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글>


시와 철학, 꿈과 잡담이 몽상의 시학처럼 펼쳐지는 이 책은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지고 한 편의 음악을 듣는 느낌으로 한 페이지씩 읽어 나간다면 저녁 만찬에 등장하는 불멸의 여신, 프시케의 치명적인 유혹을 받을지도 모른다.

일상의 저널리즘을 환상적인 문학으로 꿈꾸게 만드는.. 저녁 만찬이 있는 몽상의 시학속에 등장하는 시적 아니마인 여성성은 치명적이고 매혹적이다. 만약에 큐피터의 꿈과 사랑의 언약이 없었다면, 무의식의 심혼속에 존재하는 꿈과 신화적 상상력이 없었다면, 우리들의 언약은 아무리 내려도 쌓이지 않는 눈발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넌

너무 예뻤다

분명,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반하겠지~



빗방울 시인의 시집, <꿈과 잡담>이 출간되었습니다.

<시집> ---> http://s.godo.kr/12g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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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는 천국의 잔으로 그대에게 갈 것이요


그대가 나를 떠나간다면

나는 슬픔의 눈물, 이별의 강이 되어 그대에게 갈 것이요


그대가 나를 사무치도록 그리워한다면

나는 지상의 모든 일을 뒤로 하고 그대에게 갈 것이요


그대가 나를 위해 노래를 한다면

나는 그대를 추종하는 한마리 새로 그대에게 갈 것이요 


비밀의 처소로 그대가 나를 몰래 부른다면

나는 성좌를 맞이하는 오월의 신부로 그대에게 갈 것이요




 꿈과 잡담 ---> https://frycar01.posty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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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동현은 함께 일하는 방송작가 은희의 관심과 애정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폐쇄적 삶을 열어주지 않는다. 어느날 동현에게 잊지못하는 옛사랑 영혜로부터 음반이 전달되면서 자신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친구 애인을 짝사랑하는 CATV 홈쇼핑가이드인 수현은 짝사랑의 외로움이 깊어지면 심야 드라이버를 한다. 드라이버를 하다가 우연히 영혜의 음반을 듣고 음악을 신청한다. 동현은 혹시 영혜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PC 통신으로 접속을 시도해 보았으나 다른 사람임을 알고 실망을 한다. 수현은 동현이 자기처럼 외로운 사람인줄 알고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동현과 PC통신으로 빈번하게 접속을 하면서 서로의 아픔을 달래면서 두 사람은 익명의 사이버 공간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영화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접속으로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현대인들의 접속문화와 사랑과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인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를 원한다. 접속은 바로 이같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현도 친구의 애인을 짝사랑하면서 외로움이 깊어지면 심야 드라이버를 하는 수현도 현대사회의 고독한 군중이다. 하여 혼자 있음의 고립감을 피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익명의 사이버 통신에 접속한다. 접속은 소외되고 싶지 않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이버 공간에서의 접속으로 서로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달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통신속 만남이 빈번해지면서 동현과 수현은 어느덧 서로에게 빠져든다. 수현은 짝사랑을 정리하고 동현도 직장 선배와 방송작가인 은희와의 원치 않는 삼각관계를 이유로 방송국을 그만둔다. 마침내 동현과 수현은 사이버 공간의 만남을 벗어나 직접 만나게 되고 둘의 관계를 발전시킨다.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가 생산한 고독한 군중이 된 현대인들은 다양한 관계속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려는 인간의 존재양식과 멀어져 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고독하고 외롭다. 혼자 있음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벗어나기 위해 사이버 공간에 접속한다. 현대인들은 익명의 사이버 공간에서 수없이 접속하고 차단하면서 고독한 군중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두 남녀의 삶을 통해 현대인들의 고독과 외로움을 두 남녀의 상징적인 접속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 이제 접속은 현대인들의 고유한 문화이자 삶의 방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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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5-1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 시사회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모두의 스폿라이트가 주연
배우 둘에게만 가서 추상미
배우가 쓸쓸하게 시사회장
을 나가던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frycar02 2022-05-16 13:36   좋아요 1 | URL
사사회에 다녀오셨군요.
암튼 영화 접속은 거의
예술영화 같아서 여운이
많이 남더라구요.
 

