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독재자, 디지털 빅브라더가 온다 - 21세기 전체주의의 서막
한중섭 지음 / 웨일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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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쪽이 안 되는 얇고 작은 책이다. 그런데 내용은 어떤 책 못지 않게 묵직하다. 당장은 큰 문제 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바로 '감시'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진자 동선 파악이 중요해졌다. 이걸 어떻게 하나? 휴대폰 통신 내역이나 신용카드 거래 내역 등으로 파악한다. 그걸 정부가 파악할 때에, 우리의 동의를 얻었나? 언제? 국가와 시민의 안전이라는 대의 아래 우리의 정보는 누군가에게 다 파악되고 있다. 


 


저자가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은 작년 4~5월쯤 '이태원 확진자'가 많아졌을 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을까?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문제는 지금이 아니다. 이러한 정보를 국가 뿐 아니라 업체들이 갖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어쩌면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무료라서, 편리해서 우리의 정보를 쉽게 내어주는데, 그러다가 꼼짝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책에서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저자는 유튜브 활동도 한다. 검색해보면 그가 강연한 것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건 그가 금융 관련 일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금융 관련한 일과 이러한 문제제기가 상충되는 건 아니다. 내 편견일 수도 있는데, 그 편견(이미지)이 깨지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사회는 더욱 생체기능을 활용한 디지털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럴 수록 감시는 더 촘촘해질 것이다. 저자는 감시를 감시하는 방법을 말한다. 즉 우리가 깨어있지 않으면 속수무책 당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빅브라더의 낌새를 널리 알리는 책이다. 


 


내가 검색하고 구입한 것이 계속 따라다니는 게 신기하지 않은가? 그에 대한 놀라움과 우려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시라. 스마트폰, SNS를 즐겨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 한 번씩 보고,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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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 레이첼 이모와 함께한 밤 바닷가 산책길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0
데버러 와일즈 지음, 대니얼 미야레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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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접근 방식이 매우 창의적이고 효과적이다. 이러한 그림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그림책은 어른들보다도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책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잘 맞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즐겁게 읽었다. 아이 또한 매우 좋아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으로 매우 유명한 작가다. 그러나 그의 책을 직접 읽은 사람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사실 나도 그 책 안 봤다. 물론 그 책에서 DDT 살충제의 유독성을 널리 알린 건 익히 안다. 


그런 레이첼 카슨을 이 책에서는 '이모'로 상정한다. 와! 이게 진짜 좋은 접근이다. 조카 '로저'와 겪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아이들은 레이첼 카슨의 관점이 아니라 로저, 즉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관점으로 이 책을 따라가게 된다.


로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아이다. 뭐 그렇게 특별할 게 없다. 그러다보니 아이들도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한다. 좋아해서 자주 읽어달라고 하니, 아이들도 자연스레 레이첼 카슨에 대해 잘 알게 된다. 레이첼 이모~ 


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 나와 친분이 있으면 아무래도 그 사람을 응원하게 된다. 친분이 없어도 그럴 수 있다. 손흥민과 류현진에 친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연락할 길 없겠지만, 그럼에도 우린 열린 마음으로 응원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어떠한 유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책 읽다보면 자연스레 자연과 가까워진다. 논리와 설득을 넘어선 다른 영역으로 만나는 거다. 공감이랄까.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의 접근 방식에 대해 매우 칭찬하고 싶고, 앞으로 이러한 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이야기를 억지로 꾸며쓰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적절히 창작하는 건 가능하지 않겠나. 팩트와 픽션이 결합된 팩션처럼. 


위인이라 하면 너무 거창할 수도 있다. 우리가 알면 좋을 사람, 관계를 맺어주길 바라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이런 그림책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이 책은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으로 10번째 나온 책이다. 앞의 책들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시리즈가 궁금해지고, 이 작가의 책도 더 읽고 싶어진다. 알찬 책들이 꾸준하고 활발하게 출간되고 널리 읽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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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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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나는 혹시 기세춘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책을 보완하신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직접 출판사에 연락해보니, 일부 내용들이 수정되었지만 그건 편집부 차원에서 손을 조금 본 것일 뿐, 기세춘 선생님이 직접 내용을 다듬으신 건 아니다. 새로나온 이 개정판을 또 구입할까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굳이 또 사실 필요는 없다는 것. 기세춘 선생님이 수정하신 건 아니라는 점..

이 책은 묵자 사상을 집대성 해놓은 책이다. 뒷부분에는 묵자 원전 번역이 있고, 앞부분에는 묵자 사상을 기세춘 선생님께서 묵자 사상을 정리해놓으셨다. (묵자의 병법에 대해서는 번역하지 않으셨다. 그건 실용적이긴 하다. 병법을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건 김승국 선생님의 글을 침고하시라)

개인적으로는 기세춘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좀 있다. 오히려 뒷부분, 본문 원전을 직접 읽을 때 묵자 사상의 생동감이 더 전해지곤 했다.

