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힘 - 먹기만 해도 만병통치
이시하라 유미 지음, 성백희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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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보다 손발이 찬 사람을 만난 적이 없을 정도로 차가운 사람이다.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손발도 많이 차가워졌다. 양말을 신고 있어도 깜짝 놀랄 정도로 발이 차갑다.

 

겨울에는 나도 모르게 콧물을 흘린다. 투명한 물이 코 끝에 맺히는 거다.

주위에서 몸을 따뜻하게 하라며 이것저것 권해준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생강이었다.

 

정말 입에 쓴 음식이 몸에도 좋은 걸까? 생강은 정말 먹기 힘들었다.

왠만한 음식은 꺼리지 않고 잘 먹는데, 생강만은 유독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 '먹기만 해도 만병통치, 생강의 힘'이란 이 책을 보니 정신이 번뜩 들었다.

 

 

저자 이시하라 유미는 수십권의 건강서적을 낸 의사다.

그는 질병의 큰 원인으로 냉증을 꼽는다.

현대인들은 몸을 차갑게 하는 음성식품을 많이 먹기에 체온이 많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면역력도 저하됐다는 거다.

 

음성식품의 대표적인 예로는 차가운 물, 커피, 주스, 콜라, 우유, 남방 과일, 백설탕, 빵, 화학조미료 등이다.

과거에는 이런 음식을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손쉽게 접하고 먹는다.

 

또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등을 꼽는데 이것도 현대인의 두드러진 특성이다.

 

 

저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에 생강이 많이 들어간다는 걸 발견했다.

생강은 한 번에 소량씩 먹기에 가격 부담이 별로 없고, 구하기도 쉽다.

 

이 책에서는 생강의 다양한 효능 뿐 아니라 생강을 이용한 음료, 요리들도 소개한다.

물처럼, 물대신 마시라는 생강홍차는 만들기도 참 쉽다.

잘 씻은 생강 10g을 껍질째 갈고, 뜨거운 홍차에 넣고, 약간의 흑설탕을 넣는다. 이게 끝이다.

 

책에서 답변하고 있지만, 그래도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게 있다. 설탕에 대한 의견이다.

흑설탕은 흑당올리고 성분이 함유되어 혈당을 내린다고 한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먹으라고 한다.

설탕은 해롭다고 많이 알려졌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긴 한다.

 

그래도 큰 상관없다.

설탕 넣지 않고도 생강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강 말고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소식하고, 차가운 음료를 피하는 거다.

과식을 하면 소화를 위해 혈액이 위장으로 몰린다.

체온을 유지시키는 장기에 혈액공급이 줄어들기에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소식이나 단식을 하면, 위장으로 갈 혈액이 줄어들기에 혈생산이 순조롭다.

 

몸이 차가워서 고생하는 분들은 생강과 이 책을 가까이 하면 좋겠다.

몸을 잘 보살펴서 훈훈한 겨울을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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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못된 남자 - 고성국의 대선리뷰
고성국 지음 / 정은문고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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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치평론가 ‘고성국'을 아는가? 언제부터인가 들리는 이름이다. 오래되진 않았다. 그러더니 이제는 거의 안 빠지고 그의 정치이야기가 나온다. 자세한 소개를 보니 활동범위가 보수, 중도, 진보를 넘나든다. 조선일보, 한국일보, 주간경향에 매주 글을 쓴다는데, 그렇게 골고루 글을 쓰는 평론가가 또 누가 있을까 싶다.

 

언론사에서 글을 실어준다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다. 이쪽저쪽에서도 다 들어줄만한 평론을 내놓는다는 반증이다. 내가 보기에도 넓게 아우르면서도 예리하게 평가하는 것 같다. 1989년부터 꾸준히 활동해왔는데, 내가 못 알아본 것 같다. 어쨌든 최근 주목받는 평론가 중 한 명임은 분명하다.

(책 뒷면 박찬종 변호사의 추천사도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했다’고 말한다. 한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추천사를 쓴 것을 봐도 폭이 넓다는 게 느껴진다)

 

[고성국의 대선리뷰 - 대통령이 못된 남자]를 읽으면서 고성국 평론의 뿌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다는 말처럼 오늘은 갑자기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어제에서 이어진 거다. 지난 정치역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오늘의 정치흐름을 읽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

 

지난 50년 동안 치룬 대통령 선거의 패자들을 모아 그들의 행보를 살피면서 글을 풀어간다.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 대통령을 주로 기억하고 패자들은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승자 뿐 아니라 패자도 함께 기억해야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다. 승자들의 드라마틱한 삶 못지 않게 패자들의 이야기도 꽤나 흥미롭다. 각 인물들에 얽힌 사연을 보다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될 정도다.

