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세다 1.5평 청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이좋은사람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노노무라”라고 불리는 하숙집이 있다. 1.5평과 2평짜리 방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곳. 저렴한 월세로 가난한 사람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준 곳이었다. 그곳에 이미 머물고 있던 대학 후배가 빈방이 생겼으니 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들어오라는 말을 듣고 주인공은 그 집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저렴하지만 생각보다 깨끗하고, 조용한 환경과 목조로 지은 건물자체의 매력에 감탄해 그는 “노노무라”에 빠져들게 된다.
그곳에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터줏대감들이 있다. 늘 시계처럼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수전노, 수년째 사시 공부중인 욱하는 성격의 겐조, 그리고 늘 인자하시고 개성 만점의 성격의 소유자이신 주인아주머니가 하숙집을 빛내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 주인공의 방이 대학 탐험부 동아리의 아지트가 되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진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기인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느낌이 노노무라 하숙집에서는 강하게 느껴졌다. 모두 개성적이고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사건들은 너무 재미있다. 잊고 있었던 순간들을 소록소록 떠오르게 만드는 사건들이 많았다. 꿈 많았던 대학시절, 사회를 경험하기 전 가장 순수했던 시절들이 생각났다. 그렇게 독특한 친구들은 없었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모이기만 하면 그냥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이었다.
늘 일본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하숙집이나 기숙사 같은 곳에 함께 사는 모습이 정겹게 그려진다.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노래를 부르고, 대단하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 모습이 참 재미있게 보이고 따뜻해 보인다. 그런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그곳의, 그리고 그들의 일부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곳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그곳에 가면 영원히 피터팬으로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영원히 피터팬으로 살 수도, 꿈만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하고, 현실에 적응하면서 사회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잠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아쉬움도 남고, 후회도 남아있는 시절들이지만,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었던 시절들이었던 것 같다. 구체적인 사건들은 잘 떠오르지 않지만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와 지금의 내가 얼마의 간극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예전만큼 자주 웃지는 않는 것 같다. 그만큼 진지해지고 성숙해진 증거가 아닐까한다. 하지만 그냥 웃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이 지금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