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습
김용운 지음 / 맥스미디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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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날 조선반도(한반도)의 맥락에서, 무척 시의적절한 책이다.

조금 늦게 나왔으면, 약간 뒷북치는 책이 될 뻔 했다. ^^;

 

내용과 두께로 봤을 때, 당장, 쉽게 쓸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저자의 주장만 들어 있는 책이 아니다.

역사의 근거와 함께 자신의 독특한 주장이 담겨 있다.

묘하게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우리나라 상황에 딱 맞아 떨어지는 훌륭한 글이다.

 

영세중립화, 이 논의는 바로 지금 유효하고, 필요한 의제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저자를 버트란트 러셀에 비교하는데,

러셀은 수학자이면서 철학자다.

 

사실 우리는 러셀을 철학자로 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철학 뿐 아니라 수학 활동을 많이 했다.

물론 사회 참여도 왕성하게 했고..

 

꼼꼼한 수학자가 자기 입장으로 써낸 것이 러셀의 ‘서양철학사’다.

 

사람들의 평가에서 호불호가 갈리는데,

너무 자기 주관이 강하다는 얘기가 많다.

 

근데 난 자기 주관이 강한 건 문제가 없다고 본다.

객관적이다? 객관적일 수가 있을까?

평이한 서술은 가능하겠지만, 자기 성향이 반영된 철학책도 재미있지!

 

논리적, 내용적 일관성+포괄성이 있는가 등등이 더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이 책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강대국들이 여전히 한반도(조선반도)를 사냥터로 본다는 해석,

그걸 어떻게 평이한 객관적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있다해도 현실과 거리가 먼 것이다.

 

첨예한 대립과 긴장 속에서 영세중립이라는 이야기는 단비 같은 제안이다.

그걸 역사적으로, 각 나라의 기질을 분석하여 말하는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을 역사책이라고만 할 수 없고, 사회참여책이라고만 분류할 수도 없다.

두 가지가 결합되는 묵직한 책이다.

 

 

중립화 이야기를 할 때, 우리나라의 어설픈 시도로 인한 뼈아픈 역사를 언급한다.

이승만의 황당한 북진정책에 대해서도 새삼 알게 된다.

 

단순히 영세중립화에서 그치지 않고,

동북아 문화공동체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는 당연한 귀결이다.

 

왜? 영세중립화를 말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동북아를 염두에 둔 거다.

남북,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4자, 6자 문제로 보기에 ‘중립화’ 의제가 설정된다.

 

단순히 남과 북만의 문제라면, 중립화가 무슨 필요인가.

다른 나라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그렇고,

그걸 온전히 잘 풀어내는 길은

중립화와 동북아 문화공동체다.

 

그는 전작 <풍수화>에서 한중일의 문명을 비평한다.

동북아 문명에 대한 관심이 깊다.

 

이 책을 보며 다시 한 번 우리 땅의 중요성,

역사적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알차고 유익한 책이 나와 반갑고,

영세중립화 논의가 더욱 무르익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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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식 프라임 - 청소년을 위한 통합사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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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 강준만 선생의 새 책이 나왔다.

이분은 책을 엄청나게 쓰시는 분이다.

이보다 많이 쓰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하도 많이 쓰다보니, 글 자체도 속도감 있다.

꾹꾹 눌러 쓰는 양식이 아니라 술술 읽힌다.

 

강준만 선생 책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하나를 깊게 파고 들기보다는 짧게 여러개를 얹는다.

 

그런데 그렇게 짧게짧게 치고 들어가는 게 무지하게 많아진다.

그러면 넓고 깊게 들어가는 효과가 생긴다.

 

하나하나의 장은 그리 길지 않다.

한 호흡으로 충분히 읽을만하다.

 

그러고서 다음 주제로 넘어갈 때, 약간의 아쉬움도 들지만, (깊이에 대한)

그건 양, 물량 공세로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렇게 그의 질문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사회’라는 걸 좀 더 익숙하게 바라보게 된다.

 

책의 앞뒤에는 ‘청소년을 위한 통합사회’,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사회 이야기’라고 적혀 있지만,

정작 강 선생에게 ‘청소년’은 그리 안중에 없는 듯 하다.

그냥 술술 쓴 거다.

그걸 출판사 입장에서는 ‘청소년’이라는 대상에 초점 잡았고.