 

평론가라 하면 중립적인 말만 할 거라 생각한다. 나도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글을 쓴 줄 알았다. 하지만 평가를 하며 평론가의 입장이 드러나는데, 직간접적으로 의견이 많이 들어간다. MB 정부에 대한 평가도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사실 당연한 부분이다. 구체적인 근거를 갖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입맛만 맞추는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평론가라 할 수 있겠나 싶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인물들의 뒷 이야기를 알게 된 재미도 있었지만, 정치평론에 대해 잘 알게 된 게 더 큰 소득이다. 특히 앞으로는 고성국 평론가의 말이 더 쏙쏙 들릴 것이다. (이미 나랑 입장이 비슷한 부분이 있기에 이 책을 선택하여 읽은 것이리라.)

 

이 책을 분류하라면 ‘한국 현대 정치 인물사’로 꼽고 싶다. 정주영, 문국현과 같은 기업가 출신들의 한계를 말하는 부분도 수긍됐고, 조봉암과 진보정당의 흐름을 설명해준 부분도 좋았다. 심상정과 노회찬이 비슷한 결을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니었다. 천정배, 고승덕, 원희룡을 평가하는 점이 새로웠고, 그들이 어떤 걸음을 걸어갈지 더 살펴보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별로 기대하진 않는다.

 

한국의 정치만 다루지 않는다. 비슷한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던 칠레의 아옌데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아옌데가 걸었던 길과 네루다와 연합 등은 어떻게 정치를 해야 하는지, 얼마나 서로를 신뢰하며 자신을 비워야 하는지를 새삼 일깨워준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괜찮을 책이다. 역사를 돌아보되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니 흥미롭기도 하고, 사실 위에서 자세하게 이야기를 펼치니 이해도 잘 된다. 정치해설을 잘 해주는 사람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떻게 비판적으로 수용할지는 여전히 우리의 숙제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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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한입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석기용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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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철학 한 입'이란 말을 들었을 땐 가벼운 철학서, 개론서 같은 느낌이었다. 목차와 내용을 살펴보니 하나의 주제를 한 철학자에게 집중적으로 묻고 답변을 들은 것이다. 팟캐스트 오디오 인터뷰로 20분 정도 진행된 것을 녹취하여 책으로 엮었다.

 

역시 내용이 아주 깊지는 않다. 하지만 충분한 맛보기가 된다. 한 입 이상이다. 저자의 질문이 구석구석을 찔러주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특히 주제가 폭넓은 게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처음 접하는 분야가 많았다. 맨 처음 나오는 <웩>부터 <동물>, <과학적 실재론>이 낯설고도 흥미로웠다. <건축 미학>, <와인>, <신에 관한 비실재론>도 이번 기회에 접하게 되었다. 이게 아니면 또 언제 만나보겠나 싶다.

 

새로운 철학서다. 팟캐스트 오디오 방송이니 그럴 수 있었을 것 같다. 글이 아니라 말로 직접 인터뷰한 거라 대화의 생동감도 느껴진다. 방송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이해가 된다.

 

한편 새로운 철학자들을 만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당연한 건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철학자들이다. 역자의 말을 보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각 영역에서는 저명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의 다양한 생각이 소개된 것만으로도 환영할 일이다.

 

아쉬운 건 책 뒷부분의 ‘더 읽으면 좋을 책들’이다. 원어로만 적혀 있다. 번역된 책이 적긴 하지만, 아니 그렇기에 더, 번역된 책을 소개해줬다면 좋았을 것이다. 한 입 이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인데 말이다.

 

덤으로 한 가지 더. 이 책을 통해 (나와 소통도 가능한) 우리나라 철학자를 한 명 알게 되었다. 바로 역자다. 그의 노고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매끄럽게 만날 수 있었는데,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이참에 소개받았다. 덕분에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라는 철학소설책을 구입했다. 한 입에서 두 입으로, 즐겁게 점차 넓어지는 것,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암튼 <철학 한 입>은 폭넓은 주제를 왠만하게 알고픈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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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애.조벽 교수의 청소년 감정코칭 - 교사와 부모들을 위한 사랑의 기술
최성애.조벽 지음 / 해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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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코칭'은 이미 몇 해 전에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감정코치>를 통해 접했다.

