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널 그리는 바다
야마다 아카네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은 외로울수록 더욱 다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 하지만, 오히려 그런 때일수록 자신의 상처와 아픔으로 인해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없게 되는 게 아닐까.
이 책에는 평범하지 않은 두 주인공이 있다. 어떠한 것에서도 결코 만족감을 느낄 수 없는 나쓰키, 가족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코지.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참 닮았다. 그 아픔의 쓰라림이 닮았고, 견뎌내려는 모습이 닮았으며,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만 그 누군가를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건 만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들은 늘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진다. 누군가를 만남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남으로 인해 인생이 새로워지기도 하고, 그 아픔과 슬픔의 무게가 가벼워지기도 한다. 그런 만남은 아마 인생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일 수도 있고, 때로는 우연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주인공인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다르지만 비슷한, 거울 같은 두 사람의 만남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책을 다 읽고나서, 조금은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지극히 평범하지만 한번도 나누어보지 못했던 서로의 평범한 일상들을 문자로 나누는 모습에서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둘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변해가고, 변해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이 이제야 제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처음으로 두 주인공들에게서 살아있음을 느꼈다.
인생은 참 신기한 것 같다. 힘들고, 두렵고, 답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었음에도, 단 한사람의 배려로 인해, 관심으로 인해 그러한 상황들이 달라져가는 것을 보면 역시 인생은 신기하다. 진정한 답은 자신 안에 있기도 하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아껴주는 그 누군가의 속에 있기도 한 것 같다. 역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