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당신을 사랑해서 미안해요
사랑한다는 것이,
미안해야 한다는 것
처음 알았어요

당신을
힘들게 해서 미안해요
사랑하면
행복할 줄만 알았죠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 하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해서
행복했으면 되는거죠
아프지만, 힘이들지만
곧 익숙해 지겠죠

당신 만나기 전처럼
혼자서 밥먹고,
혼자서 영화보고
혼자 노는 것에
다시 익숙해 지겠죠

사랑은 아프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라잖아요
미안해 하지 말아요

지금의 아픔을,
지금의 고통을 잘 견디면
새로운 기쁨이 찾아 올거에요

시린 겨울을 견디면
따뜻한 봄이 오잖아요
기다릴거에요
나에게 봄이 올 때 까지요

사랑하는 당신,
아프게 해서 미안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ta4 2022-05-2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다림..진중한..

Meta4 2022-05-22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Meta4 2022-05-22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시든지..
 


미아삼거리에서 소나기를 만났다

어디서 비를 피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다

쉘부르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차창 너무 주유소 앞 우산 하나가 몸을 웅크린 채 비를 맞고 있다

한쪽 다리를 저는 청년이 다가가 우산이 되어준다

강물같이 흐르는 시간의 버스를 타고

기억 너머 흑백의 시간으로 거슬러 흐르다 보면

쉘부르는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서 있고

젖은 내 어깨를 감싸며

우산을 받쳐주던,

사랑을 노래하던 쉘부르의 우산은

언제부턴가 슬픈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쉘부르의 우산은

비를 맞으며

어둡고 차가운 시간 속으로 멀어져간다

버스는 정체되어 교차로에 멈춰서고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 한 켠 젖은 추억의 영상을 떠올리듯

차창 밖 내리는 비의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

신호등이 바뀌면서 차는 다시 속력을 내고

빗길을 달려간다

비 내리는 쉘부르의 통기타 가수는

목소리를 잃은 지 이미 오래이고

늙은 디제이도 세상을 떠나버렸다

팔아야 할 추억의 한 페이지조차 남아 있지 않은

우산장수 마저 골목에서 사라져버린

쉘부르엔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는다

잃어버린 우산을 어디에서도 찾을 길 없다

내리는 비를 향해 버스가 달리면 달릴수록

쉘부르는 점점 멀어져 가고

한 여자가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홀로 걸어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너의 생애가 나의 몽상이라면

나는 너에게로 가는 바람이었다


너의 꿈이 가슴 설레는 내가 머무는 집이라면

나는 네에게로 가는 아득한 그리움이었다


나의 정원이 너의 꿈이 될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언제나 내 곁의 처소로 머무는 다정한 밀어였다




꿈과 잡담 ---> https://frycar01.postype.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표지 글>


시와 철학, 꿈과 잡담이 몽상의 시학처럼 펼쳐지는 이 책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한 편의 음악을 듣는 느낌으로 한 페이지씩 읽어 나간다면 저녁 만찬에 등장하는 불멸의 여신, 프시케의 치명적인 유혹을 받을지도 모른다.

일상의 저널리즘을 환상적인 문학으로 꿈꾸게 만드는.. 저녁 만찬이 있는 몽상의 시학속에 등장하는 시적 아니마인 여성성은 치명적이고 매혹적이다. 만약에 큐피터의 꿈과 사랑의 언약이 없었다면, 무의식의 심혼속에 존재하는 꿈과 신화적 상상력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언약은 아무리 내려도 쌓이지 않는 눈발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넌

너무 예뻤다

분명,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반하겠지~



빗방울 시인의 시집, <꿈과 잡담>이 출간되었습니다.

<시집> ---> http://s.godo.kr/12gf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