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교수의 철학강의
쓰치야 겐지 지음, 김현영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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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얇은 책이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책을 만났다. 철학 서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혹은 표현이 쉽지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물론 철학이라는 것은 결코 쉬운 학문은 아니지만, 이 책은 한번쯤은 궁금해 했을 법한 질문들에 대해 결코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솔직히 철학서적을 읽다보면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책을 읽어도  같은 페이지를 맴도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고, 이해력의 한계를 느껴 책을 중도에 포기해본적도 몇 번은 있다. 그때마다 번역이 조금 어렵게 되어있어서 이해를 못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어여삐 여겼으나, 아무래도 철학의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철학개론서 및 철학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다양한 지식들을 위해 다방면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개론서들을 접하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늘 조금씩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었다. 다양한 독자를 상대로 하고 있기에 진지하게만 책을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핵심적인 부분들은 피한 채, 조금은 수박 겉핥기식의 구성들도 있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이번 책도 아쉬운 부분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훨씬 진지하게 철학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책을 끝내면서, 정말 아쉬웠던 점은, 강의가 계속되기를 그리고 한번쯤은 저자를 만난 그 분의 강의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실제 강의를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그리고 강의를 듣고 난 후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의문에 관해 질문해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일본어를 전혀 못하지만, 그래도 꿈은 자유로운 것이니까...)

솔직히 학교에서 철학수업을 들었을 때,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해서 학점은 잘 나왔지만, 그 시간들이 조금은 아깝게 느껴졌었다. 그렇게 철학과의 첫 만남이 만족스럽지 못해서 아무래도 철학관련 서적들을 기피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또 다른 좋은 만남으로 인해 좀 더 철학적인 사고를 하기위해 노력하게 되었으며, 한번쯤은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볼만한 문제들을 여러 가지 만났다. 물론, 어떤 책이든 100%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원하는 바가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으로 철학을 시작하게 된다면, 조금은 어려워보였던 철학이 좀 가깝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궁금하고, 알고 싶은 부분들이 늘어나 있을 것이며, 더 많은 철학 서적들을 만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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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울프
닐 게이먼.케이틀린 R. 키어넌 지음, 김양희 옮김 / 아고라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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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판타지라는, 그리고 신화를 바탕으로 한 고대 서사시라는 장르는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다. 글 속에 표현되어 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그래도 전달받을 수 없기에 책에 담겨있는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없어 아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역동적이고 흥미진진한 상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그 느낌들이 순간순간 와 닿지 않았다. 게다가 북유럽 문화는 익숙하지가 않아서 조금은 사용된 단어들이나 이름들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재미있었지만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 책을 덮을 때까지 남아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권의 책으로 새로운 문화환경을 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좋았던 것 같다. 역시 세계는 넓고 읽은 책은 많다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게 된다. 특히 유럽소설들을 읽을 때면, 가끔 드는 생각인데, 인문이나 철학, 혹은 신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이 있으면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러한 지식이 없다고 해서, 책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부분들을 미리 알고 있다면 책을 읽을 때 좀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반지의 제왕>의 모태가 되기도 한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반지의 제왕>을 다시 읽게 된다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게 될지 궁금해졌다.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그리고 예전에는 놓쳤던 많은 부분들을 <베오울프>로 인해 다시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기대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의 상상력에 놀라게 된다. 물론 문화가 다르기에 상상하는 모든 상황들과 인물들이 독특하고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겠지만, 상황이나 인물을 묘사하는 부분들에 사용된 표현들이 적절해서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베오울프>를 읽으면서 한권의 책으로 다른 문화의 일면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책읽기의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상상력이 풍부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었을 텐데, 지나치게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어서 그 감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 같아 좀 아쉽다. 지금은 이렇게 책을 덮고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흘러 여유가 생기면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솔직히 이 책은 북유럽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에서, 혹은 북유럽의 어떤 국가의 카페에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북유럽에 녹아들다 보면, 이 책이 조금은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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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갱 : 원시를 갈망한 파리의 부르주아 위대한 예술가의 생애 9
피오렐라 니코시아 지음, 유치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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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담긴 고갱의 그림들을 한동안 가만히 바라보았다. 한권의 책으로 한사람의 화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이 책에서는 고갱의 다양한 그림들과 함께 그의 인생을 살펴볼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어렸을 적에 우연히 <달과 6펜스>라는 책에서 만난 화가가 고갱이었다. 그의 그림보다는 그의 관한 이야기를 먼저 접했다고 할 수 있다. <달과 6펜스>는 어렸을 적에 가장 좋아했었던 책이었기에 자연히 고갱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그림을 하나씩 찾아서 보면서, 그의 그림에 반하게 되었고, 고갱이라는 화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다.

