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주니어 클래식 11
강신준 지음 / 사계절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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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칼 마르크스가 1867년에 써낸 <자본>을 풀어 쓴 책이다. 주니어 클래식이라는 연속 기획물의 일부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기획하였다. 그러다보니 본래 <자본>은 (번역본 기준으로) 3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이 책은 240쪽 밖에 되지 않는다. 글도 쉽게 서술된 편이다. 개념 자체가 낯설어서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부드럽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도대체 <자본>이 어떤 책이고, 무슨 말을 하고 있기에 청소년들을 위해 이렇게 풀어 써내는 것일까? 이 질문에 책의 내용으로 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오해일 수 있지만 <자본>을 읽은 사람이 드물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용은 모르더라도 이 책에 대한 느낌은 모르는 사람 없이 다들 나름대로 갖고 있을 거다. 책 제목이 워낙 유명하니 말이다. 대부분은 부정적일 것이다. 빨갱이부터 시작하여 종북주의를 운운할지도 모르겠다. 

 

직접 읽어보니 그럴만하다! 우리 시대의 삶과 문화의 바탕이 되는 자본주의와 '주류' 경제학을 낱낱이 헤치며 문제를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자본가, 혹은 부자, 베짱이 같은 사람이 보면 '불온서적', '금서'로 지정하여 못 읽게 만들 것이다.

 

<자본>은 1848년 혁명의 불길이 타올랐지만 1년만에 사그라든 것에 의문을 품은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연구하여 낸 책이다. 오랜 기간 연구하여 내놓은 역작이다. 사회주의에 대한 편견을 걷고, 상식 차원에서라도 한 번쯤은 읽어봐주면 좋겠다. 특히 <자본>이 부담스럽다면 이 책이라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8,640만원(2010년 기준)이다. 반면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과 그의 아들 이재용 사장이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수익은 500억과 84억원이다. 이 둘은 경영자 CEO의 위치에 있기에 그 급여는 또 따로 있다. 배당수익이란 삼성전자의 주식(자본)을 가지고 있다는 점만으로 얻는 수익이다. 아무리 그래도 100배, 600배씩 차이 나는 건 너무 하지 않는가? 왜 이렇게 노동자와 자본가의 차이가 크다는 말인가?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택시 기사가 하루 운전해서 13만원을 번다. 사납금으로 회사에 내는 돈이 매일 10만원이다. 하루 가스값으로 1만 5천원이 나간다. 그렇게 한 달에 21일 일하면, 하루 수입 1만 5천원 x 21일 + 월급 70만원, 하여 모두 101만 5천원을 번다. 매달 21일 동안 매일 10만원씩 사납금을 내면 210만원이다. 그 중 7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 거다. 회사는 나머지 140만원을 갖는다. 노동자는 101만 5천원, 회사는 140만원, 이런 상황이 어떤가? 회사 수입의 일부가 차량 유지비로 쓰인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가?

 

이상하지 않다면 자본주의 논리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자본을 투자했으니 그만큼 받는 건 정당하는 논리. 그렇다하더라도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자본주의 논리의 약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논리를 바꾸든지, 더 공고하게 만들든지 어쨌든 잘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와 다르게 노동하지 않고, 땀 흘리지 않고 돈 버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이 책이든 <자본>이든 읽길 바란다. 그럼 그 이상한 점이 풀리고,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개미와 베짱이 비유로 노동자와 자본가를 설명한다. 열심히 땀흘리며 일하는 개미와 개미의 노동을 통해 앉아서 돈을 버는 베짱이. 사실 개미와 베짱이 비유는 근면과 게으름을 일깨우는 우화(였)다. 부지런한 개미는 양식을 비축해두었다가 겨울을 잘 나고, 놀았던 베짱이는 겨울에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이 비유는 오늘날 자본주의 문명에서는 더이상 적합한 우화가 아니다. 일하지만 가난한 개미와 놀지만 부유한 베짱이가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가가 돈을 굴리고, 노동자를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노동으로 볼 수도 있다. 전혀 의미 없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미가 땀흘린 몫을 나누어 베짱이가 살아간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자본>에서 영감을 얻은 사회주의는 오늘날 분명하게 몰락했고, 더 이상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데도 신기한 건 사회주의에 영감을 던졌던 <자본>은 계속 연구되고 있다. 사회주의는 끝났어도 자본은 끝나지 않았다?!

 

자본주의에 결함이 있다는 것 역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 없는 시스템은 없으니까..

그렇다고 안주하거나 체념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 핵심적인 단초가 자본에 있기에 계속 연구된다고 본다. 여기서 멈추지 말자. 신명나는 모험을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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