 

강 선생의 책은 언제나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무리 없었다.

적어도 이 정도는 읽어줘야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유를 하는 사람이 된다.

 

기본 교양을 늘려주시는 분이고, 방대한 지식이 넘쳐 흐르는 지식인이다.

 

 

인상적인 것 몇 개만 언급하고 글을 맺는다.

‘왜 2030 세대는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했는가?’

와, 이거 보자마자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왜 일부사람들은 세월호 참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을까?’

그냥 지나치게 할 수 없는, 유혹적 명제다.

 

남북 단일팀을 반대한 건, 사회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

공정과 정의에 대한 기준이 더 엄격해졌다는 것,

중요한 것은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세월호 참사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덮어두고 싶어서,

공포와 두려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그걸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자고 한다.

 

경쟁 사회를 넘어서야 한다고 느끼게 되는 글인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사회 기본 개념과 버무려서 잘 해준다.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으며,

제발 이 정도는 우리의 상식+교양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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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수리 셀프 교과서 - 수리공도 탐내는 320가지 아이디어와 작업 기술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맷 웨버 지음, 김은지 옮김 / 보누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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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며 펼쳐보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정말 유익한 책이라는 걸 적극 소개하고 싶다.

 

공구 이름과 사용방법, 집의 작은 소품인 선반 등을 만드는 방법,

페인트칠 하는 방법과 팁, 전기와 배관 관련 기본 정보들,

곰팡이에 대한 대처 방법, 집 군데군데 취약한 곳 확인하는 요령,

몰딩(여기서는 트림이라고도 하는데) 깔끔하게 다는 방법 등

 

알찬 정보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썩은 나무 메우는 방법은,

아는 사람은 별 거 아닌 내용이지만,

모르는 분들에게는 ‘유레카!’ 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다.

(무척 쉽고 간단하며 저렴하다)

 

다만 미국 저자의 책이라 약간 우리 상황과 다른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주로 바닥 난방 보일러를 사용한다.

이에 대한 설명까지 있으면 더욱 좋겠다.

하지만 이걸 외국 저자에게 기대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우리나라 저자가 나와야 할 일이다.

사실 이런 책을 쓸만한 고수들은 어마무시하게 많을 거다.

다만 안 쓰는 게 문제다.

 

특히 ‘현장 일’ 하는 사람들은 몸으로 배어 있는 것을

글과 사진으로 풀어내는 건 많지 않다.

 

물론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열심히 사진찍고 글쓰는 분들 계시다.

훌륭한 분들이고, 그 분들을 통해 도움 많이 받는다.

(네이버에 있는 ‘흙부대 생활기술’ 카페 등이 그런 멋있는 공간이다)

 

그 역시 그대로 계속 발전해나가야 할 부분이고,

이러한 기초작업, 생활기술 전반에 대한 책들은 계속 나와야 한다.

 

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

이걸로 먹고 사는 이들..

 

책에 대처방법이 자세하게 나오면, 자기네 밥그릇이 줄어들 거 아닌가.

그래서 싫어할 사람들이 있다.

 

지나가다보면 ‘배관시공은 허가 받은 전문 업체만 시공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보는데,

웃기는 말이다.

당연히 해당지식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식으로 문턱을 높이는 게 문제다.

 

자꾸 전문가에게 떠넘기는 방식이 아니라

자기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해나가는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상당히 유용한 책이다.

 

집에 어지간한 문제들, 단순한 문제들은 이걸 보고도 알 수 있다.

 

부제를 보면, 수리공도 탐내는 320가지 아이디어와 작업 기술이라는데,

수리공이 될 사람, 목수가 되려 하는 초보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이걸 보고 기본적인 지식들을 알고 가면,

훨씬 현장에서 배우는 것도 많고, 빨리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우리말로 일부 바꿨는데, 그것도 괜찮은 느낌이었다.

흔히 콤프레셔라고 부르는 걸, 여기서는 ‘공기 압축기’라고 한다.

 

가능한 우리말을 쓰고 싶어하는 나로서는,

이제 ‘압축기’ 이렇게 불러야 할까 싶다.

콤프레셔, 콤프 라는 말이 입에 붙었지만 말이다.