이 책은 고갱의 초기시절 작품부터, 타히티에서 생활하면서 그린 작품들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담고 있다. 이렇게 많은 고갱의 그림을 본 적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찾아 본 책들에서는 주로 타히티에서 생활하던 무렵 그림들 위주로 설명하고 있어서, 그의 초기작품들은 거의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았다.
초기작들은 좀 더 서정적이고, 조금은 어둡기도 하고, 풍경위주의 그림들이 많았다. 물론 그의 초기작들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한 화가의 다양한 색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수많은 그림들.
그의 그림들은 아름답다는 말보다는 인상적이다 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림 앞에 서면 발걸음이 움직이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의 그림들에서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살아있음을 저절로 느낄 수 있게 된다. 강렬한 색들과 생동감 있는 인물들, 하지만 결코 지나치지 않게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절로 그림에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그의 수많은 그림들을 바라보면서 참 만족스러운 시간들을 보낸 것 같다.

한권의 책으로 고갱의 모든 것들을 다 표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그의 그림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고갱의 모습을 조금은 살펴볼 수 있었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때가 많기에 그렇게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좀 더 화가에 그리고 그가 남긴 작품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좀 더 귀기우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 속삭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그렇게 된다면 그림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더 즐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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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조상을 찾아서 - 제노그래픽 프로젝트
스펜서 웰스 지음, 채은진 옮김 / 말글빛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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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었다. 물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좀 어렵기도 했다. 전문적인 부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용어들도 익숙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서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고고학이나 인류의 기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재미있게 읽은 부분들도 없지 않았다. 게다가 한권의 책 안에 프로젝트의 과정이 전체적으로 잘 정리되어 담겨있어서 글의 전체적인 흐름도 매끄러워 이런 부분들은 읽기 편했던 것 같다.

인류의 기원, 이제는 기술이 진보하여 많은 부분들을 밝혀낼 수 있게 되었고, 아직도 여러 부분에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솔직히 그러한 부분들에 관심이 있었기에 그래도 어느 정도는 그 분야에 관해서는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류의 조상을 찾아서>를 읽으면서 정말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이 미세하며, 알아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고 읽어야 할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물론 이 분야를 전공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인간이기에 이와 관련된 호기심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이러한 연구들이 솔직히 무의미해 보였다. 그러한 사실들을 밝혀낸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나아지는 것도, 우리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수많은 시간과 돈과 기술을 들여가며 그러한 연구들을 진행하는 것이 때로는 시간과 돈과 기술들을 단지 소모하고 있을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정확하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으나, 조금씩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과 관심이 커져만 갔다.

이 책은 한번만 읽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번에 또 읽게 된다면 처음 읽었을 때 발견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더 관심을 갖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시간이 좀 흘렀을 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지금은 대략적으로 책을 파악하기 위해 읽었다면, 다음번에는 좀 더 꼼꼼하게 읽어야겠다. 지금은 놓쳤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지식들을 담아가기 위해, 좀 더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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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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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명랑한 갱이다. 글을 읽으면서 이런 사람들이 정말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불법적인 행동을 하기는 하지만, 그런 그들이 나쁜 사람으로 보인다거나, 무서워 보이지는 않는다. 조금은 우스워 보이고, 때때로는 정의(?)로워 보이는 그들... 어찌된 일일까? 그들의 조금은 특별한(?) 직업이 재미있어 보이기까지 하다니, 단조로운 일상의 특별한 이벤트처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 책의 전편인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는 읽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 책을 먼저 읽는다고 해서 아쉬운 점은 없었다. 물론 <명랑한 갱의 일상과 습격>을 읽으면서, 전편도 읽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다.
이 책의 저자인 “이사카 고타로”, 그의 책은 처음 접해본다. 물론 이름은 종종 들어보았지만, 책을 읽어 본적은 없었다. 이 책을 만남으로 인해 좋은 일본작가를 또 한명 발견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그리고 그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대략의 책 소개를 살펴보았는데, 명랑한 갱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책들인 것 같아서 더 관심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솔직히 모든 작가에게는 작가만의 독특한 색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같은 작가의 책들을 여러 권 읽으면 너무 비슷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물론 그것 또한 그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조금은 다양한 느낌의 글을 쓰는 작가에게 관심이 더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책 띠지 뒤편에 이런 독자서평이 있었다.
“갱단이라기보다 개그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강도라면 한번 만나보고 싶다.”
이상하게도 이 독자서평들이 공감이 간다. 물론 실제로 강도들을 만난다면 무섭겠지만, 이들을 만난다면 좀 특별한 이벤트에 참여한 기분이 들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들은 악당이다. 명랑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들의 모습을 읽고 있으면 용서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어쩌면 재미있는 하루를 선사해준 그들에게 마음이 약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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