TV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이제 5년 정도 되니 꽤 인지도가 높아졌다.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에게 '감정코칭'에 대해 원격 연수를 듣는다는 말을 들었고,

책 말미의 '감사의 글'을 보니 서울시 혁신학교, 전국 중등 수석교사, 전국 초중등 교장선생님들 등에게도 강의했다고 한다.

처음 감정코칭을 접했을 때, 널리 알려지길 바랬는데 그만큼 확산된 것 같아 기쁘다.

 

 

아이에 대한 책 이후에 부부에 대한 책이 나왔는데, 이번엔 청소년에 대한 책이다.

아이든 부부든 감정코칭의 핵심(감정을 먼저 공감해주고, 그 후 행동을 제한하는 방법)을 알면,

누구를 만나더라도 충분히 건강한 소통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 감정코칭>에서는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청소년을 대하는 교사, 부모에 대한 부분이 있어 좋았다.

남에게 있는 티를 보기 전에 내게 있는 들보를 보라는 말씀처럼, 청소년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내가 부드럽게 행동하고 있는지, 짜증스럽게 반응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학습 부진에 대해서도 나오는데,

어렴풋이 알던 것들이 이번 기회에 잘 정리되었다.

 

 

400쪽이나 되는 두꺼운 책인데, 내용이 알차서 짧게 느껴졌다.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허나 읽는 데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당장 매일 만나는 청소년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새로워지는지, 그게 관건이다.

관계에 별 진전이 없다면 이 책의 의미가 사라진다.

 

저자 중 한 명인 조벽 교수도 억압형에서 감정코칭형으로 달라졌다.

좋은 관계 가운데 그렇게 변화할 수 있었다.

나도 이 책을 통해 조금씩 달라지고, 내가 맺는 관계들도 다들 더 따뜻해지면 좋겠다.

 

매우 유용하고 유익한 책이다. 교사, 부모 뿐 아니라 청소년을 만나는 모든 이들이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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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마음의 지도 - 부모님과 함께하는 청소년 힐링캠프
노미애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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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풀어가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직접적으로 가르쳐준 건 아니지만, 저자의 답변을 계속 접하면서 어떤 자세로 청소년들과 만나야 할지 배웠습니다.

 

바로 경청과 공감입니다. 침착하게 청소년의 고민을 귀 기울여 잘 들어주고, 힘들거나 고민하는 부분을 청소년의 입장에서 들어주며 살며시 제안하곤 합니다. 몰라서 안 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정답부터 바로 말하는 것 별로 효과적이지 않게 보입니다. 정서적으로 보살핌을 받을 때 청소년들이 위안을 얻고, 자기의 길을 잘 걸어가지요.

 

이렇게 찬찬히 들어주는 여유가 있으면 청소년과 관계를 잘 맺겠지요. 반대로 들어주지 않기에, 마음을 몰라주기에 그게 곪아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떤 태도로 청소년을 만나느냐에 따라 청소년도 그 태도를 익히겠지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기는 걸 두고 성숙했고 말하지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줄 알고, 자신을 위해서 남을 용서하며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 청소년들이 이렇게 자라나면 좋겠습니다. 이는 말로 되는 영역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부딪치며 살아내야 할 부분이니 청소년과 함께 사는 제게 울림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부족하지만 희망을 품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책을 읽으며 문득 상담과 이 책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제3자의 이야기라는 점이 그랬어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붙어서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가족이나 교사에게 상담은, 참 고와보이기만 합니다.

 

그래도 위에 말한 대로 정서적 보살핌의 필요성, 공감하는 능력, 입장 바꾸어 생각해보기, 침착하게 자기 감정 이야기하기, 자신을 위해 용서하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지기, 자기 마음을 공감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게 된다는 등의 여러 조언들은 소중합니다.

 

특히 왕따 등 정신적인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잠을 많이 자는 방법으로 고통을 풀어내고 있다는 관찰(방어기제 중 하나로)은 우리가 미처 모르거나 오해하는 걸 바로 잡아줍니다.

 

친구, 공부, 중독, 성, 가족, 자아 등 청소년 시기의 다양한 고민들을 접하고, 공감하며 함께 해법을 모색해가는 책인 만큼 청소년에 대해 잘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각자 청소년과 만나는 상황에 따라 도움을 잘 받았으면 좋겠고, 청소년들도 직접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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