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를 찾아서
미치 앨봄 지음, 박산호 옮김 / 살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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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괜찮은 책이 있으면 선물하기 위해 여러 권 구매하곤 한다. 그 중 하나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다. 지금은 새로운 표지의 책이 출간되었고, 너무 오래 보관해둬서 선물하기가 약간 애매하지만, 아직도 한 5~6권은 남아있는 듯 하다. 그 정도로 저자의 전작은 내게 감명 깊었다.


이 책은 그와 좋은 짝이 된다. 모리는 나이 많은 선생님이었다면, 치카는 어린 아이다. 모리와 치카, 둘은 분명 많이 다른 맥락이지만 삶과 죽음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은 독자라면, <치카를 찾아서> 역시 놓치지 말라고 전해주고 싶다. 반대로 <치카를 찾아서>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면,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도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그렇지만 처음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건 쉽지 않았다. 내가 저자에 대한 신뢰가 상당했기에, 앞부분을 버티며 읽어나갈 수 있었다. 뭔 말을 하는 거지... 싶으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마치 소설 앞부분 읽을 때 방황하는 것처럼. 소설처럼 어느 정도 넘어서면 이야기가 머리 속에 자리 잡게 된다. 그때부터는 쭉 빨려 들어가며 읽게 된다. 특히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언급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전후로 하여 몰입도가 확 살아났다.   


권하기는 차라리 책 소개를 자세히 보라고 하고 싶다. 대강의 얼개를 감 잡은 후에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게 도움된다. 내용을 대충 알아도, 어차피 보면 느낌이 다르다. 운동경기 결과를 알아도, 그 경기가 흥미로우면 즐겁게 집중할 수 있는 것처럼 오히려 먼저 파악하길 권한다. 안 그러면 나처럼 초반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고, 혹시 도서관에서 빌린 사람이라면 더 넘기지 않고 덮어버릴 수도 있다.  


나는 책에 밑줄은 자주 그어도, 필사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필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문장이 있다.

'네가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란다. 그건 되찾을 수 없기 때문이야. 뭔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난 그걸 너에게서 배웠다'

이 말은 책에 나오는 내용의 요약이기도 하다. 아이 없이 살다가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뇌에 질병이 생긴 치카와 함께 경험한 이야기를 담았다. 진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를 차분하게 따라가다보면 우리 마음도 정화된다.


아이가 있는 분들도 꼭 읽어보시고, 저자처럼 아이가 없는, 이모삼촌으로만 존재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꼭 읽어보시고, 죽음과 가까이 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면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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