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수의 호르몬과 맛있는 것들의 비밀 - 면역력을 키우려면 가공식품을 버려라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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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처음 알게 된 건 2005년이다.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통해서다.

그걸 어디서 봤나? 어떻게 알게 됐나? 당시 나는 군인이었다. 군대교회 목사님을 통해 알게 됐다. 매달 1권씩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주로는 신앙서적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날은 이 책을 소개해주셨다.

잉? 교회에서 이런 책을? 목사님이? 난 참 현명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존경합니다 목사님!) 영혼만 중요한 게 아니다. 몸도 중요하다. 먹는 것은 정신과도 연결된다. 총체적으로, 통전적으로 바라봐야한다. 먹는 것이 바로 '나'인데, 그 '나'에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간다.


이 책 시작하자마자 머릿말에서 저자가 무척 인상적인 말을 던진다. 팬데믹을 소재로 한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을 맞이했는데, 이는 바이러스성이다.

그런데 비-바이러스성 팬데믹이 있다고 한다. 현대병이라고 할 수 있는 대사증후군, 암, 당뇨 등이다. 1세기 전만해도 희귀병이었다. 21세기의 전염병으로 우울증, 비만이 있다. 생활습관의 문제이기도 한데, 이것은 현대인들이 즐겨먹는 음식과 상관있다.

먹을거리를 팬데믹에 연결시키는 게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포스, 짬바, 아우라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멋진 도입부였다. 건강하고 안전하게 먹는 밥이 가장 훌륭한 백신이다!


책에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중 MSG에 대해서 논해보겠다. 얼마전 김상욱 물리학 교수가 하는 말을 들었다. MSG는 별 게 아니라는 말이다. 화학 기호로 보았을 때 아무 문제 없는데, 일부에서 과도하게 문제제기한다는 거다. 아예 부당하다는 말이었다. 평소 호감 갖고 지켜보는 이였기에 주목되었다.

그런데 저자는 아주 반대편에 서 있다. MSG가 엄청 유해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다시마, 멸치, 버섯 등 천연재료에도 MSG가 있는데, 천연과 인공은 존재 형태가 다르다고 한다.

특히 인공 MSG는 인체 내에서 소화될 때 혈액으로 흡수되어 면역력이 약화된다고 한다. 여러 논문도 소개한다.


또한 식품 업계의 지원을 받은 연구가 대부분이기에, 무해하다는 연구 자료가 많다는 이야기도 역시 곁들인다. 저자가 대기업 과자 담당자였다. 그래서 그 메커니즘을 더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는 이걸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연결시킨다. 개인이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무척 어렵다는 거다. 유해성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건 쉽지 않다. 뭐 예를 들어 DDT, 석면 등도 그러하다.

현대병을 유발시키는 데에 인공 MSG가 한 몫한다고 한다. 이는 사회 문제로도 연결된다.


그렇다. 먹을거리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누구나 밥을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기업들이 뛰어든 사업이다. 감칠 맛을 내서 입맛을 사로 잡으면 돈을 벌 수 있다. 

먹을거리를 상품화한 식품 업계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무얼까? 맛? 돈? 건강? 안전? 앞에 두 개인 것 같고, 뒤에 두 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


이 책은 이번에도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밝혀준다. 첫 책 이후 거의 20년이 되는 동안 저자는 꾸준히 발전한 것 같다. 세상은 점점 더 그가 바라는 것과 반대편으로 뛰어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근본적인 걸 되묻게 된다. 우리는 무얼 먹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어 가고 있는가.

먹을거리에 대한 책이지만,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많은 이들이 읽고 활발한 토론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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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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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라는 말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는 코로나 돌림병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은 이제 자주 듣고 쓰는 말이 되었다. 저자는 이 개념을 관계에도 끌어왔다. 저자는 그동안 공감과 관련한 좋은 책들을 펴냈다. 그걸 어떻게 보면 가까워지는 거라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관계라는 게 꼭 가깝다고 좋은 것인가? 아니다. 적정 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잘 만나갈 수 있다. 이 책은 관계를 짐으로 여기지 않고, 삶의 선물을 잘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다. 그리고 그 다음은 '너'에 대한 이해다. 이를 '나와 너'로 볼 수 있다. 책에서 마르틴 부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말한 핵심은 3인칭적 관계가 아니라 2인칭을 칭한다는 점이다. '나와 그것'이 아니라 '나와 너'가 온전한 관계가 된다.


