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2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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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추천했다기에 별 생각없이 구매목록에 넣었던 책... 그의 지명도가 이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댓가와 함께 간단한 추천사 정도 요청한게 전부였겠지만, 광고효과로는 상당히 영리하고 괜찮은 전략을 쓴 것 같다.

 

그런데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당혹감이 밀려왔다. 문고본 판형은 차치하더라도 큼직한 활자와 광활한 여백은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중간중간 그림까지... 만약 서점에서 잠깐 펼쳐볼 수 있는 기회만 있었더라면 절대로 구매하지 않았을, 내가 가장 기피하는 형태의 책을 선택한 셈이 되어버렸다. 일반적인 제본이라면 백페이지도 채우지 못할 단편소설을 이런 식의 페이지 늘리기신공으로 장편소설처럼 둔갑시키는 출판사의 상술에는 정말 화가 난다.

 

내용은 나쁘지않다. 작가의 내공이 결코 범상한 수준이 아니므로, 색다른 글읽기의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자신이 화자와 같은 사이코패스로 빙의가 된 느낌...

 

하지만 두어시간이면 충분히 다 읽고도 남을 이 책은 분명 단편소설이며, 작가의 실험적 소품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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