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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꼰대 정치에 이의 있습니다 -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새파란 두 청년의 뼈 때리는 정치 토크
지유성.최정현 지음 / 지와수 / 2021년 8월
평점 :
이 책을 상당히 기대하며 펼쳐보았다. 놀라운 부분도 있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결론은 '딱 스무살스러운 책'이라는 점이다. 스무살에 대해선 가볍게만 보는 건 결코 아니다. 열정이 있고, 번뜩이는 부분이 분명 있다. 그건 시간이 지난다고 더 생겨나진 않는다. 그 예리함은 어쩌면 그 시절이 가장 빛날 수 있다. 하지만 원숙함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뒷면도 생각해보는 여유 같은 것들.
긍정적인 것부터 평가하자면, 하나의 주제를 갖고 나름 집중하여 토론한다. 사실 생각해보라. 한국 사람들이 가장 열심히 머리 굴릴 때가 언제인가? 가장 많은 책상에 앉아 있는 시절은? 수험생 시절인데, 스무살 때가 그렇다. 앉아서 공부만 할 수 있는 그 시기에, 해당 주제를 파고들면 상당히 깊게 파고 들 수 있다. 물론 박사과정에서 깊은 공부하는 것과 차이가 있지만, 이 정도로 공부하면 어지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거다.
이는 책을 읽으면 잘 드러난다. 국토/부동산, 경제/복지, 기업/노동, 교육/사회, 정치/사법, 대한민국의 미래 등의 챕터에서 '어 생각보다 더 깊게 들어가네' 싶은 부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다양한 분야를 짧게 언급하는 비평 책보다 훨씬 파고드는 부분이 있었다. 둘 다 자료를 토대로 토론한다는 점에서 풍성해지는 점을 느꼈다.
또한 한 명이 쭉 말하는 게 아니라 둘이서 주고 받으며 글을 이어가니까 반론에 반론이 바로 나온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한 번에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나름 열심히 잘 정리해주었고, 이 청년들의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이 작업이 정점이 되지 않고, 출발점이 되면 좋겠다. 이를 바탕으로 더 높고 깊게, 멀리 넓게 나아가게 되길!
그런 응원의 마음으로 단점을 적어본다. 개념에 갇히는 걸 넘어서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녹색성장을 주장했다. 오바마보다도 더 빨리. 그 개념 자체는 좋은 말이다. 기후위기 시대에서 중요한 말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무엇이었나? 4대강 사업이다. 그걸 녹색성장이라고 불렀던 거다. 이름에 속지 말아야 한다. 당시엔 어렸으니 잘 몰랐을 수 있다. 정치인들의 기만적 술수를.
두 명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데, 그게 둘 다 별로인 정보들을 갖고 말할 때 답답함이 느껴졌다. 재정 준칙? 그건 기재부의 논리다. 아무리 진보 정권의 기재부여도, 기재부 자체는 보수적이다. 그런 기득권의 논리를 이 책의 진보 영역의 저자가 말하는 건 아쉽다. 좀 더 폭넓게 공부하여 안목을 넓혔으면 좋겠다. 진보를 대표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더 철저하게 파악하고 혁신적이어야 하는지 잘 배우면 좋겠다.
보수 영역의 저자는, 어찌 그리 보수 언론의 논리를 그대로 담고 있는지 신기했다. 나름 합리적으로 사유하려 하지만, 그 논리의 토대는 다 보수 언론의 프레임이다. 그래 좋다. 그걸 주로 봐 와서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편견 없이 역사를 제대로 다시 보고, 깊이 있게 세상을 다시 바라보길 바란다. 보수의 가치와 우려는 존중할 수 있지만, 그들의 논리는 허접한 게 참 많다. 그걸 제대로 갈파하지 못하는 진보 저자가 아쉬웠다. 하지만 괜찮다. 스무살이니까. 이런 패기로 더 가열차게 공부해나가길.
이 책으로 공부를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차라리 해당 분야의 전문 서적을 읽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경제도 그렇고, 교육과 평화의 영역도. 하지만 우리 청년들 일반의 생각이라고 접하기엔 참 좋다. 기성세대와 다른 점들이 분명 눈에 띈다. 이러한 장점을 잘 수렴하여 서로 조화를 이루면 좋겠다. 선배 정치인들이 잘 이끌어주면, 멋진 정치/정책/행정을 펼치는 이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