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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로필 도전 1일차입니다 ㅣ 냥이문고 4
스텔라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1년 8월
평점 :
집에 택배로 책이 도착했다. 엄마에게 줄 책인데, 아이는 자기 책이라고 그런다. 무슨 말인가 하고 살펴보니 책 표지가 고양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기 책이라고 생각했다. "엄마 고양이 책이야" 아직 너가 글을 읽을 줄 몰라 그렇지, 그건 사실 엄마에게 줄 책이라고 속으로만 말했다.
나는 뒤적거리다가 조금 놀랐다. 바디프로필에 관련된 책이니까 그에 관련한 내용과 함께 사진이 등장하며 이런저런 구성이 되어 있을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책에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없었다. 사실 아내에게 이 책을 권하면서, 자극제가 되길 바랬던 게 크다. 글 뿐 아니라 사진으로도. 그런데 전혀 예상이 빗나갔다.
온라인 책 소개에서는 1장이긴 했지만 사진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더 들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실제 책에서는 단 1장도 없다. 책을 구입하실 분들은 이 점을 꼭 알고 구입하시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아마 오프라인 매장에서 책을 보고 고를 수 있었다면, 이 책을 사들고 오진 않았을 거다. 특히 바쁜 상황이라면 그냥 휙 덮고 지나쳐버렸을 거다.
'이거 뭐지, 완전 내 기대와 다르네' 하며 책을 읽어나가면 저자의 쫀쫀한 글맛에 푹 빠져든다. 저자는 사실 몸보다도 글쓰기를 주로 단련하는 분이다. 물론 지금은 두 가지 다 하는 상황이지만, 무게중심은 글쓰기에 있다.
하도 궁금해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도 가봤다. (하지도 않는 인스타그램, 이 분 덕분에 들어갔다) 블로그를 보면... 정말 이 분이 어느 정도로 글쓰기를 열심히 하는지 잘 느낄 수 있다. 아내에게 운동/바디프로필에 대한 자극보다 글쓰기의 자극이 될 거라 느낀다. 특히 함께 하는 글쓰기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운동 자극제라기보다는 글쓰기 자극제로써 훌륭하다.
글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글쎄 이만한 바디프로필 관련 책이 또 있을까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아이 넷을 키우며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쳐드릴 일이다. 그런데 글쓰기에 이어 운동까지. 정말 멋있다. 그 멋을 참 잘 풀어써준다. 이게 당장 주제가 바디프로필이라 그랬지만, 다른 주제에서도 분명 터뜨리실 거라 예상한다.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이 책을 거절하지 못하고, 바디프로필 사진 한 장 없는 책이지만 낼 수 있었던 거다. (책 제목대로 따지면, 1일차니까 아직 사진이 없는 게 맞긴 하다 ㅋ)
이 출판사가 나름 괜찮은 책을 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더 책을 선택했던 면도 있다. 사진이 없을 땐 별로라고 느꼈는데, 글 읽으면서는 글만 읽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할만큼 쫄깃했다. 그리고 나처럼 사진이 필요한 사람은 굳이 인스타그램을 찾아가보시라. 그러면 몇 장 볼 수 있다. 와 정말 열심히 하셨구나 하는 게 팍 느껴진다. 아이 넷의 엄마라고?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리스펙!
초보가 왕초보에게 권하는 이 책, 정말 맞다. 그런데 저자는 글쓰기는 초보가 아니다. 그러니까 책도 낸 거지만, 글쓰기에 진심인 저자다. 앞으로 어떤 인연이 이어질지 모르겠는데, 소중한 저자다. 왕성하게 글써내고, 글쓰기 모임도 잘 되길 바라고, 다른 책이 또 출간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