축 문제가 불거졌다. 개인의 교회 사유화, 세금 안 내는 문제 등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동안 잠잠하던 불교도 요즘 꽤나 시끄러웠다. 스님들의 도박, 룸살롱 출입 등이 크게 터져나왔다. 물론 일부의 문제겠지만, 사안은 심각하다. 도덕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종교가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런 정황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이라? 이게 얼마나 설득력과 관심을 얻을 수 있을까?

거꾸로 질문하면, 불교와 기독교가 만나면 이런 문제가 사라질까?

아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 책의 가치는 무어란 말일까?

 

 

내가 제안하는 바는 우리가 종교 집단 자체에 특별한 기대를 걸지 않는 거다. 어느 종교든, 어느 집단이든 인간의 욕망이 작동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한다. 문제를 따라가다보면 아름다운 모습을 찾기 어렵다. 대신 종교를 통해 드러나는 좋은 모습에 주목하면 좋겠다.

 

저자는 자기 자신의 건강한 삶을 찾으려 했다. 그 과정이 기독교와 불교를 아우르는 영적 여행이었다. 이 책이 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의 종교 이력(?)만 보면 순복음 → 성공회 → 불교 → 통합? 이다. 앞의 세 시기는 책에 잘 서술되어 있다. 마지막 부분도 나와 있기는 하지만 좀 짧은 느낌이다.

 

환속 이후에 일상에서 통합 종교 수행을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 궁금한 부분인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독자)들이 그와 마찬가지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살고 계신지, 어떻게 수련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출판사인 삼인에서 낸 책 중 <이름 없는 하느님>이란 책이 있다.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책 뒷 날개에 소개되기도 한 책이다. 그 책 저자는 실제로 종교다원주의 논의, 종교간 대화 등을 해보니 어느 한 종교에 깊이 뿌리 내린 채 열려 있는 사람들이 의미 있는 걸음을 이어간다고 말한다.

 

내 말로 바꾸어 정리하면, '자기 수행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다른 종교를 만나 더 성숙하게 된다'는 거다. 겸손하게 진리, 도를 찾는 사람이라면 종교간 다름을 통해 오히려 더 배울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한 번 생각해보자. 세계 기독교 중에서 공식적으로 '새벽기도회'가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나? 우리나라 밖에 없고, 우리에게 영향을 받은 몇몇 교회들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왜 그럴까? 한국 초기 기독교 지도자인 길선주 목사가 불교의 새벽참선을 보고, 새벽을 깨워 하나님께 기도하자며 기독교에 맞게 변형시킨 거다.

 

그처럼 절하는 것을 새로운 기도 방법으로 응용할 수도 있다. 다른 종교에서 배울 게 없는 게 아니다. 기독교에서 열심히 성경공부 하는 것에 자극받아 카톨릭도 성경공부에 열을 낸다고 들었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잘 사는 삶을 고민하고 모색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만 하다. 특정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상관없다. 이렇게 고민하다가, 이렇게 변화를 이뤄가면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구나 알게 되니 말이다.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지체의 간증, 자신을 찾고 비우며 수행하는 도반의 수행기으로 읽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주니어 클래식 11
강신준 지음 / 사계절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칼 마르크스가 1867년에 써낸 <자본>을 풀어 쓴 책이다. 주니어 클래식이라는 연속 기획물의 일부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하였다. 그러다보니 본래 <자본>은 (번역본 기준으로) 3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이 책은 240쪽 밖에 되지 않는다. 글도 쉽게 서술된 편이다. 개념 자체가 낯설어서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부드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도대체 <자본>이 어떤 책이고, 무슨 말을 하고 있기에 청소년들을 위해 이렇게 풀어 써내는 것일까? 이 질문에 책의 내용으로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해일 수 있지만 <자본>을 읽은 사람이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용은 모르더라도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모르는 사람 없이 다들 나름대로 갖고 있을 거다. 책 제목이 워낙 유명하니 말이다. 대부분은 부정적일 것이다. 빨갱이부터 시작하여 종북주의를 운운할지도 모르겠다. 

 

직접 읽어보니 그럴만하다! 우리 시대의 삶과 문화의 바탕이 되는 자본주의와 '주류' 경제학을 낱낱이 헤치며 문제를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자본가, 혹은 부자, 베짱이 같은 사람이 보면 '불온서적', '금서'로 지정하여 못 읽게 만들 것이다.

 

<자본>은 1848년 혁명의 불길이 타올랐지만 1년만에 사그라든 것에 의문을 품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연구하여 낸 책이다. 오랜 기간 연구하여 내놓은 역작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편견을 걷고, 상식 차원에서라도 한 번쯤은 읽어봐주면 좋겠다. 특히 <자본>이 부담스럽다면 이 책이라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8,640만원(2010년 기준)이다. 반면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그의 아들 이재용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수익은 500억과 84억원이다. 이 둘은 경영자 CEO의 위치에 있기에 그 급여는 또 따로 있다. 배당수익이란 삼성전자의 주식(자본)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 얻는 수익이다. 아무리 그래도 100배, 600배씩 차이 나는 건 너무 하지 않는가? 왜 이렇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차이가 크다는 말인가?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택시 기사가 하루 운전해서 13만원을 번다.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는 돈이 매일 10만원이다. 하루 가스값으로 1만 5천원이 나간다. 그렇게 한 달에 21일 일하면, 하루 수입 1만 5천원 x 21일 + 월급 70만원, 하여 모두 101만 5천원을 번다. 매달 21일 동안 매일 10만원씩 사납금을 내면 210만원이다. 그 중 7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 거다. 회사는 나머지 140만원을 갖는다. 노동자는 101만 5천원, 회사는 140만원, 이런 상황이 어떤가? 회사 수입의 일부가 차량 유지비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하지 않다면 자본주의 논리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자본을 투자했으니 그만큼 받는 건 정당하는 논리.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자본주의 논리의 약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논리를 바꾸든지, 더 공고하게 만들든지 어쨌든 잘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다르게 노동하지 않고, 땀 흘리지 않고 돈 버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이든 <자본>이든 읽길 바란다. 그럼 그 이상한 점이 풀리고,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개미와 베짱이 비유로 노동자와 자본가를 설명한다. 열심히 땀흘리며 일하는 개미와 개미의 노동을 통해 앉아서 돈을 버는 베짱이. 사실 개미와 베짱이 비유는 근면과 게으름을 일깨우는 우화(였)다. 부지런한 개미는 양식을 비축해두었다가 겨울을 잘 나고, 놀았던 베짱이는 겨울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이 비유는 오늘날 자본주의 문명에서는 더이상 적합한 우화가 아니다. 일하지만 가난한 개미와 놀지만 부유한 베짱이가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돈을 굴리고, 노동자를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노동으로 볼 수도 있다. 전혀 의미 없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미가 땀흘린 몫을 나누어 베짱이가 살아간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자본>에서 영감을 얻은 사회주의는 오늘날 분명하게 몰락했고, 더 이상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데도 신기한 건 사회주의에 영감을 던졌던 <자본>은 계속 연구되고 있다. 사회주의는 끝났어도 자본은 끝나지 않았다?!

 

자본주의에 결함이 있다는 것 역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 없는 시스템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안주하거나 체념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 핵심적인 단초가 자본에 있기에 계속 연구된다고 본다. 여기서 멈추지 말자. 신명나는 모험을 이어가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