 

우선 나는 이 책을 초보 목수인 동생에게 바로 전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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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장인이다 - 행복하게 일할 것인가 불행하게 노동할 것인가
장원섭 지음 / 영인미디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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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교육학 교수이다.

그런데 직업인을 말하는 ‘장인’을 말한다.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저자는 ‘장인정신’에 대해 비판적이다.

정신이라는 점이 협소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꺼내든 개념이 ‘장인성’이다. 장인性

정신 뿐 아니라 삶의 자세이며 육체 노동까지 포함하는 전인적 통합 개념으로 말하는 건데, 충분히 공감된다.

 

사실 그럴 때에야 장인의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장인을 수공업 숙련공에게만 둘 수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 분야에도 장인이 있을 수 있다.

교사가 장인이라고?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장인정신을 갖고 가르치는 교사,

더 포괄적으로 장인성을 품은 존재,

그렇다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결코 장인은 직업의 영역, 기술직 일부에 머물 수 없다.

오히려 저자의 말대로 ‘장인성’은 계속 발굴, 연구되어 더 전해져야 한다.

 

물론 우리가 그러한 삶의 흐름을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장인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삶의 고유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저자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장인의 삶을 따라한다고 해서, 장인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그래도 장인의 삶을 알아두는 건 의미있다.

삶의 태도를 더 책임 있고 품격 있게 만들어준다.

 

저자는 장인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책은 후속작이지만, 서론 격이다. 더 쉬운 책이다.

 

장인이 갖는 삶의 자세와 태도,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과 저자가 품고 있는 문제의식은 의미있다.

 

우리 모두 장인의 삶과 자세를 갖고 살자.

모두 다 장인이 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게 되기를,

진정으로 일을 즐기고, 일을 통해 자기를 완성해가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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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놀이 - 그 여자, 그 남자의
김진애 지음 / 반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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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 박사의 책은 벌써 여러 권 째다.

 

사실 난 ‘박사’라는 호칭을 좋아하지 않는다.

‘교수’, ‘목사’ 등의 호칭보다 ‘선생님’, ‘~님’, ‘형, 누나’ 등을 선호한다.

직책에 따라 부르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냥 그 사람 존재에 가깝게 부르고 싶다.

 

그런데 김진애 박사는 ‘박사’라는 말을 써주고 싶다.

다방면에 박학다식하기 때문이다.

 

건축가로 알려져 있는데, 국회위원 활동도 열심히 한 정치인이다.

지금은 두 가지를 적절히 종합하여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고정출연하고 있다.

 

우리에겐 이러한 지식인이 필요하다.

영역을 가로지르는 사람들.

 

물론 바라는 바는, 실천하고 현실을 변혁해내는 사람들, 실천하는 지식인들인데,

자기 주체성을 갖고 창조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만나면 반갑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건축가’로서 책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 책이라고 한다.

 

건축가라면 생각이 좀 더 깊을 수도 있으나

오히려 고정된 답에 매여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생활인은, 그 현장에 실제 살며, 살림하는 사람이다.

관념에 사는 존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재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주부로서, 집에 실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쓴 이 글은

건축가적 역량과 살림지기의 내공이 결합된 귀한 책이다.

 

집 놀이, 재밌는 표현이다. 논다라는 발상 자체가 그렇다.

이 책에서는 공간감수성을 일깨우는 게 목표다.

 

식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공부 이야기, 집 이야기,

쉴 새 없이 만담이 흘러나온다.

 

나름 알차게 글 쓰는 작가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김진애 박사는 건축시공 영역을 다루진 않는다.

하지만 대중 교양 수준에서, 품격을 높여주는 글을 쓴다.

 

시공자가 아니라면, 이 글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되고,

시공자라면, 이런 글을 보며 감수성을 발달시키고, 건축주와 더 원활하게 소통하며,

아름다운 집을 지어가면 된다.

 

나는 어쩌다 ‘집놀이’를 업으로 하게 됐다.

신축 공사, 나만의 집 짓기.. 등은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거다.

그런 환상을 어찌하기보다,

 

이 책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어떻게 하면 덜 싸우고, 행복하게, 잘 지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한다.

 

결코 건축 영역에 갇히지 않는다.

삶이 다 담긴다.

 

김진애 박사의 관점에 공감하는 게 많다.

집에 관심 있는 사람들 누구에게라도 한 번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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