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워크 - 원죄의 심장,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3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늦게나마 출간되어 많은 호평을 받고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읽기를 망설였던 작품이다. 오래전에 영화를 먼저 접해버려서, 내용을 훤히 알고있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개봉을 하지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담이지만 개인적인 관심으로 인터넷에서 영화를 입수하고서 자막을 직접 만들어가며 감상했던 추억이 있다. 혹시나해서 검색해보니 아직까지도 내가 만든 자막이 돌아다니고 있는것 같다. 물론 자랑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족히 수십번은 보았을성 싶다. 적확한 해석을 위해 같은 장면을 수없이 되돌려보면서 만들었으니 말이다. 당시에 내가 재미삼아 만든 자막이 서너 편 되는데, 하필이면 이 영화가 그 중의 하나다.

영화를 먼저보고 원작을 읽을 경우, 언제나 그렇듯 쉴새없이 오버랩되는 배우들의 얼굴과 영화장면들 때문에 초반부에는 몰입이 쉽지않았다. 하지만 마이클 코넬리만의 치밀하고 감성적인 글솜씨는 곧 소설만이 가지고있는 풍부한 매력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흡입력이 좋아서 책장이 정말 빨리 넘어간다.

후반부에 깜짝 놀란 것은 이 책의 결말이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범인까지 달랐다. 내내 영화와 비교하다 마지막에 뒷통수를 제대로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보통 사람이 아니구나... 책을 읽는 사람들의 재미를 빼앗지않기 위한 그만의 작은 배려일까... 물론 책의 결말 쪽이 훨씬 설득력있고 자연스러워 마음에 들긴 하지만, 영화에서 선택한 결말도 '시인'이나 '실종'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작가의 스타일(의외의 범인에 집착하는)에 오히려 더 가까운 느낌이라 약간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책의 마지막장에 있는 작가후기에 보면 'Thanks to'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이름도 있다. 아마도 그는 이 작품의 집필단계에서부터 관여를 해왔던 것 같다. 역시 거장은 하루아침에 그저 이루어진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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