작은 마을에 뜬구름이 나타나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깊은 산속의 노승이 도술을 부리는 구름이라는 말도 있고 미국에서 

보낸 위성 구름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어느 유명한 족집게 무당

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뭉게구름의 원혼이 구천을 떠도는 것

이라고 하였습니다. 급기야 뜬구름은 뉴스특보에 나오기 시작했고 

먹구름으로 변해 천둥 번개를 동반한 사나운 폭우로 변할 수도 있으

니 외출할 때는 단단히 준비하고 주의를 할 것을 국민에게 알렸습니

다.


뜬구름을 배경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텔레비전에서는 드라마가 제

작되었습니다. 가수들은 뜬구름을 노래하고 기자들은 뜬구름의 일

거수일투족을 취재하였습니다. 뜬구름이 나타나면 나타났다고 야단

법석이고 뜬구름이 사라지면 사라졌다고 야단법석이었습니다. 촛불

시위가 일어난 것도 노동자가 파업을 하는 것도 뜬구름 때문일 것이

라는 추측도 나돌았습니다. 그때마다 주가는 폭락하였고 주식시장

에는 뜬구름 장세가 형성되었습니다.


경제가 불안해지자 뜬구름을 잡기 위해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하였습니다. 작은 마을에 경찰을 주둔시켰고 군부대에서는 헬기를 동

원하였습니다. CNN 뉴스에서는 요코스카항에 정박하고 있는 미 7함

대가 뜬구름 쪽으로 항로를 변경하였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래도 

뜬구름이 잡히지 않자 미모의 여배우를 동원하여 미인계를 써보자는 

작전도 나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뜬구름이 전 국민이 보고 있는 뉴

스에서 나지막하게 말했습니다.

 

 

"뜬구름은 뜬구름일 뿐입니다."





<몽상의 시학>


화자는 뜬구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뜬구름때문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하고 기이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한다. 마침내 세상의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뜬구름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한다. 촛불 시위가 일어난 것도 노동자가 파업을 하는 것도 뜬구름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 경제가 불안해지자 뜬구름을 잡기 위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경찰이 주둔되고 군부대가 헬기를 동원하기도 한다. 요코스카 항에 있는 미 7함대가 뜬구름쪽으로 항로를 변경하였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도 뜬구름이 잡히지 않자 미모의 여배우를 동원하는 미인계도 써본다.


이 시는 뜬구름이라는 정체불명의 사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과정을 마치 나비효과처럼 처음에는 작은마을에서의 족집게 무당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우연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건이 증폭되고,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뜬구름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뜬구름을 잡기 위해 국가가 움직이고 국제사회까지 움직이는 상상계적 사건의 묘사가 압권이다. 화자는 전 국민이 보고 있는 뉴스에서 


"뜬구름은 뜬구름일뿐이다."


라고 사건의 의미를 짚어보고 끝을 맺는다. 


그러나 나비 효과처럼 사건에 사건이 꼬리를 물고  국가가 움직이고 국제사회까지 움직이는 이해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을 시적자아로서의 뜬구름은 뜬구름일뿐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이러한 이해 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말이 있다. 우연한 하나의 사건이 수많은 욕망이 결합하고 연쇄작용을 하면 하나의 사건에 수많은 사건이 결합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작은 마을의 족집게 무당의 관심사에 지나지 않는 사건이 국가적 사건이 되고 국제사회까지 주목하는 사건으로 확대되는 일이 벌어질 수 도 있다. 사건이 사건을 부르고 욕망이 욕망을 부르는 사건이 되어 국가적 사건이나 국제적 사건으로까지 사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뜬구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기상천외의 사건들이 시적 상상력과 만나서 한편의 풍자와 해학으로 사건 중심의 재미있는 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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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을 오르면서 나는 본다.