다만 이러한 것은 오류라기보다는 충분한 논쟁거리이다. 시대에 맞게, 논점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이 활발히 활동하셨을 즈음엔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이해가 학생들에게 많이 영향을 주고 있을 때였다. 그러한 시대적 맥락이 느껴진다. (나는 좀 어색하게 받아들여졌지만)

21세기에, 참된 진보를 위해선 묵자 사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중립을 주장하다가, 곤란한 편에 가서 도움을 준다. 도와준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아도 그걸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자기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간다.

아마 이 묵자처럼 멋있게, 아름답게 실아간 사람들이 또 있을까? 글쎄. 천하무인, 겸애 등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뛰어난 통찰과 삶의 울림을 전해준다.

명분과 관념, 허레허식에만 머물지 않고 실용적이고 실천적이다. 이익을 나누는 것이 참된 방향이다. 진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묵자를 토대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더불어 잘 사는 삶, 그걸 어떻게 구체화하고, 어떤 가르침과 흔적을 남겼는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도가와 묵가의 상호 관계성 가운데, 우리의 사유틀을 노-묵 사상으로 재구성하는 게 어떨까. 물론 유가와 같은 이들에게 비난 받을 거고, 외롭게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참되게 살아간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따라 안생생 사회를 일구어 갈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오는 것이 진정 필요한 것처럼, 묵자 사상도 마찬가지다. 묵자가 널리 읽혀지길, 묵자의 후예들이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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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호랑이가 콩콩콩 모해그림책 13
방승희 지음 / 모해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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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좋아해서 자주 꺼내온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이가 좋아하기 때문에 책에 대한 평가는 후하게 줄 수 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아이가 좋아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될 수 있기에 더 꺼내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책의 그림이 마음에 든다. 편한 느낌이다. 약간 뿌연 듯 하기도 한데, 부드러운 느낌이다. 아내는 이 책 중에서 그림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한다. 표지에서는 그런 게 잘 느껴지지 않는데, 안에를 보면 매 장마다 편안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내용을 보면, 호랑이가 주인공이다. 해미가 마당가에서 콩콩콩 절구질을 한다. "내가 내가"하고 싶다고 호랑이가 말하면, 해미는 세수하고, 이 닦고, 손발 닦고 오라고 한다. 그런 다음 호랑이가 콩콩콩콩콩 두들기고, 주물주물 떡을 만든다. 그 후 호랑이가 해미를 태우고 동네를 돌아다닌다.

 

보통 호랑이는 무섭거나 잡아 먹는 역할 등 악역을 맡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이가 '호랑이는 나빠' 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일부러 호랑이를 다르게 표현한 책들을 찾는다. 이 책도 그러한 맥락인데, 위에서 말했듯 그림체도 마음에 들고 내용도 무난하다. 아이가 좋아하니 더할 나위 없다.

 

유아들에게 무난하게 읽힐 책이다. 이런 책들이 더 풍성하게 출간되면 좋겠다.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작가가 글과 그림을 다 그린 책이다. 이런 책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그런데 아무래도 글과 그림이 한 마음에서 나왔기에 더 잘 통하는 것 같다. 방승희 작가의 다른 책들도 살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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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 -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첫 성교육 그림책
노지마 나미 지음, 장은주 옮김 / 비에이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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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5살이다. 남자 아이들끼리 있을 땐 별 일 없었다. 또래 여자 아이와 놀 때 고추를 보여주는 행동을 했다. 와 갑자기 당황했다. 이를 어째야 하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난감했다.


이 때 중요한 건 역시 평정심이다. 지나치게 혼내거나 억압하는 건 좋을 수가 없다. 이 정도는 기본이고,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이들 성교육 관련한 책을 찾아보는데 마침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성교육 책은 보통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간혹 초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것들도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더 어린, 유아들이 보기에 좋고,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그림도 있고 글도 있기에 아이들이 보기 쉽다. 다만, 벗은 몸이 나오는데 이를 어떻게 대응할건지를 잘 준비해야 한다. 유아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예를 들어 생리나 몽정 같은) 내용들도 나오는데 이는 그냥 건너뛰면 된다. 나중에 읽을 때가 오면 그때 다시 봐도 되겠다.


성교육 관련한 중요한 원칙을 배울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고, 만지게 하지도 않는 소중한 곳이 있다는 것,

성에 관련한 질문을 하면 "좋은 질문이야!"하며 칭찬해주라는 것,

사춘기에 들어서기 전에 성교육을 하자는 것,

성에 대한 것을 부끄럽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밝게, 즐겁게, 바르게 알려주라는 것,


기본적으로 필요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 책 읽는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여전히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된다. 이는 사실 육아와 마찬가지다. 아이를 언제 혼내고, 언제 칭찬해야 하는가, 혹은 언제는 개입하고, 언제는 그냥 지나쳐야 하는가. 이를 분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아이를 존중하며, 사랑으로 대하는 것. 여기서도 그 핵심은 마찬가지다. 이 책이 있어 부담을 한결 덜었다. 쉽지 않지만 해보는 거다. 육아는 뭐 만만한가? 그러면서도 다 하고 있지 않나. 자녀 돌보는 이들이여, 이 책과 함께 성교육 시작하면 조금은 더 수월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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