이 책은 심리학 책이지만 종종 철학책인가 싶을 정도로 철학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 후설의 에포케 개념이 언급되는데, 이는 저자의 다른 책에서도 언급된다. '판단 중지'를 하는 것은 철학 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이를 공감하다보니 후설이란 철학자를 더 잘 공부하고픈 마음이 든다.


비폭력대화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정리해준다. 실제 벌어졌거나 벌어질 수 있는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해주는 점도 매력이다. 철학적인 부분, 방법론, 실제 사례 등 적절히 잘 섞여 있다.


저자의 책을 작년부터 꾸준히 보고 있다. 계속 출간되는데 읽을 때마다 반갑다. 적당히 반복되는데 이건 복습 차원에서도 유익하다. 앞으로도 더 연구 집필하면 좋겠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따뜻하고 글 잘 쓰는 상담가가 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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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 대한 탐구 깨어있음 - 틱낫한과 에크하르트, 마음챙김으로 여는 일상의 구원
브라이언 피어스 지음, 박문성 옮김 / 불광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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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소중하고 귀한 책이다. 틱낫한과 에크하르트라는 두 거장을 함께 다루는 책인데, 카톨릭 신부가 쓰고 번역하고, 불교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 두 종교의 이야기를, 두 종교에 관련된 이들이 책을 함께 만들어냈다. 이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책 제목인 <깨어 있음>은 사실, 두 종교의 핵심 가르침이다. 소위 마음챙김, 알아차림으로 알려지는 명상은 한마디로 깨어 있으라는 말이다. 또 예수의 가르침도 ‘깨어 있으라’는 말이 반복된다. 두 종교의 핵심 가르침이자 공통점이 바로 깨어 있다는 거다. 종교 간 대화라고 할 때, 바로 이 주제야 말로 주요 접점이 된다.

 

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되었다. 저자 브라이언 피어스 신부는 틱낫한 스님과 함께 수련했다. 그와의 교류 가운데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동안 쉽게 출간되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아직 우리나라에 이러한 논의가 무르익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뜻 번역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누가 읽을 것인가?

 

아무래도 신부가 그리스도교 입장을 바탕으로 쓴 글이기에, 불교도들이 읽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내가 보기엔 그렇다. 그런데도 불광 출판사에서 이걸 낸 건 참 대단하고, 격려받을만 하다. 많이들 읽으면 좋겠다. 그리스도교에서도, 불교에서도, 종교성에 관심 있는 이들도.

 

카톨릭(천주교)은 많이 읽을지 모르겠는데, 개신교(기독교)쪽에서는 글쎄다 싶다. 뭐 어차피 그쪽은 마태오복음서, 성사 등 카톨릭적 용어보다도, 틱낫한을 언급하고, 불교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거를’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견 없이, 제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많은 도움을 받으리라 기대한다.

 

저자는 종교 간 대화의 초심자라고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초심자일 수밖에 없고, 초심자가 해야할 일을 충실히 잘 해낸 거다. 어찌 두 종교에 대한 전문가가 되겠는가. 불이不二라는 말처럼, 둘이 아니다라는 개념으로 접점을 밝히는 게 몫 아니겠는가. 각 종교의 가르침을 깨어 있음이라는 주제로 잘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그것은 결국 평정심과 관대함으로 이어진다. 이게 바로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사랑이자,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 아닌가. 사랑과 자비는 다름 아니다. 깨어 있음이라는 말은 결국 평정심과 관대함, 사랑과 자비로 드러난다. 이 아름다운 조화를 잘 밝혀주는 책, 종교적 틀을 넘어 깊은 영성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참 귀한 책이 출간되었다. 반갑고 기쁘다. 이런 책 읽는 게 삶의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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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의 힘 - 호감 가는 사람들의 5가지 대화 패턴
이노우에 도모스케 지음, 류두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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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솔깃한 책이다. 책에서 몇 가지 사례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잘 밝혀준다.

 

<잡담의 힘>에서 새롭게 주목된 점은 저자의 직업이다. 저자는 의사다. 그 중에서도 ‘산업의’라고 한다. 매월 40개 이상의 회사를 방문하여 직원들과 만난다. 그들의 정신건강과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일을 한다고 하는데, 참으로 의미있고 필요한 직업이다. 우리나라에도 실질적으로 정말 많이 필요해보인다. 동시에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 전반에 관한 진료도 보는 의사다.