가장 높은 것들은 추운 곳에서
얼음처럼 빛나고,
얼어붙은 폭포의 단호한 침묵.
가장 높은 정신은
추운 곳에서 살아 움직이며
허옇게 얼어터진 계곡과 계곡 사이
바위와 바위의 결빙을 노래한다.
간밤의 눈이 다 녹아버린 이른 아침,
산정(山頂)은
얼음을 그대로 뒤집어 쓴 채
빛을 받들고 있다.
만일 내 영혼이 천상(天上)의 누각을 꿈꾸어 왔다면
나는 신이 거주하는 저 천상(天上)의 일각(一角)을 그리워하리.
가장 높은 정신은 가장 추운 곳을 향하는 법
저 아래 흐르는 것은 이제부터 결빙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침묵하는 것.
움직이는 것들도 이제부터는 멈추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노래가 되어 침묵의 동렬(同列)에 서는 것.
그러나 한 번 잠든 정신은
깊은 휴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리.
하나의 형상 역시
다른 형상을 취하지 못하리.
육신이란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 것.
헛된 휴식과 잠 속에서의 방황의 나날들.
나의 영혼이
이 침묵 속에서
손뼉 소리를 크게 내지 못한다면
어느 형상도 다시 꿈꾸지 않으리.
지금은 결빙하는 계절, 밤이 되면
물과 물이 서로 끌어당기며
결빙의 노래를 내 발밑에서 들려 주리.

여름 내내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하여
계곡을 울리며 폭포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들은 얼어붙어 있다.
계곡과 계곡 사이 잔뜩 엎드려 있는
얼음 덩어리들은
제 스스로의 힘에 도취해 있다.
결빙의 바람이여,
내 핏줄 속으로
회오리 치라.
나의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나의 전신을
관통하라.
점령하라.
도취하게 하라.
산정의 새들은
마른 나무 꼭대기 위에서
날개를 접은 채 도취의 시간을 꿈꾸고
열매들은 마른 씨앗 몇 개로 남아
껍데기 속에서 도취하고 있다.
여름 내내 빗방울과 입맞추던
뿌리는 얼어붙은 바위 옆에서
흙을 물어뜯으며 제 이빨에 도취하고
바위는 우둔스런 제 무게에 도취하여
스스로 기쁨에 떨고 있다.

보라, 바위는 스스로의 무거운 등짐에
스스로 도취하고 있다.
허나 하늘은 허공에 바쳐진 무수한 가슴.
무수한 가슴들이 소거(消去)된 허공으로,
무수한 손목들이 촛불을 받치면서
빛의 축복이 쌓인 나목(裸木)의 계단을 오르지 않았는가.
정결한 씨앗을 품은 불꽃을
천상의 계단마다 하나씩 바치며
나의 눈은 도취의 시간을 꿈꾸지 않았는가.
나의 시간은 오히려 눈부신 성숙의 무게로 인해
침잠하며 하강하지 않았는가.
밤이여 이제 출동 명령을 내리라.
좀더 가까이 좀더 가까이
나의 핏줄을 나의 뼈를
점령하라, 압도하라,
관통하라.

한때는 눈비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한때는 바람의 형상으로 내게 오던 나날의 어둠.
그리고 다시 한때는 물과 불의 형상으로 오던 나날의 어둠.
그 어둠 속에서 헛된 휴식과 오랜 기다림
지치고 지친 자의 불면의 밤을
내 나날의 인력으로 맞이하지 않았던가.
어둠은 존재의 처소(處所)에 뿌려진 생목(生木)의 향기
나의 영혼은 그 향기 속에 얼마나 적셔두길 갈망해 왔던가.
내 영혼이 내 자신의 축복을 주는 휘황한 백야(白夜)를
내 얼마나 꿈꾸어 왔는가.
육신이란 바람에 굴러가는 헌 누더기에 지나지 않는다.
영혼이 그 위를 지그시 내려누르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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