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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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나는 혹시 기세춘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책을 보완하신 건가 싶었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직접 출판사에 연락해보니, 일부 내용들이 수정되었지만 그건 편집부 차원에서 손을 조금 본 것일 뿐, 기세춘 선생님이 직접 내용을 다듬으신 건 아니다. 새로나온 이 개정판을 또 구입할까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굳이 또 사실 필요는 없다는 것. 기세춘 선생님이 수정하신 건 아니라는 점..

이 책은 묵자 사상을 집대성 해놓은 책이다. 뒷부분에는 묵자 원전 번역이 있고, 앞부분에는 묵자 사상을 기세춘 선생님께서 묵자 사상을 정리해놓으셨다. (묵자의 병법에 대해서는 번역하지 않으셨다. 그건 실용적이긴 하다. 병법을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건 김승국 선생님의 글을 침고하시라)

개인적으로는 기세춘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동의하지 않는 부분들이 좀 있다. 오히려 뒷부분, 본문 원전을 직접 읽을 때 묵자 사상의 생동감이 더 전해지곤 했다.

다만 이러한 것은 오류라기보다는 충분한 논쟁거리이다. 시대에 맞게, 논점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선생님이 활발히 활동하셨을 즈음엔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이해가 학생들에게 많이 영향을 주고 있을 때였다. 그러한 시대적 맥락이 느껴진다. (나는 좀 어색하게 받아들여졌지만)

21세기에, 참된 진보를 위해선 묵자 사상이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전쟁을 반대하고, 중립을 주장하다가, 곤란한 편에 가서 도움을 준다. 도와준 사람들에게 무시를 받아도 그걸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자기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간다.

아마 이 묵자처럼 멋있게, 아름답게 실아간 사람들이 또 있을까? 글쎄. 천하무인, 겸애 등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해 뛰어난 통찰과 삶의 울림을 전해준다.

명분과 관념, 허레허식에만 머물지 않고 실용적이고 실천적이다. 이익을 나누는 것이 참된 방향이다. 진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묵자를 토대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더불어 잘 사는 삶, 그걸 어떻게 구체화하고, 어떤 가르침과 흔적을 남겼는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도가와 묵가의 상호 관계성 가운데, 우리의 사유틀을 노-묵 사상으로 재구성하는 게 어떨까. 물론 유가와 같은 이들에게 비난 받을 거고, 외롭게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참되게 살아간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바를 따라 안생생 사회를 일구어 갈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오는 것이 진정 필요한 것처럼, 묵자 사상도 마찬가지다. 묵자가 널리 읽혀지길, 묵자의 후예들이 많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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