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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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우아한 제국'에 이어 두번째로 접하는 북유럽 스릴러... 노르웨이 작가... 요 네스뵈...

나는 리뷰를 쓰고서 마지막 별점을 줄 때 상당히 고심을 하는 편이다. 책의 구매가치를 살펴보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눈에 띄는 지표가 되는지라, 객관성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하려고 노력한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만하다거나 괜찮다 정도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경우는 여지없이 별 3개다. 별 1개부터 5개까지 나만의 엄격한 기준을 두었고, 대충 아무렇게나 적당히 마구잡이로 주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내게 별 5개를 받는 작품은 나름의 의미가 있으며, 당연하게도 그 수가 많지 않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영화매니아라면 초반 5분 정도만 봐도 감독의 역량이나 연출수준을 가늠한다. 소설 역시 처음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작가의 필력과 스타일이 대번에 측정되는 법이다. 바둑의 포석 단계에서 정석을 제대로 아는 진짜 고수를 상대하게 되었다는 자각을 하는 순간, 자연스레 자세를 바로잡음과 동시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긴장감을 맛보게 되는... 요 네스뵈와의 첫만남은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시나 반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설마 이 사람이 범인은 아니겠지 하는 영악한 독자들의 반응을 미리 예측한 두세번에 걸친 반전의 물량공세는 스토리를 괜시리 복잡스럽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다. 그러다보니 범인의 범행방법 또한 그 동기에 비해 지나치게 복잡스러워 지는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덮고도 남을 만큼, 이 작가는 무서울 정도의 집요함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장면, 모든 상황, 모든 대사들이 철저하고 치밀한 계산아래 쓰여졌다. 별 의미없는 행동이라 무심코 흘렸던 주인공 해리 홀레의 수갑채우기 연습이 마지막 장면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본 순간, 난 이 네스뵈라는 작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모처럼 폭발하는 아드레날린의 즐거움... 아마도 앞으로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와 함께 내가 가장 아끼는 작가가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사족>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이후 또한번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 조합으로 이 작품을 영화화하는 모양인데, IMDb 검색결과로는 아직 예정에 없는 듯하다. 190이 넘는 거구의 대머리 형사를 디카프리오가 맡는다니 과연 어떤 모습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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