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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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르소설계의 트렌드라면 단연코 북유럽 스릴러일 것이다. 물론 이 소설은 독일작가가 쓴 작품이므로 엄밀히 말해 북유럽권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언어권이란 점에서는 같은 범주에 넣어도 큰 무리는 없을 듯 하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철지난 그래픽노블까지 닥치는대로 영화화할 정도로 소재고갈에 헤매는 헐리우드가 북유럽쪽으로 시선을 돌린 것과 맞물려 이제는 거의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이런 흐름을 놓치지않는 우리나라 출판계의 발빠른 대응은 독자로서 어쨌거나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작가나 작품들이 모두 낯설다보니 옥석을 가리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영화화의 여부나 출판사의 소개란과 광고문구에 의지해 구매여부를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작품은 이렇다할 별다른 이슈를 등에 업지 않았음에도 정말 오랜기간 꾸준하게 베스트셀러 수위에 올라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독일의 한 작은 마을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소설은 마치 패스트푸드 시대에 한적한 곳에서 슬로우푸드를 먹는 느낌을 준다. 이웃의 밥숫가락 갯수까지 알 정도로 작고 폐쇄적인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마을사람들의 의문스런 담합... 어디서 많이 보아왔던 설정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고전들, 혹은 '데이빗 린치'의 '트윈 픽스'가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작가의 필력은 예상외로 뛰어나다. 안정감과 노련함을 두루 갖추고있어 몰입감이 나쁘지않다. 그런데...  그다지 임팩트있는 사건이나 상황도 없고, 기발한 반전도 없다. 책을 덮고나서도 난 이 작품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설마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제목과 예쁜 표지디자인 때문에? 이 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는 일은 힘들겠지만, 출판사나 작가 입장에서는 분명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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