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일 때 - 자책 없이 침착하게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21년 3월
평점 :
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가 있다. 가장 가까워서 가끔은 가까운지도 모르고 지내는 관계, 바로 내가 그렇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 펴든 책인데 역시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한편 저자는 '가까운 사람이 경계성 성격 장애일 때'라는 짝꿍 책을 동시에 출간했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와 경계성 성격 장애는 동전의 양면이라 생각한다. 훗날 경계성 성격 장애 책도 찾아보려 한다. 드러나는 양상은 대조적이지만, 중심은 같다. 자아가 건강하지 않고 안으로든 밖으로든 치우친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그 둘을 함께 연구하여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이 참 좋은 점 중 하나는 따뜻하다는 거다. 저자의 이름은 한 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분이면 좀 딱딱하지 않을까? 오~ 전혀 아니다. 정말 푸근하신 분이다. 글에서 온기가 느껴지기에 사람을 이해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었다.
나이가 참 많으신 듯 하다. 71년부터 정신분석 교육을 받으셨다고 하는데, 적게 잡아도 70세이고, 거의 80세 가까이 되셨을 거라 짐작한다. 07년 대학 은퇴하셨으니 책이 출간된 17년에는 만 75세, 오늘날엔 81세이실 수도 있다.
산전수전 다 겪으셔서 그런가? 사람에 대한 이해도 깊고, 포근하다. 이런 사람의 글은 계속 읽고만 싶어진다. 앞으로도 내공 담긴 책들을 더 출간해주시면 좋겠다. 이런 저자의 글을 번역하다니, 역시 '심심' 출판사다. 이 출판사는 믿고 보는 출판사다. (푸른숲의 심리학 전문 출판사인데 알차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때, 부정적인 부분보다 긍정적인 부분을 확인해보면 명확해진다. 어떠한 어려움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하며 잘 이겨내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자기애성 성격 장애다. 그런 이들이 어떤 정황에서는 장애가 되지만, 또 어떤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도 있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의 비율이 0.5~2.5%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보다 높지 않아도 괜찮다. 그 적은 인원들이 많은 어려움을 야기한다. 세상에 사람들이 다 문제가 있나? 아니다. 회사에서, 혹은 마을에서 2~3명만 미쳐있어도 나도 미치게 된다. 극소수라 해도 그 사람들 주변에서는 어려움이 끊이지 않고, 시간이 흐를 수록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자연에서 멀어지고, 인터넷과 영상 등의 사이버 세계로 빠져드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자기애성 성격 장애를 긍정적으로 전환시켜보자.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유용한 지도가 주어졌다. 불교에서도 자기로 꽉 채워져 있는 '만심'은 답을 얻기 어렵다고 하는데, 우리는 새로운 각도에서, 풍성한 이해를 통해 그 기적을 이룰 수 있다. 사랑에 근거한 이해, 자비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고, 이 책이 더할 나위 없을 만큼 친절하고 자상하게 잘 알려준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