 

역시 직장에서 힘든 건, 일보다도 관계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이 그런 거다. 스트레스 없이 만날 수 있는 요령, 바로 잡담에 대해 이 책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결코 잡담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 것인가에 대한 비법이 담겨 있다.

 

주로 가벼운 관계에서 할 수 있는 표현들이 많은 듯 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보면, 가까운 관계에서도 뭐 얼마나 진지한 이야기를 하나. 잡담하는 게 우리 일상에서 참 많은 시간과 비율을 차지한다. 그러니 어찌 보면 우리 일상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사람은 이러한 소소한 것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기 마련이다.

 

표정을 어떻게 하는지, 목소리를 어떤 기운으로 내는지에 대한 것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호감을 갖는 방법에 대해서 잘 말해주는 책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들에 대해 차근하게 알려준다. 내 모습도 내가 어떠한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이 책은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 내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비호감적인 부분을 덜어내고, 편안하게 관계 맺을 수 있게 도와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지나친 수다를 막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었다. 나는 평소에 ‘말이 많다, 길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왜 그런 것일까? 말을 하고 싶어서 계속 하는 게 아니라 나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뱉는 건 아닐까? 그러다보니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말실수의 위험이 커지는 거고..

 

이러한 심리상태는 인정 욕구가 강해졌을 때, 침묵을 두려워할 때라고 알려준다. 와, 맞다. 내가 인정받고 싶을 때, 말이 많아진다. 내가 스스로 자신감을 갖지 못할 때, 오히려 말이 많아지게 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것처럼.

 

정말 쓰라린 통찰이다. 이 말 한마디로도 이 책은 내게 매우 값진 책이다. 나의 말투와 심리를 돌아보게 만든 책, 말하기와 관련하여 고민하는 이들에게 무척 유익할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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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당신은 -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이뤄줄 행동과학의 비밀
그레이스 로던 지음, 최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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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우리는? 글쎄, 5년이란 시간은 무척 긴 시간이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을 되돌아보라.

물론 코로나19가 있긴 했지만, 그 전은 참 다른 세상 같다. 마스크 없이 사는 삶에서, 이제는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었다. 처음엔 어색했으나 이제는 다들 자연스럽다. 아이들도 당연하게 여긴다. 아니 어쩌면 마스크 벗는 것이 더 낯설겠다. 그 정도로 우리 삶은 크게 바뀌었다.


이 책은 중기적인 전망을 말하는 책이다. 이런 점에서 설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짧게는 2~3달에서 1~2년 정도를 기획한다. 길게는 10~20년을 내다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 중간쯤인 5년을 바라보게 한다.


그런데 책 내용은 딱 5년에만 해당하는 책은 아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 책들과 비슷하다. 몇 가지 핵심 주제로 나눠서 설명한다. 이 책은 목표, 시간, 나 자신, 타인, 환경, 회복력이라는 주제어로 접근한다.


이 때 저자는 '행동과학' 측면에서 접근한다. 행동과학과 교수이기도 한데, 사실 낯선 개념이다. 언뜻 생각하면 심리학 계열이라고 느끼기 쉽지만, 사실 저자는 경제학자이며 자기 경영과 심리가 적절히 섞인 느낌이다.


이 책이 어떨까 싶을 때 더 주목하게 된 외부 요인은 크게 2가지다. 사람들의 추천사(아 이건 대부분 좋겠지. 그러니까 책에 쓰이는 거고. 그런데 암튼 효과적이다. <설득의 심리학>의 로버트 치알디니도 있는데, 흠, 이런 거에 현혹되면 안 되는 건가? ^^;), 그리고 알에이치코리아라는 출판사다. 이 출판사에서 이런 계열의 책을 두 어 번 봤는데 맘에 들었다. 이런 분야의 책들을 잘 만들어 내니까, 그만큼 내용도 알찬 거란 기대가 있었다.


책은 살짝 두꺼운 느낌이지만 쉽게 술술 읽힌다. 번역도 잘 되었다. 요즘 유튜브로 '동기부여' 영상을 보기도 했는데, 그런 맥락으로 잘 느껴진다. 영상은 약간 감정을 고취시킨다면, 이 책은 이성을 탄탄하게 하는 느낌이다. 각 장 별로 끝날 즈음에 요약이 나오는 점이 참 좋다. 이런 감각이 탁월하다. 가끔씩 각 분야를 들춰보기에 좋은 책이다. 몰라서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면 분명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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