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숨이 차오를 때까지 - 제3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입상 ㅣ 웅진 우리그림책 72
진보라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평점 :
오늘날처럼 동료들 간에 무한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순위와 승패가 중요하다. 1등이냐 2등이냐 몇 등이냐, 이겼냐 졌냐, 살아 남았느냐 죽었느냐. 동료애는 찾아보기 어렵고, 숨 막히는 압박감이 있다.
달릴 때도 숨 막히는, 숨이 차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럽기도 하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벅찬 현실은 똑같다. 다만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마음은 무척 다를 수 있다.
이 책은 전자와 비슷하게 출발하는 듯 하지만, 후자의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1200미터 달리기, 200미터를 6바퀴 돌아야 한다. 뒷 사람이 앞서가기도 하고, 나는 점점 더 힘들어져서 멈추고만 싶어진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달렸더니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해낸 거다. 각자의 속도로..
이 관점이 중요하다. 달리기 순위보다 달렸다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 이 그림책은 이러한 삶의 태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경쟁사회 생명들에게 위로를 준다. 마음 편해지고 훈훈해지는 그림책이다.
책에 나오는 그림은 잘 그린 그림이 아니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나도, 이 정도는 그릴 수 있겠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평범하다. 그래, 이런 메시지는 이런 그림으로 담겨야 한다. 너도 할 수 있고 나도 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다. 우리 각자 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